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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펼쳐진 티파니의 오랜 여정 ‘티파니 원더’

2024.05.14김지현

187년이라는 역사를 지닌 티파니의 경이로운 세계로.

“경이롭다.” 주얼리 하우스 티파니의 본질을 이보다 뚜렷이 정의하는 단어가 있을까. 187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티파니가 도쿄에서 특별한 전시를 개최한다. 브랜드의 본질을 담은 전시명 <티파니 원더 TIFFANY WONDER>가 그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백여 점에 달하는 하우스의 마스터피스부터 티파니 다이아몬드까지, 전통과 현재를 아우르는 티파니의 역사를 뚜렷하게 살펴볼 수 있다. 티파니 뉴욕과 도쿄의 연결성도 눈여겨볼 점이다. 전시가 진행되는 토라노몬 힐스 스테이션 타워에 위치한 도쿄 노드 Tokyo NODE 갤러리는 티파니를 대표하는 장소이자 뉴욕 5번가의 상징인 랜드마크 플래그십 스토어의 리뉴얼을 담당한 건축회사 OMA가 설계했다. OMA는 <티파니 원더>의 큐레이션까지 맡아 브랜드 티파니와의 인연을 다시 한번 굳건히 했다. 각기 다른 10가지 테마로 티파니의 역사를 집약한 <티파니 원더>의 면면을 소개한다.

‘티파니의 역사(WONDER OF ORIGIN)’를 만날 수 있는 두 번째 전시 공간. 티파니의 선구적인 시작부터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현재까지 고유한 여정을 한곳에 모았다. ‘다이아몬드 왕’으로 칭송받는 찰스 루이스 티파니 Charles Lewis Tiffany 와 보석학자 조지 프레드릭 쿤츠 George Frederick Kunz 박사가 공개한 젬스톤의 역사, 티파니 최초의 블루 북과 블루 박스, 아이코닉한 티파니® 세팅 같은 다채로운 유산이 장식됐으며, 벽면에는 티파니의 역사를 그린 그림들이 채워져 있다. 1837년부터 2024년에 이르기까지, 187년이라는 시간 속의 작품과 그림이 형형하다. 뉴욕 5번가의 상징인 티파니 랜드마크 미니어처가 전시장 중앙에 자리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한 번 더 상기시킨다. 쉽게 접할 수 없는 ‘트렐리스 앤 리프 네크리스 Trellis And Leaves Necklace’, ‘버드 온 어 락 브로치 Bird On a Rock Brooch’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티파니가 장인정신과 혁신을 통해 주얼리의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지 실감하게 된다.

티파니 ‘디자인의 경이로움(WONDER OF DESIGN)’을 느낄 수 있는 전시 공간이다. 디자이너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 Louis Comfort Tiffany부터 에드워드 C. 무어 Edward C. Moore, 조지 폴딩 판햄 George Paulding Farnham, 쟌 슐럼버제 Jean Schlumberger, 엘사 페레티 Elsa Peretti, 팔로마 피카소 Paloma Picasso까지, 오랜 시간 동안 티파니 디자인에 영향을 준 디자이너들을 기념한다. 이곳에서는 인간의 손목 뼈를 연상시키는 엘사 페레티의 ‘커프 Cuff’와 티파니의 창의성을 주얼리라는 매개체로 해석한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의 ‘메두사 펜던트 Medusa Pendant’ 뿐만 아니라 티파니의 역사를 통틀어 독특한 미학을 정의해온 디자이너들의 예술성과 장인정신을 한데 모았다.

20세기 가장 재능 있는 주얼리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 그는 예술적 자유와 쿠튀르의 화려함을 표현하며 주얼리 디자인의 혁명을 일으킨 인물로 작품에 대담한 컬러, 드라마틱한 볼륨을 잘 활용한다. 쟌 슐럼버제의 작품으로 구성된 ‘상상의 정원 (GARDEN OF IMAGENATION)’은 그의 영감의 원천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자 마련했다. 그를 대표하는 작품 ‘플뢰르 드메르 클립 Fleur De Mer Clip’부터 ‘버드 온 어 락 브로치 Bird on a Rock Brooch’, ‘쏜 클립 Thorns Clip’, ‘스트로베리 클립 Strawberry Clip’, ‘플름스 네크리스 Plumes Necklace’까지. 티파니와 오랜 시간 동행한 쟌 슐럼버제의 여정도 모두 이곳에 담겨 있다.

“티파니는 수십 년 동안 일본으로부터 영감을 받아왔으며,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티파니의 글로벌 회장이자 최고 경영자인 안소니 레드루 Anthony Ledru의 말이다. <티파니 원더>는 티파니가 창립된 해부터 현재까지 59개의 스토어를 보유하며 두 번째로 큰 글로벌 시장으로 자리 잡은 일본과 티파니의 밀접한 관계를 강조한다. 에드워드 C. 무어,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 엘사 페레티 등의 디자이너들은 일본의 예술과 장인정신에 끊임없는 관심을 보였다. 특히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는 일본의 미학과 문화에 관심이 많아 자신의 방을 일본 목판화와 같은 예술품으로 가득 채우기도 했다. 이 같은 애정이 발현되어 연꽃 테이플 램프, 등나무 램프, 노란 장미 플로어 램프 등의 스테인드글라스 램프가 탄생했다.

<티파니 원더> 전시의 대미를 장식하는 공간. 이곳에선 전설로 불리는 ‘티파니 다이아몬드(THE TIFFANY DIAMOND)’의 새로운 디자인을 만날 수 있다. 당시의 기술로는 다이아몬드를 58면으로 커팅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으나, 티파니는 82개 패싯으로 커팅하며 다이아몬드가 더 반짝이도록 만드는 진보한 기술을 선보였다. 다이아몬드 크기가 절반 이상 줄어드는 손실을 감수하면서 티파니의 혁신적인 기술을 고집한 댓가이다. 보석학자 조지 프레드릭 쿤츠 박사 역시 옐로 다이아몬드 본연의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해 총 82개 패싯으로 커팅, 마침내 쿠션 셰이프의 전설적인 ‘티파니 다이아몬드’를 탄생시켰다. 현재까지 굳건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다이아몬드는 티파니의 장인정신에 대한 변함없는 헌신이다.

‘티파니 다이아몬드’.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의 아이코닉한 디자인 ‘버드 온 어 락 브로치’를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제작에만 2천 시간 이상 걸린다. 75캐럿이 넘는 다이아몬드와 10개의 핑크 사파이어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번 <티파니 원더> 전시를 기념하기 위해 수많은 국내외 셀럽들도 오픈 파티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글로벌 앰배서더 로제를 비롯해 배우 고현정, 김다미, 로운, 앤하이픈의 성훈과 제이크까지. 티파니의 화려한 주얼리를 착용한 셀럽들이 한 곳에 모인 도쿄 노드 갤러리는 그날 밤 도쿄에서 단연 빛나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