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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되풀이하는 연애 실수

2022.05.26주현욱

사람들은 모두 실수를 하지만, 그 실수를 되풀이 하는 것도 모두의 문제일까? 자꾸만 되풀이되는 실수로 연애를 망쳐본 경험이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를 돌아보자.

무의식 때문에 반복되는 실수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는 말에 의구심을 품었다. 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았던 관계들이 끝나면서 안개 같았던 의구심은 확신이 되어버렸다. 만나는 순간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지만, 헤어지는 순간에는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다. 그럴 때마다 “같은 실수 반복하지 말아야겠다”라고 다짐하지만 무의식 속 습관이란 게 존재한다. 그녀를 위로한답시고 나의 기준을 잣대 삼아 했던 조언은 정작 상대에게 큰 상처를 주고 말았다. 이런 상황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이별의 원인이 되었고, 굳게 다짐했던 내 모습에서 망각의 동물을 보았다. 무의식이 이렇게 무섭다. 요즘은 이 무의식을 의식으로 바꾸려 스스로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다음의 연애에선 더 나은 내가 되어있고 싶으니까. 연애, 참 어렵다.
현국선, 스타일리스트

심술 때문에 반복되는 실수
매번 비슷한 만남과 이별을 겪으면서도 똑같은 실수를 한다. 문제는 기대가 커지면 바라는 점이 많아진다는 거다. 내게 맞추길 원하는 사람을 자꾸만 내 마음대로 바꾸려고 하는 실수를 반복한다.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고 성에 차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 나오는 심술로 상대를 힘들게 했다. 그렇게 그 사람 자체만으로 사랑해야 된다는 걸 잊어버리고 만다.
김송이, 회사원

쌓아둔 마음 때문에 자꾸만 삐져나오는 실수
왜 자꾸 쌓아두는지 모르겠다. 되돌이켜보면 서로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해왔던 것 같다. 평소에 표현을 안 하는 것도 아니다. 거의 하루 종일 있었던 모든 일을 공유할 정도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연애라는 게 늘 좋은 일만 있을 순 없다. 상대가 듣기 안 좋은 말, 즉 어떤 행동이나 태도로 인해 기분 나쁜 일이 있다면 그날그날 해야 되는 말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선뜻 말 꺼내기가 어렵다. 그렇게 마음에 있는 할 말들이 쌓이고 쌓여 한순간에 터진다. 상대는 무슨 죄일까.
김소원, 프리랜서

대충 덮어두려는 행동 때문에 반복되는 실수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 여자친구와 싸우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여자친구가 조금이라도 화가 난 거 같으면 일단 미안하다고 하고 본다. 이게 문제다. 나의 ‘미안해’라는 말은 더 큰 부메랑이 되어 내게 다시 돌아온다. 사실 잘 이해가 되지 않고 화난 이유도 모를 때가 많지만, 우선 이 상황을 벗어나고자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내뱉고 만다. 여자친구의 화는 더욱 치솟는다. “뭘 잘못했는지 알고 그러는 거야? 무턱대고 미안하다고 하지 말라고!” 가끔 그럴 때마다 억울하기도 하다. 한 번쯤은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저기 미안한데 뭐 때문에 화가 난 거야?”라고. 아, 또 미안하다고 해서 혼나려나.
이대희, 포토그래퍼

집착 때문에 반복되는 실수
도대체 왜 나는 연애만 하면 연락이 안 될까. 매번 헤어지는 이유는 내가 연락이 닿지 않아 그의 외로움, 나아가 집착으로 번진 싸움으로 인해서다. 나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다. 당시에는 세상 누구보다 그를 너무 사랑했다. 단지 그를 믿고, 또 믿기 때문에 각자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이제 그는 내 옆에 있지 않다. 외로운 그는 떠났다. 반복되는 같은 이유로 이별을 겪으면서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늘 한결같은 것은 없다. 이 같은 실수는 두 번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임진, 스타일리스트

어긋나는 라이프스타일로 반복되는 실수
각자의 약속에 따른 배려와 인내. 연애에 있어서 서로의 약속은 미리 공유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갑자기 생긴 약속에 대해 꾸준하게 관대함을 유지하긴 정말 어렵다. 거절하는 방법에 많은 생각이 들거나 또는 서로 다름을 받아들이는 게 때때로 꽤 성숙한 과정이 되었을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약속에는 소극적인 성격으로 다져온 끈끈한 관계라는 걸 알기에 이해하려고 하는 편이다. 반대로 거절을 잘 못하는 나의 약속은 그녀에겐 많은 부담이 되었을 거다. 물론 일방적인 배려라고 생각했던 때가 생각나 가끔 억울할 때도 있다. 허무하게도 나의 배려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별 앞에서는 조금의 인내도 통하지 않는다. 이별 잎새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최성욱, 슈 디벨로퍼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