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사람들이 말하는 혼자라서 좋은 이유 | 지큐 코리아 (GQ Korea)

혼자인 사람들이 말하는 혼자라서 좋은 이유

2022-06-13T13:11:11+00:00 |relationship|

새로운 이성과 연락을 주고받는 것도 귀찮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지금 이대로가 좋다. 그렇게 혼자가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혼자라서 행복한 이유를 물었다.

📝언제나 ‘텅장’이었던 통장에 그럴듯한 금액이 찍혀 있다.
한 번에 데이트로 꾸준히 나갔던 자동차 기름값부터 밥, 커피, 영화, 술 등의 고정 지출이 사라진다. 전 여자친구의 생일이나 기념일이라도 되면 선물은 기본, 여행 계획까지 꼼꼼히 세워 아낌없이 펑펑 쓰고 왔다. 그때는 몰랐다. 연애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돈을 아낄 수 있다는 걸. 이렇게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인연이 찾아올 거라고 기대하면서 돈을 모으고 또 모은다.
박기훈, 작가

📝혼자일 때의 해방감이 있다.
둘일 때 느끼는 안정감은 더 이상 느낄 수 없지만 해방감이 생각보다 큰 행복감을 준다는 걸 알게 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연애를 할 때 주말을 거의 함께 보내다 보니 다른 사람과의 만남에 소홀해졌었는데, 지금은 언제든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그런 만남은 내게 또 다른 종류의 행복이다. 그걸 잊고 지냈다. 또 연락으로 인해 사소하게 생기는 불편함도 사라진다. 반대로 상대가 연락이 너무 안되면 괜히 신경이 쓰여서 다른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 나 자신만 챙기면 되는 지금이 마음 편하고 충분히 행복하다.
박효영, 웹 디자이너

📝누군가와 사사건건 내 일거수일투족을 공유하지 않아도 된다.
해결되지 않을 문제를 굳이 연인이란 이유로 과하게 꼬치꼬치 캐묻는 상대방에게 토로하고 싶지도 않다. 누굴 만난다고 해서 외롭지 않은 게 아니다. 혼자라서 외로운 게 함께여서 외로운 것보다 백 배, 천 배는 낫다. TV 속 나온 맛집을 가고 싶거나, 새로운 장소를 가고 싶거나, 새로 나온 영화를 보고 싶거나, 이 모든 걸 그때그때 원하는 사람과 즐길 수 있다는 것만큼 매력적이고 자유로운 게 또 어디 있을까.
김경선, 스타일리스트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이전에 긴 연애들을 끝내고 처음 경험하고 있는 솔로 라이프, 생각보다 외롭지 않고 오히려 신난다. 혼자인 게 좋은 이유는 자유다. 질투할 사람이 없다. 내가 어디를 가는지, 누구와 있는지, 일일이 보고할 필요가 없다. 연인이라는 관계성에서 벗어나면 모든 것이 자유로워져 구속당할 일이 없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다. 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던 사람이다. 이것 또한 혼자가 되면서 알게 된 부분이다. 간혹 설레는 감정을 느끼고 싶다면 가슴이 시키는 대로 마음에 드는 이성과 썸을 타면 된다.
정관우, 콘텐츠 에디터

📝오로지 나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상대방에게 구속받지 않고 오로지 나의 시간을, 나를 위해, 나에게만 집중해서 보낼 수 있다. 그날의 기분과 상황과 바이오리듬에 맞춰 여행을 갈 때 마음을 편안하게 가질 수 있다는 것. 또 누군가를 만나거나, 생각지도 못한 휴식을 보내게 될 때 ‘급 만남’이라는 것에도 자유롭다. 물론 둘이라는 좋은 점도 많지만, 하고 싶은 게 많고 시간을 소중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지금의 나로서는 혼자라는 단어가 외롭기보단 기대되는 단어다.
박수연, 메이크업 아티스트

📝비로소 혼자가 되었을 때 나 자신과 직면하기 쉬워졌다.
새로운 취미 생활에 푹 빠져 보기도 하고, 몰랐던 장르에 대해 혼자 알아가는 재미도 생겼다. 무엇보다 어떤 걸 해야 할 때 누군가에게 꼭 알릴 필요도 없고, 혼자 떠나고 싶다면 마음껏 떠나면 된다. 이성과 만남에도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때때로 혼자의 기간이 길어지면 사랑을 어떻게 하는지 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외로워서 억지로 누군갈 알아가려 애쓰는 시간에 나를 좀 더 사랑하는 게 좋지 않을까?
김지현, 큐레이터

📝미래의 나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난다.
연인과 함께 있을 때 나를 진짜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좋은 건 사실이다. 그런데 나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보다 상대방에게 사랑과 시간을 할애하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무심하게 된다. 혼자가 된 순간,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날들을 돌아볼 수 있다. 미래의 나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난다. 오늘 뭐 먹을지 내 입맛에 따라 고를 수 있고, 술자리 약속을 마음대로 갈 수 있으며, 소개팅도 자유롭게 한다. 복잡하기만 했던 상황을 이제는 즐긴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서 난 혼자가 좋다.
최수정, 광고 마케터

📝오히려 트렌디하다.
사실 혼자라는 게 좋을 리가 있나. 같은 음식을 먹어도 둘이 먹어야 더 맛있고, 같은 영화를 봐도 함께 봐야 더 재미있다. 그래도 혼자라서 좋다고 느낄 때는 아무래도 오롯이 나에게만 온전히 신경을 쓸 수 있다는 거다. 펑펑 울고 싶을 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하염없이 망상에 빠져 있고 싶을 때 등 남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만큼 다 할 수 있다. 요즘은 혼밥, 혼영, 혼술 등 혼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들도 꽤 많다. 시대가 변했고 혼자라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연애를 오랫동안 하지 않은 나는 의도치 않게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자기합리화다. 그래도 혼자 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은 필요하다.
차민수, 비주얼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