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조스가 꿈 꾸는 우주 거주 계획 | 지큐 코리아 (GQ Korea)

제프 베조스가 꿈 꾸는 우주 거주 계획

2018-12-20T10:52:43+09:00 |tech|

제프 베조스의 새로운 관심사는 열대우림(아마존)이나 도시(워싱턴 포스트) 이상이다. 블루 오리진은 우주 거주 계획의 첫 단계다.

워싱턴주 켄트에 있는 블루 오리진 공장의 바닥 위에서 돈을 낸 고객을 우주로 운반할 캡슐을 제작 중이다.

지금은 7월 17일. 그리고 텍사스 서부 사막의 온도는 예상대로 화씨 100도를 향해 힘차게 상승하는 중이다. 하지만 조립식 단층 건물 내부의 공기는 시원하다. 이곳에서 노스페이스 하이킹 셔츠를 입고 아마존 로보틱스의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걸친 제프 베조스는 등을 편 채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아직 화요일이지만 이번 주는 벌써 다사다난하다. 매년 벌어지는 아마존 프라임 데이 세일에 사람들이 꽤 몰려서(좋은 소식) 웹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다운되었다(나쁜 소식). 유럽의 아마존 근로자들은 파업 중이다. 그리고 바로 전날, 아마존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해 베조스의 재산은 1천5백억 달러로 치솟았고, 덕분에 그는 기록이 시작된 이래 공식적으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되었다.

정말로 큰 숫자다. 그래서 이 아마존의 CEO는 자신의 어릴 적 꿈이자 그의 또 다른 회사 블루 오리진에 매년 10억 달러를 거리낌 없이 쓸 수 있다. 베조스가 아마존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그가 앉아 있는 건물, 에어컨, 그리고 근처의 격납고에 옆으로 누운 채 열권으로 발사되기를 기다리는 60피트 길이의 로켓에 사용됐다. 또한 방 안에 있는 35명 정도의 엔지니어와 워싱턴주 켄트의 블루 오리진 본사에서 연결 중인 비디오 화면 속 10여 명을 포함한 약 1천5백 명의 블루 오리진 직원에 대한 급여까지. 사람들이 내일로 예정된 저 로켓, 뉴 셰퍼드의 발사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훑는 동안 베조스는 뒤편에 앉아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그가 질문 하나를 던진다. 로켓 비행을 추적하게 될 헬리콥터가 해당 지역에 기상 관측 기구가 있는지의 여부를 알고 있나요? (넵, 확인했어요.)

내년부터 베조스는 우주로의 짧은 여행을 위해 뉴 셰퍼드를 사용할 계획이다. 고객들은 멋진 스타트렉풍의 점프수트를 입고 파노라믹 윈도를 통해 고향인 지구를 짧게 감상한 뒤 무중력의 황홀경을 잠시 느끼기 위해 편안한 캡슐에 자리 잡고 대기권 위로 발사될 것이다.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1인당 수십만 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다. 베조스는 비행 횟수가 매주 수차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준’우주 여행은 그가 블루 오리진으로 그리는 미래의 시작에 불과하다. 그가 세운 계획의 2단계인 위성 궤도 및 그 너머를 향한 로켓 발사는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 있는 거대한 공장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다.

 

이 회사의 플로리다 시설(왼쪽 위)에서 블루 오리진은 거대한 차세대 뉴 글렌 로켓을 건조 중이다.

베조스는 자신의 사업에 신중하다. 올해 초 내게 블루 오리진 성역으로의 안내를 제안했고, 한 가지 조건을 달았다. 인터뷰를 하기 전, 새로 발굴된 1975년의 PBS 프로그램을 보기로.

어느 날 오후, 랩톱을 열고 베조스가 보내준 링크를 클릭했다. 갑자기 나는 디지털 이전의 세계, 즉 시청자의 손가락이 채널 개수보다 많고 원격 쇼핑은 시어즈(대형 할인 매장 등장 이전의 최대 유통 업체)의 카탈로그 이상으로 발전하지 못했던 시대로 빨려 들어갔다. 저해상 흑백 화면 속에, 정장을 입고 타이를 맨 진행자가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와 물리학자인 제러드 오닐(멋진 넓은 라펠의 블레이저와 흰색 터틀넥 차림)을 인터뷰한다. 진행자가 재미있어하는 가운데, 오닐은 푸른 행성의 먼 궤도에 있는 우주 정거장에서 인류의 90퍼센트가 거주하는 미래를 묘사한다. 미래 사람들에게 지구는 고향이지 사는 곳이 아니다. 지구를 휴양지로 이용하고, 국립공원에 찾아가듯 방문한다. 그리고 인류가 전에 없이 번성한 우주로 돌아간다. 아시모프는 오닐에게 전적으로 동의하며 이러한 개념에 대한 저항을 “지구적 배타주의”라고 부른다.

그들이 그린 이 미래는 베조스를 비롯한 우주광 세대를 사로잡았다. 당시에 똑똑한 학생이었던 그는 오닐의 미래를 믿었고, 지금도 해가 갈수록 “확신이 늘어간다”. 그는 자신의 우선순위를 묻는 사람들에게 지구는 자원 고갈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끈기 있게 설명한다. 인류에게는 플랜 B가 필요하다. 우주 회사 설립이 멋진 모험으로 인식되는 것에 거리낌은 없지만, 언제나 주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인류의 우주 거주다. 그는 한 번에 13명 이상의 인간이 우주에 머무른 적 없다는 사실을 놀라움과 짜증을 담아 말하곤 한다. 그는 닐의 예견처럼 수백만, 수십억, 수조의 사람들이 지구 밖에서 사는 데 필요한 근간을 만들고자 한다.

그는 단지 망상에 빠진 테크 업계의 거물이 아니다. 베조스는 일론 머스크보다 사람들의 일상에 더 많이 관여하고 있지만(테슬라의 차보다 프라임 배송의 수가 훨씬 더 많다), 블루 오리진은 머스크 개인의 로켓 회사인 스페이스 X보다 훨씬 더 적은 관심을 받고 있다.(트위터 팔로워 숫자: 스페이스 X는 7백만, 블루 오리진은 12만3천.) 이러한 차이는 어느 정도 머스크의 개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로켓 회사가 더 많은 업적을 이루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스페이스 X는 팰콘 9 로켓으로 60회의 발사를 성공리에 마쳤고 6천 명을 고용 중이다. 블루 오리진은 더 느리게, 그리고 덜 이목을 끌며 나아가고 있다. 리처드 브랜슨과 폴 앨런 같은 다른 억만장자들 역시 스타트업 우주 벤처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네 명 모두 철도나 인터넷처럼 용이한 우주 접근을 위해 기초적인 기반시설을 만들자고 주장한다.

물론 베조스에게 첫 관문은 그의 로켓이 승객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다. 블루 오리진의 제9차 발사가 될 내일의 비행은 뉴 셰퍼드가 우주 초입인 준우주에서의 비상 상황을 처리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시험할 예정이다. 비행 준비 리뷰가 끝나자 베조스가 말을 하려 일어선다. 그는 보통 발사 전에 격려 연설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은 예외다.

“이번 비행은,” 그가 입을 연다. 미식축구 감독보다는 대학 교수의 어조에 가깝다. “인간을 우주로 보내는 순간 우리를 더욱 가까워지게 할 겁니다. 난 그저 여러분에게 부탁하고 싶어요. 내일 이 모든 일을 하는 동안, 잊지 말고 잠시 짬을 내어 여러분이 하고 있는 일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되돌아보길 부탁하고 싶어요. 우리는 아주 가까워지고 있어요.”

아주 가까워졌다고? 1961년에 인간이 처음으로 우주를 향해 한 걸음 내딛었던, 바로 그 업적에? 하지만 당시 그 일에는 전 국가적 노력이 들어갔다. 그리고 미국 정부의 관심은 최근 몇 년간 크게 줄어들었다. 베조스는 비-우주조종사를 안전하게 우주로 보낼 수 있다면 지난 수십 년 동안 무너져 내리던 꿈(달 기지와 궤도상 거주지)의 실현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준비는 베조스를 비롯한 우리 모두가 죽은 지 오랜 후에 시작될 역사적인 이주를 위한 것이다.

제프 베조스는 다섯 살 때 흑백 텔레비전을 통해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 사건이 평생 이어진 집착의 시작이다. 그는 휴스턴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플로리다로 이주해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하지만 여름마다 그는 텍사스 주의 시골 지역 코툴라의 외할아버지 농장에서 지냈다. 그곳에서 전직 고위 국방부 관료인 할아버지는 마을의 도서관에 그를 데려가 다양한 SF 소설을 보여주었다. 제프 베조스는 SF 소설에 탐닉했고, 특히 소설 속에서 우주를 탐구했던 로버트 하인라인과 그 외 SF 고전의 작가들에게 이끌렸다.

 

우주에서 돌아온 지 몇 분 만에, 블루 오리진 캡슐은 트럭에 실려 서부 텍사스 관제센터로 돌아간다.

마이애미의 팔메토 시니어 하이스쿨에서 2학년 때, 그의 물리학 교사였던 디아나 루엘은 학생들에게 놀이기구를 고안하라는 숙제를 냈다. 저중력 환경의 놀이기구를 만드는 것이 베조스의 생각이었다. “언젠가 최초로 달 위에 놀이공원을 소유한 사람이 될 거예요.” 그는 루엘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표 한 장을 약속하기도 했다. 어느 신문 기사에서, 베조스는 지역 기자가 그의 우주에 대한 집착에 호기심을 보이자 오닐에게 경도된 논지를 언급했다. “지구는 유한해요. 그리고 세계의 경제와 인구가 계속 팽창한다면, 우주가 유일한 갈 곳이죠.”

베조스는 프린스턴에 진학했다. 그곳에서 오닐이 주재하는 세미나에 참석했고 우주 탐사 개발 학생회(SEDS)의 프린스턴 지부장이 되었다. 어느 모임에서, 베조스는 소행성 내부를 파낸 뒤 거대한 우주선으로 바꾸는 발상을 장엄하게 설파하는 중이었는데 한 여성이 벌떡 일어나 이렇게 말했다. “감히 우주를 범하려 들다니!” 그리고 휙 나가버렸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제프가 공개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어요.” 역시 해당 클럽의 회원이었던 케빈 포크가 말했다. “하지만 모임이 끝난 뒤 제프는 이렇게 말했어요. ‘그 사람은 정말로 황량한 돌덩이의 빼앗을 수 없는 권리를 옹호했던 걸까?’”

프린스턴을 졸업한 뒤 베조스는 헤지펀드 일을 하며 자신의 열정을 금융에 쏟았다. 그는 시애틀로 가서 아마존을 창업하려고 해당 업계를 떠났다. 오래지 않아, 그는 어느 만찬에서 SF 작가인 닐 스티븐슨과 자리를 함께했다. 그들의 대화는 곧 지구의 경계를 벗어났다. “사다리를 올라가면서 진행하는 확인 게임 같았어요. 자세한 내용을 얼마나 많이 아는지로 어떤 이의 우주에 대한 열정을 측정하는 식이죠.” 스티븐슨은 회고한다.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이 올라갔어요.” 두 사람은 모형 로켓을 발사하며 주말 오후를 보내기 시작했다.

1999년, 스티븐슨과 베조스는 로켓에 매료된 소년의 이야기인 영화 <옥토버 스카이>를 보러 갔다. 관람 뒤 커피를 마셨다. 베조스는 우주 회사를 시작하려고 오랫동안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스티븐슨은 이렇게 물었다. “왜 오늘 시작하지 않죠?” 이듬해 베조스는 블루 오퍼레이션 LLC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스티븐슨은 시애틀 남부의 케케묵은 공장 지역에 있는 예전 봉투 공장에 자리를 잡았다. 초기 구성원 중에는 자칭 컴퓨터 해커인 파블로스 홀먼, 그리고 1만 년 동안 움직이는 거대한 기계적 시계 제작을 구상한 발명왕 대니 힐스도 있다. 또한 베조스는 아마존의 법률 고문이자 역시 우주광인 앨런 캐플런도 끌어들였다. (“우리 둘 다 화성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데 뜻이 맞았죠.” 캐플런은 말했다.) 이들은 로켓 연구자라기보다 사상가에 가까웠다. 하지만 블루 오리진을 시작할 때의 요점은 ‘브레인스토밍’이었다. 인터넷이 지역에 한정된 상거래를 뒤엎은 방식으로, 우주여행을 뒤흔들 수 있는 발상 중 간과된 것이 있을까?

조지 다이슨도 초기 참여자 중 한 명이다. 과학 역사가인 그는 물리학자인 프리먼 다이슨의 아들이다. 1999년 PC 포럼(다이슨의 누나인 에스더가 주최하는 엘리트 테크 행사)에서 베조스는 오라이언 계획이라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1950년대의 모험에 관한 글을 쓴 조지에게 곧바로 달려갔다. 오라이언 계획은 원자탄 폭발로 우주선을 추진시키려 했고, 베조스는 그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했다. 다이슨의 회상에 따르면, 베조스는 오라이언을 “정부의 공식 프로젝트가 된다는 제한 없이 우주에 가기로 결정한 미친 사람들 모임에서의 이상형”으로 간주했다.(나중에 베조스는 아마존에서 다이슨의 책을 리뷰했다. 이는 아마존 역사상 그가 단 세 번밖에 하지 않은 일이었다.) 몇 달 뒤, 스티븐슨은 다이슨에게 회사의 자문을 맡아주지 않겠느냐고 부탁했다. 이어서 그는 다이슨에게 블루에 합류해달라고 요청했다.

다이슨의 말에 따르면, 자신이 계약에 서명했을 때 블루 오리진은 베르너 폰 브라운의 우주여행협회 같았다고 한다. 재기발랄한 과학자들의 아마추어 모임인 우주여행협회처럼, 그것은 회사라기보다 취미 모임에 더 가까웠다. 블루의 사람들은 화학적 폭발의 대안을 찾는 데 집착했다. 왜냐하면 항성 간 여행을 고려한다면 로켓을 추진하는 방식은 엄청나게 비효율적이기 때문이었다. “아주 미친 건 아니지만 말은 안 되는 프로젝트의 긴 목록을 검토했어요.” 다이슨은 말했다.

이 프로젝트들은 매달 열리는 블루 오리진의 토요 전원 회의에서 철저히 논의되었다. 이 회의는 아침 9시에 시작해서 하루 종일 이어졌다. 베조스는 거의 빠진 적이 없었다. “제프가 모든 논의에 기술적으로 관여한 정도는 거의 이해가 불가능한 수준이에요.” 다이슨의 지적이다. “‘오, 수소 이동 제어 밸브에 관한 질문은 수소 이동 제어 밸브 담당자에게 맡기자’라는 식이 아니었어요. 어떤 질문이든지 간에, 제프는 기술적 지식을 갖고 논의에 참여했죠.”

하지만 블루 오리진 사람들이 뭔가를 위로 밀어 올리는 기발한 방안을 실험할수록 화학물질로 가득한 커다란 튜브가 사용된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새로운 방안은 전부 비용, 위험, 또는 기술적 복잡성을 이유로 타당성이 없었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엄청나게 독창적인 발상을 열심히 연구하다 보면, 15년 전 어느 러시아 친구가 시도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항상 발견하게 될 거예요.” 스티븐슨이 덧붙였다.

 

발사 전날, 베조스는 텍사스에서 뉴 셰퍼드 캡슐을 공개했다.

2003년이 되자 베조스는 경험 있는 항공우주 엔지니어를 고용하기 시작했다. 이들 중에는 DC-X라는 정부 지원 프로젝트에서 일했던 사람도 있다. DC-X는 수직으로 착륙하는 재사용 가능 로켓의 프로토타입이다. 베조스의 말에 따르면 “훌륭한 사람들이 모인 소규모 집단과 추진 방식의 대안을 3년간 연구한 뒤, 지구의 표면을 떠나는 데 로켓이 그저 좋은 방안이 아니라 아주 훌륭한 방식이라고 완전한 확신을 가진 결론을 내렸어요. 다만 재사용이 가능해야죠.”

논리는 명확하다. 1회 비행 후 기존 우주선을 버리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로켓 재사용의 어려움은 이미 입증되었다. 베조스는 낙하산, 에어백, 접이식 날개 등 로켓을 착륙시키는 여러 방법을 살펴본 뒤 다리를 쓰는 수직 착륙으로 결정했다. 이제 수직 착륙은 핵심 원칙이자 블루에서 거의 율법이다. 베조스는 말한다. “로켓에는 다리가 있어요. 로켓은 착륙해야 하죠. 이것이 바로 신이 로켓을 만든 뜻이죠!”

머스크도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두 회사의 유사성을 보고 블루 오리진의 직원인 토마스 스비텍은 베조스에게 스페이스 X와 함께 일하자고 강력히 권유했다. 베조스와 머스크는 2003년 가을 만찬을 함께했지만 어떤 것도 성사되지는 않았다. “그는 좋은 친구죠. 우리는 비슷한 영혼을 갖고 있어요.” 베조스는 나중에 스비텍에게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각자의 것을 하기로 했어요.” 베조스는 당시를 회상하며, 사교 모임이라기보다는 배우자를 동반한 즐거운 만찬이었다고 묘사한다. 그리고 이 만남은 그들의 관계에서 가장 좋았던 시기에 해당한다.

블루 오리진이 성장하면서, 베조스는 블루 오리진을 미래의 우주 기업가들이 훨씬 더 흥미진진한 것을 만들기 위한 기반 시설로 보기 시작했다. “기숙사 방에 있는 두 꼬맹이가 우주에 관한 아주 흥미롭고 중요한 회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그는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우주 프로젝트는 시작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내가 다음 세대에 1천 명의 저커버그를 풀어놓을 수 있다면, 우리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될 거예요.” 그렇다면 이 기반 시설은 어떤 모습일까? “재사용성, 재사용성, 재사용성.” 그가 중얼거렸다.

일단 블루 오리진은 물체를 수직으로 착륙시키는 법을 배우기로 했다. 하지만 블루 오리진에는 로켓이 없었다. 그래서 60년대에 제작된 롤스로이스 바이퍼 제트 엔진의 잉여품으로 추진되는 서툰 20피트 높이의 로켓 대용 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 2003년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망자의 영혼을 하데스에게 데려가는 사공의 이름을 따서 카론이라 명명한 이 플랫폼은 빽빽한 비계 주위를 휘감은 케이블과 구석마다 달린 제트 엔진 덕에 소형 해양 시추선처럼 보인다. 카론의 관절이 있는 다리는 완충장치처럼 착륙 시 구부러지도록 설계되었다. 엔지니어들은 크레인으로 프레임을 들어올렸다 떨어뜨리는 일을 반복하며 다리가 낙하를 견딜 수 있는지 여부를 관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임무 관제실은 나중에 10인 미만의 인력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

2005년 3월 5일, 시애틀에서 180마일 떨어진 모제스 호수에 블루 오리진의 전 직원이 배우자와 아이를 동반하고 카론의 비행을 보기 위해 모였다. 거대한 그릴에서 지글거리는 햄버거와 함께 그들은 쿼드콥터 드론처럼 카론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카론은 316피트 고도에서 호버링을 하다가 자동 조종 소프트웨어가 추진기를 제어하자 고도를 낮춰 블루 구성원들이 열렬히 환호를 보내고 있는 발사대로 돌아왔다. 파란색 안전모를 쓴 베조스는 열광적으로 매그넘 샴페인의 코르크를 따서 모든 사람의 종이컵에 넘치듯 따라주었다. “카론팀을 위하여!”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큰 웃음소리와 함께 외쳤다.

“고등학교 2학년 꼬맹이들의 프로젝트 같았죠.” 홀먼은 말했다. 하지만 “뒤에 이어질 모든 것”에 관한 개념 입증이기도 했다. 카론 이후 몇 년 동안 블루 오리진은 실질적인 로켓을 제작하고 비행시켰으며, 그 중 2011년의 시험 비행은 극적인 폭발 사고로 끝나기도 했다. 블루 오리진은 뉴 셰퍼드를 발사하기 시작한 2015년 4월에 추진 시스템을 담고 있는 부스터에서 성공적으로 캡슐을 분리시켰고, 이어서 캡슐을 회수했다. 그해 말, 뉴 셰퍼드는 처음으로 부스터를 착륙시켰다.(8개월 후 스페이스 X가 첫 번째 로켓을 착륙시켰을 때, 머스크는 “가입을 환영한다”라는 베조스의 트윗에 짜증을 냈다. 베조스는 모욕이 아니라 진심이었다고 주장한다.)

그 당시 블루 오리진은 기존의 항공 우주 회사에 더 가까워 보였다. 블루 오리진은 봉투 공장을 떠나 시애틀에서 남쪽으로 20마일 떨어진 켄트의 현대적 시설로 이전했다. 블루 오리진은 켄트에서 제작한 자체 로켓으로 9회의 준우주 비행을 수행했다. 베조스는 이렇게 자문하며 공장 내부를 배회하길 좋아한다. 그는 수요일 내내 그곳에 있다. “요즘에 베르너 폰 브라운을 놀래킬 만한 게 뭘까?” 그의 주장에 따르면 작고한 독일 출신 로켓 과학자에게 깊은 인상을 줄 만한 묘수는 블루 오리진의 복잡한 신기술 유정압 베어링일 것이다. 우주 비행은 보통 기존의 베어링(두 개의 움직이는 부품 사이의 마찰을 감소시키는 기계 부품)에 엄청난 부담을 가한다. 블루 오리진이 개발한 유정압 베어링은 고압 유체의 얇은 막 위로 회전한다. 또 다른 발명품은 블루 오리진이 캐스캐듐이라 명명한 새로운 합금, 그리고 레이너륨이라 부르는 코팅이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의 분석에 따르면 블루 오리진은 위성을 궤도에 수십 회 올려놓고 국제 우주 정류장에 화물을 운반해온 스페이스 X에 뒤처진다. 베조스는 블루 오리진의 진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형체를 잡아가는 중이라고 반박한다. 회사의 마스코트는 거북이다. 토끼가 누구였는지는 언급하지 않는다. 블루 오리진의 좌우명은 라틴어 ‘Gradatim ferociter’로, “한 걸음씩 맹렬하게”다.

블루 오리진이 인간을 우주로 보내는 방법을 결정하는 동안 베조스는 인간을 하늘로 날려보낼 장소를 찾았다. 인구 통계 자료를 샅샅이 훑어 텍사스주의 작은 마을 반 혼의 북쪽에 있는 30만 에이커의 대지로 결정했다. 이곳은 텍사스 레인저와 아파치 부족 간의 마지막 전투가 벌어졌던 시에라 디아블로 산맥과 맞닿아 있다. 거기 있던 목장 건물 단지는 베조스 일가의 휴양지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가 소유한 산중에서 한 팀이 대니 힐스가 구상한 만년 시계를 제작 중이다.

 

우주로의 성공적인 짧은 여행을 마친 뒤 뉴 셰퍼드 로켓이 발사대로 차분하게 내려앉는 중이다.

뉴 셰퍼드의 발사 시험일 하루 전인 7월 17일, 블루 오리진 단지에 도착했을 때 베조스가 직접 나를 안내했다. 그는 블루팀에게 격려사를 했다. 이 장면은 나중에 회사의 트위터 계정에 게시될 짧고 번지르르한 영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리고 우리는 엔지니어링 구역과 임무 관제실을 가볍게 둘러보았다. 우리는 다른 건물로 가는 문으로 향했다. 높다란 헛간 같은 구조물에 내일의 주인공 뉴 셰퍼드가 담겨 있다. 해당 건물에 특별한 주의가 발동되는 코드 앰버 상황을 표시하는 등 하나가 보인다. 들어가기 전에 전화기를 맡겨야 한다. 소셜 미디어상의 ‘잘난척쟁이’들이 끈질기게 언급했듯 뉴 셰퍼드는 딜도처럼 생겼다. 이 디자인은 블루 오리진의 초점이 승객이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여느 로켓처럼, 많은 부분이 추진 시스템에 할애된다. 하지만 돔 부분은 널찍한 캡슐을 담느라 뭉툭하다. 리클라이닝 좌석에 6인의 승객을 편안하게 앉히기 위해(그리고 무중력 상태에서 신나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캡슐은 직경이 12.5피트여야 했고, 덕분에 부스터보다 지름이 크다. 설계자는 이러한 불균형을 장점으로 이용했고, 하강 시 로켓의 수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패널이 달린 넓은 고리를 뉴 셰퍼드에 달았다.

로켓을 만지려고 손을 뻗자 베조스가 신속하고도 부드럽게 주의를 줬다. 블루의 상징인 커다란 깃털이 그려진 거대한 통에 스치지 않도록 주의하며 비계를 기어 올라갔다. 캡슐의 창으로 보이는 것은 마네킹 스카이워커, 바로 블루가 이미 두 번이나 우주에 보냈던 더미 인형이다.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새벽 3시경 근무자들이 로켓을 트레일러에 싣고 트럭에 연결한 뒤 스카이워커와 그의 놀이기구를 약 2마일 떨어진 발사대로 몰고 갈 예정이다.

내일의 비행은 유인 캡슐이 고고도 탈출을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시험할 것이다. 로켓이 대기권을 떠났을 때 뭔가 잘못된다면, 캡슐이 폭발 직전의 추진체로부터 빠르게 벗어날 수 있을까? 여행에서 살아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우주 여행자를 위한 최소한의 필수사항이다.

베조스의 말에 따르면, 블루는 2019년 상반기에 사람을 우주로 보내게 될 것이다. 아마도 해가 지나기 전 준우주 여행 사업도 개시할 것이다. 비행 자체를 자동화하고 승객이 편안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베조스는 고객에게 딱 하루의 훈련만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뒤로 눕힌 이발소 의자처럼 생긴 검은색 좌석은 원형으로 배치되고, 각 좌석에서는 커다란 창을 통해 밖을 볼 수 있다. (가운데 좌석은 없다!) 컴퓨터 화면이 발사, 부스터와 캡슐의 분리, 그리고 그 외에 벌어지는 일의 짧은 영상을 보여줄 것이다. 캡슐이 우주에 진입하면, 승객들은 약 4분간 좌석 벨트를 풀고 내부에서 유영한다. 이러한 준우주의 목가적 경험을 하고 나면 녹음된 목소리가 승객에게 좌석 복귀를 안내할 것이다.

베조스가 자동화된 음성에 관해 살짝 언급했을 때, 나는 깜짝 놀랐다. 승무원이 없다고? 한 무리의 초보자들이 30만 피트가 넘는 빠른 하강을 위해 다시 좌석 벨트를 매느라 허둥거리며 헛손질을 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승무원은 없어요.” 그는 분명히 말한다. “그럴 필요가 없어요. 우주선은 자동화되었죠. 심지어 무중력 상태에서 좌석에 돌아가는 건 더 쉬울 거예요. 내부에 손잡이가 많거든요.” 베조스는 당신이 여기저기 튕겨 돌아다닐 때, 인간 전문가라는 심리적 손잡이의 필요성을 잊은 모양이다. 이후 블루의 엔지니어 몇 명에게 첫 비행 시 인간 가이드가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고, 그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뉴 셰퍼드 로켓의 아래쪽에는 재사용을 위해 우주선을 보존할 수 있도록 착륙 준비 시 튀어나오는 접이식 다리가 달려 있다.

전체 여정은 약 11분간 지속되며, 덕분에 아주 비싼 디즈니 놀이기구처럼 보인다. 블루의 장기적 목표가 그렇게 고매한 것이라면, 어째서 그렇게 장난 같은 프로젝트를 추구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베조스는 이 여행을 자금원으로 생각한다. 물론 더 큰 이유는 우주 여행을 일상처럼 보이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신이 아는 사람(혹은 적어도 이름을 들어본)이 준우주를 방문한다면 더 평범하고 덜 위험하게 느껴지기 시작할 것이다. 상업 항공 여행도 이러한 경로를 밟았다. 초기의 승객들은 복도에서 열렬히 기도를 드렸다. 또한 블루는 로켓을 완벽하게 만드는 데 이 여행을 이용할 것이다. “비행이 잦은 임무를 원했어요.” 베조스가 설명했다. “상업 위성 발사는, 1년에 24회 하면 운이 좋은 편에 속하죠.” 베조스 본인은 아직 로켓 탑승 일정을 정하지 않았다. “당연히 할 거예요.” 그가 말한다. “언제라고 정하지 않았을 뿐이죠.”

격납고에 있는 뉴 셰퍼드를 본 다음, 우리는 덤불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약 2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발사대로 향한다. 몇 개의 연료 탱크, 낮은 탑, 그리고 몇 대의 카메라가 콘크리트 대를 둘러싸고 있다. 베조스의 안내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우리는 블루 오리진 기지를 떠나 그의 만년 시계가 있는 6천 피트 높이의 산 정상으로 갔다. 거대한 시계는 나선계단이 휘감고 있는 깊은 갱도 내에 자리 잡았다. 동굴 같은 적막 속으로 내려가 수도원 같은 장소 안에 있는 금속 톱니바퀴를 보는 것은 거의 성스러운 경험이다. 힐리스의 설계에 따르면, 이 시계는 1년, 10년, 1백 년, 1천 년마다 째깍 소리를 낼 것이다.

베조스는 장기적 관점을 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아마존은 이윤을 미루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그래서 몇 년 내 방문객에게 공개할 시계 프로젝트에 돈을 대는 게 그리 놀랍지 않다. “이 시계는 장기적 사고를 독려하는 상징처럼 고안됐죠. 사람들이 이 시계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그들은 블루 오리진 같은 생각을 더 많이 할 거예요.” 산의 정상과 연결된 지하 통로를 빠져나오자, 저 멀리 로켓 회사의 발사 시설과 함께 놀라운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베조스의 영역은 우주와 시간 모두로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비판자들에게, 이러한 고매한 추구는 지구의 너무나 긴급한 문제를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세계 최고의 부자라면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기후 변화, 극도의 빈곤, 또는 질병 타파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원 의원 버니 샌더스를 비공식 대변인으로 두고 있는 진영도 있다. 그들은 베조스의 자선이 우주가 아니라 일터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렬한 자금 모집 서한에서 샌더스는 베조스에게 우주 회사에 돈을 대는 일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분명한 뜻을 요청했고, 베조스는 이렇게 답했다. “우주 벤처 기업에 소비할 수십억 달러가 있으면서도 아마존의 근로자들에게 이곳 지구에서 제대로 살기 위한 임금으로 지불할 돈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게 됐죠.”

베조스는 긴급한 요구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는 빌과 멜린다 게이츠,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부를 인류를 돕는 데 사용하는 방법에 큰 찬사를 보낸다. 그는 빌과 멜린다 부부와 ‘기빙 플레지’에 관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기빙 플레지’는 부유한 서명자가 자신의 부의 과반을 자선 사업에 기부하는 것으로, 베조스의 말에 따르면 그는 서명을 고려 중이다. 우리가 대화를 나누기 몇 주 전 그는 베조스 데이 원 펀드를 통해 지구의 복지에 그의 가장 큰 기부를 했고, 무주택 가족 지원 및 몬테소리 유치원 네크워크 구축에 20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10월 초, 아마존은 모든 직원에게 시간당 최소 15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사업이 인류에게 더 큰 영향을 줄 거라는 관점을 가졌다. “제겐 엄청나게 풍부한 자금이 있어요. 제 사업이 문명을 발전시키는 일이 아니라면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거예요. 워싱턴 포스트는 문명을 발전시키죠. 아마존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블루 오리진도 마찬가지고요. 그중에서도 장기적으로 볼 때는 블루가 제일 중요해요.” 베조스는 극도로 긴 시간의 지평선에 따르는 일을 할 때는 오해받기가 너무 쉽다고 종종 말한다. 기후 변화, 고갈된 자원, 숨 쉴 수 없는 대기로 인한 참화 때문에 베조스가 그렇게 좋아했던 그 TV쇼에서 아시모프가 말한 “지구적 배타주의”를 버려야 할 때가 온다면, 사람들은 그의 외로운 싸움에 찬사를 보낼 것이다.

우주 거주에 대한 베조스의 심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상당히 일관됐으며 심지어 오닐의 팬 층이 줄어들었음에도 여전하다. 프린스턴의 물리학자 오닐을 다룬 책에서, 어느 필자는 그의 예견을 “실패한 미래”라고 썼다. 심지어 우주 거주에 열의를 가진 사람들도 지금이 행동에 옮겨야 할 시기인지에 의문을 표한다. 애리조나주립대학의 우주생물학자 사라 워커는 우주 거주에 필요한 생태공학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오닐의 시대 이후 우리는 지구 생태의 놀라운 복잡성, 그리고 부유하는 거대한 깡통 속에 이를 재현하는 방법을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더 잘 알았다. “필요한 생물 다양성의 임계량이 존재할까요?” 그녀가 자문했다. “우린 알지 못해요.” 윤리적 우려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대체 우리가 뭐기에 우리의 뜻을 우주에 강요하는 걸까?” 이러한 우려는 “우리”가 부유한 백인일 경우 더욱 커진다. 우주를 범한다고 화를 냈던 프린스턴의 여학생은 시대를 앞섰던 것이다.

 

카우보이 모자, 그리고 카우보이 부츠 차림의 베조스는 착륙 후에 뉴 셰퍼드를 점검한다. 블루 오리진과 스페이스 X만이 재활용 로켓을 우주로 다시 보냈다.

베조스는 이런 견해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에게 인류의 우주 이주는 유일한 대안이다. 그는 이를 수학적 확실함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인류는 가용한 에너지 자원을 초과하고 재앙을 마주치기 훨씬 전에 시작하는 게 나을 것이다. “난 그저 기반 시설을 만들고 있을 뿐이에요. 사람들이 필요성을 깨달았을 땐 이미 존재하고 있을 거고요.” 우주로 가야 할 때를 어떻게 알까? 한 세대가 지났을 때일까? 아니면 열 세대? “그건 엄청나게 분명해질 거예요.”

베조스의 생각에 따르면, 태양광을 보다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지구를 벗어나는 것이 해결책이다. 태양의 풍부한 광자가 수많은 사람의 번영을 뒷받침할 수 있다. “수조의 인구가 태양계에서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도록 그 힘을 더 많이 사용한다면 당신 손자의 손자들의 삶은 훨씬 더 흥미진진해질걸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는 이렇게 말한다. “다 잊어버립시다. 하하하하.”

베조스는 자신의 목장에서 1천4백 마일 떨어진 케이프 커내버럴에 2억 5천만 달러가 들어간 새로운 시설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조립식 건물이 없다. 상징적인 시설이기 때문이다. 블록체 대문자로 쓰인 블루 오리진의 철자는 인근의 케네디 우주 센터에 방문한 사람들에게 잘 보인다. 로비는 회사의 업적을 담은 성지다. 오른쪽엔 우주에 갔다가 수직으로 5회 착륙한 로켓이 있다. 반대편엔 비행 횟수를 표시하는 거북이 6마리를 창문 사이에 그린 캡슐이 있다.

블루 오리진은 이곳에서 뉴 글렌을 만드는 중이다. 뉴 셰퍼드가 사람들을 우주여행과 친숙하게 만들고자 하는 베조스의 계책이라면, 뉴 글렌은 회사가 우주에서 쓰는 짐말이 될 것이다. 높이 283피트로 스페이스 X의 팰컨 헤비 로켓보다 크고 자유의 여신상보다 살짝 작다. 뉴 셰퍼드가 11만 파운드의 추진력을 낸다면, 뉴 글렌은 7개의 엔진으로 385만 파운드의 추진력을 낸다. 뉴 글렌의 첫 비행은 2020년 이후가 될 것이다. 하지만 베조스는 광범위한 임무를 수행하는 뉴 글렌의 선단을 구상하고 있다. “상업 위성, 행성 간 임무, 나사 임무, 국가 안보 임무, 그 외 모든 일.” 지금 당장, 블루 오리진의 사업 모델은 베조스가 아마존 주식을 파는 것이다. 하지만 베조스는 자신했다. “수십 년을 기꺼이 견딜 수 있죠.”

한편, 블루 오리진은 블루문이라는 이름의 달착륙선의 설계에도 몰두하고 있으며, 2023년에 1만 파운드의 화물(포드 F150 픽업 두 대에 준하는)을 나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달은 오닐이 말한 콜로니 같은 것을 짓기 위한 자원을 얻기 위해 중요한 장소죠.” 또 콜로니가 언급된다. 베조스에게 그 콜로니 중 하나에서 정말로 살고 싶은지 물었다. “그럼요.” 그가 답했다. “콜로니들은 당신이 상상하는 것과 달라요. 내 말은, 그 콜로니에는 농장과 강, 그리고 대학교도 있을 거예요. 그 안에 1백만 명의 사람이 살 거고요. 콜로니는 도시예요. 하지만 지구에 오갈 수 있길 바라죠.”

7월 18일 오전 10시쯤, 뉴 셰퍼드는 텍사스 사막에서의 발사 준비를 마쳤다. 몇 마일 떨어진 바위투성이 계곡 끝자락에 있는 VIP 구역에서 지켜보았다. 함께한 구경꾼들 중에는 유럽 우주국에서 온 참관인, 블루 오리진 직원의 지인, 그리고 엔진이 고장난 뒤 필라델피아에 자신이 모는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킨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조종사도 있다.

지평선 위로, 안개에 일부 가려진 먼 곳에서 연기가 쏟아져 나오는 게 보였다. 노란 오렌지색 불꼬리가 하늘로 바늘 모양의 물건을 밀어 올리고 엔진의 낮은 울림이 평야를 넘어 계곡 안까지 타고 들어온다. 모두가 목을 길게 뽑아 비행운만 남아 있을 때까지 이동 궤적을 지켜봤다. 로켓은 고도 100킬로미터를 향해 순항 중이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캡슐이 부스터의 긴급 이탈을 위해 계획대로 엔진을 점화시켰다는 소식이 들린다. 남은 볼거리는 부스터가 발사대로 복귀하는지 여부다.

몇 분이 지나 갑자기, 텅 빈 하늘에서 로켓이 가느다란 바늘처럼 하강한다. 마치 그냥 추락하는 것 같다. 수직을 유지하고 있어서, 발사 영상을 뒤로 돌린 화면처럼 보인다. 그러다 갑자기, 로켓이 호버링을 하기 위해 역추진을 하자 불꽃이 보인다. 굉음이 귀를 때리자 활활 타오르는 이 폭발로 셰퍼드의 비행이 끝난 것인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이 불꽃은 그저 로켓이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았음을 의미할 뿐이며, 뉴 셰퍼드를 발사대로 부드럽게 하강시키기 위해 엔진을 점화시킨 것이다. 몇 초 뒤, 세 개의 낙하산에 매달린 캡슐이 천천히 하강하다가 내려앉으면서 작은 먼지구름을 일으킨다.

한 무리가 차량에 올라타 본부로 향한다. 베조스는 고작 400미터 떨어진 곳에 착륙한 캡슐과 부스터를 회수하려는 수송대를 이끌고 먼저 떠났다. 가장 가까운 길은 캡슐에서 몇백 피트 떨어진 곳에서 끝난다. 우리는 방울뱀을 조심하며 걸어서 덤불을 지나 블루 오리진의 직원들이 이미 캡슐 주위에 모인 장소에 도착한다. 크레인이 캡슐을 격납고로 다시 실어가기 위해 앞부분을 들어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캡슐을 땅에서 들어올리자 밑에 뭐가 있다. 캡슐 밑에 혼란에 빠져 얼어붙은 뿔도마뱀이 입을 벌리고 있다. “뭐야 젠장?!”하는 얼굴이다. 어느 더운 7월 낮 일광욕을 즐기던 사람이 외계에서 온 물체에 깔렸을 때도 비슷한 반응일 것이다. 베조스의 웃음이 디아블로 산맥까지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