데상트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신발 R&D센터 ‘디스크(DISC)’를 세웠다.
포틀랜드에 있는 유명 브랜드의 스포츠 연구소, 울창한 숲을 배경 삼아 잘 정비된 러닝 트랙을 달리는 것. 모든 러너의 로망이 아닐까? 부산에서 그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데상트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신발 R&D센터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디스크(DISC)’. 디스크는 풀어 말하면 ‘Descente Innovation Studio Complex’이다. 거대한 우주선처럼 생긴 이 센터에서 데상트는 소비자 분석부터 새로운 신발 샘플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한 큐에 해결할 예정이다. 소비자 연구실, 인체역학 연구실, 소재 테스트실, 제품 개발실, 샘플실 등 중요한 모든 시설을 이곳에 모았고, 3차원 족형 스캐너, 3D 모션 분석 시스템, 포스 플랫폼(운동할 때 지면의 반력 데이터를 모으는 장비) 등 전문적인 최신 장비까지 들여놨다. 400미터의 실외 트랙은 건물을 감싸 옥상까지 연결된다. 당장이라도 뛰어 올라가고 싶을 만큼 멋지다. 한국어보단 영어가 더 많이 들리는 센터의 카페테리아 분위기 역시 심상치 않다. 세계 곳곳에서 연구진을 영입하고, 나이키 스포츠 연구소에서 14년 동안 일한 마리오 라포춘 박사를 센터장으로 임명한 것. 혁신적인 러닝화를 출시하겠다는 데상트의 다짐이 출발부터 힘차다.
디스크의 센터장 마리오 라포춘은 전에 없는 스니커즈를 만들고 싶다.
센터의 위치가 부산이다. 부산은 신발 산업에 특화된 도시다. 협력 업체도 대부분 부산에 있고. 근처엔 외국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R&D 지구가 구축되어 있다. 연구소의 규모, 트랙 시설 등을 고려했을 때 넓은 부지가 필요했던 것도 큰 이유다.
러닝화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더 뛰고 싶게 만드는 신발 아닐까? 결국 착화감과 쿠셔닝 기술.
데상트 신발의 가장 큰 특징은 뭔가? 기존의 신발에 대해 말하는 건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한국인의 발, 한국 소비자를 주도면밀히 연구해 제품을 개발할 것이다. 큰 브랜드에서 한국 시장만을 타깃으로 신발을 출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데상트 슈즈의 특징은 그것이 될 것이다.
연구 센터를 갖춘 스포츠 브랜드는 많다. 그중에서도 데상트의 디스크가 특별한 이유는? 이 정도 규모의 소비자 연구 시설을 갖춘 센터는 드물다. 게다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신발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며 샘플까지 한 곳에서 만들 수 있다. 모든 과정을 한 공간에 마련한 연구소는 아직 못 봤다.
나이키에서 오래 일했다. 이후 한국 기업을 선택한 것이 의외다. 참신한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디스크의 미션은 ‘개인에게 최적화한 혁신’이다. 모든 과정에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점이 나의 비전과 맞았다.
디스크엔 다양한 공간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모든 시설이 한 지붕 아래 갖추어진 구조 자체가 가장 마음에 든다. 건물의 가운데를 비워 중정으로 꾸민 것도. 창밖을 바라보면 흐뭇하다.
2019년의 계획은? 세상에 없던 데상트만의 아웃솔을 만드는 것.
- 에디터
- 안주현
- 사진
- Courtesy of Descen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