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를 떠나 서울역에 새롭게 둥지를 튼 현대캐피탈의 신사옥 그랜드 센트럴. 신사옥이 그렇게 좋다고들 이야기 해 지큐 에디터가 직접 방문해봤다. 소문만 무성한 게 아니었던 현대캐피탈의 새로운 보금자리. 만약 내가 현대캐피탈의 신입사원이 된다면 아래의 하루를 겪어보지 않았을까 상상해봤다.
출근 하루 전날 저녁. 첫 출근 장소는 새롭게 이전한 현대캐피탈의 신사옥. 여의도에서 방금 막 도착한 삐까뻔쩍한 사옥이다. 출근 전 기쁜 소식과 같은 메일이 하나 도착했다. ‘현대캐피탈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현대 캐피탈의 신사옥 그랜드센트럴에서의 생활 가이드를 첨부합니다. New Start. New Wave’
9AM 현대캐피탈 신사옥 도착
조금 이르게 도착한 서울역. 설레는 마음으로 빌딩 앞에 도착했다. 신문물에 놀라지 않기, 호들갑 떨지 않기로 다짐했건만 도착하자마자 헉소리가 나온다. 손가락으로 층수가 몇 개인가 세어보다가 지쳐서 그만뒀다. 이 건물에서 뭐 하나 찾으려고 하면 서울역에서 김서방 찾기나 다름없을 정도. 다시 메일을 뒤적여 어제 받은 층 별 안내도를 살펴본다.
로비에는 영화에서나 보던 얼굴인식 시스템이 들어서있다. 사원증을 대지 않고도 안면인식을 통해 내부로 입성. 이 빌딩에 외부사람들도 있지만 현대캐피탈 임직원만이 탈수 있는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다. 내가 가고싶은 층 수를 누르면 5개의 엘리베이터 중 가장 빠르게 도착하는 엘리베이터를 안내해준다. 내가 오늘 일할 공간은 15층. 아, C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고 한다.
10:30AM 내 자리는 어디에?
여기가 오늘 일할 공간이라고 하는데, ‘오늘’이라는 단어가 낯설다. 내 책상, 내 사무실, 내 공간. 이 맞는 말인데. 매일 자신의 좌석을 직접 선택하는 자율좌석제가 존재한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수 있다는 자율좌석제. 매일이 다른 공간에서 새롭게 리프레시 하면서 업무를 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방금 도착한 층 15층 오피스의 현황이다. 키오스크를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지만 출근하면서 좌석의 현황을 보다 빠르게 파악이 가능하다. 최고의 명당자리를 찾게 된다면 미리 오늘의 내 업무 공간을 선택 가능하다는 말씀. 일자로 데스크가 줄줄이 있는 오픈형 워크 스테이션, 직원들끼리 서로 왕래가 편한 헥사곤 스테이션, 업무가 많아서 아무에게나 방해받고 싶지 않다 싶을 때 선택할 수 있는 포커스 스테이션, 답답함을 느껴 조금 더 탁 트인 공간에서 일하고 싶다면 커브드 스테이션까지. 총 4가지의 업무공간 선택이 가능하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날씨에 따라, 업무 강도에 따라 폭넓은 선택이 가능한 워크스테이션은 이 빌딩에서 공을 들인 공간임을 느낄 수 있다.
12:00PM 점심시간만을 기다려요
밥심으로 사는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점심. 어제 메일로 받은 안내 가이드에서는 지하 2층. 심지어 조식도 있다. 이르게 출근한 날이 있다면 가볍게 먹어도 될 듯하다. 조식 금액도 저렴하다. 2,500원. 중식은 5,000원. 직원 전용 앱을 통해 일주일의 식단 체크도 가능하니 좋아하는 음식이 나온다면 그날은 지하 2층은 필참이다.
배달음식이 당긴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12층의 라운지에서 해결하면 그만. 어떤 음식을 먹는지 냄새로만 유추 가능할 정도의 높이의 소파도 준비되어 있으니 안심하고 즐겨도 된다.
다이어트를 시작할까 고민 중이었는데 사내 카페테리아에서 내 다이어트를 반겨주는 것 같다. 기존의 식사 외에도 건강 샐러드 코너까지 준비되어 있는 데에 너무 바빠 든든하게 끼니를 챙겨 먹지 못할 거 같다면 멀리 편의점에 들르지 않아도 될 정도의 밴딩 머신이 비치되어있다.
2:00PM 사무실에 왜 이런 공간이 있어?
입사 동기 한 명이 나에게 갑자기 눈치를 준다. 귀를 살짝 내어주니 사무실에 기가 막힌 공간이 있다고 한다. 17층으로 올라가니 다트 머신과 카레이싱 게임과 셔플보드 그리고 눈 돌아가는 닌텐도와 플레이스테이션까지. 여기가 회사가 맞을까 싶기도 한 광경이다. 이름하여 Fun Zone. 이름 따라 웃음이 나온다.
일하다가 갑자기 누군가가 괴롭혀 머리가 아플 때 피파 한판 정도 하는 삶, 커피 여러잔 마시는 것보단 게임 한판으로 스트레스 푸는 삶, 나쁘지 않을지도? 합법적 월급 루팡. 여기서 거뜬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Fun Zone 옆을 둘러보니 심리상담실이 보인다. “절대 익명, 비밀 보장해드립니다.” 익명으로도 신청 가능하니 머리 터지기 전에 한번 들려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래 16층을 내려가 보면 라이브러리가 있다. 생각보다 회사 내에 머리를 식힐 공간이 많다는 사 실 이에 두근두근 하다. 책을 이 공간, 여기서만 읽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진짜 도서관 같이 퇴근하기 전에 들려 대출하고 반납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읽고 싶은 책이 생겼다면 라이브러리 내의 서치 패드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현재는 2,500권과 정기 간행물들이 책장에 꽂혀있다. 매 달 신작 도서가 50권씩 업데이트된다고 하니 읽고 싶은 신간이 있어도 신청은 잠시 멈춰두고 입고를 기다려야겠다. 아, 도서관 옆에 사내 카페가 있다. 따뜻한 라떼 한잔 챙겨서 나중에 들려봐야겠다. 이 외 내가 편하게 쉴 공간들이 너무나 많다. 머리 식힐 겸 책상에서 일어났다 되려 푹 빠져서 퇴근시간이 늦어지면 어쩌지.
3:30PM 회의를 도대체… 어디서 하나요?
출근 첫날이지만 4시의 회의가 잡혔다. 거창하진 않지만 간단한. 회의를 할만한 공간을 보다 보니 회의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대회의실, 세미나룸, 미팅룸, 오픈 라운지, 그냥 주위만 둘러봐도 5보 걸으면 편안한 소파와 테이블이 비치되어있으니 어디서 하면 좋을까 물어봤더니 그냥 자리에서 회의를 진행한다고 한다. 아, 회의는 꼭 회의실에서 하라는 법은 없지. 오늘 내가 일하는 자리 컴퓨터에서 로그인. 회의실 입장 완료다. 오늘 출근해 인사하지 못했던 재택근무 팀원분들과 온라인 회의에서 인사까지 마쳤다.
내 사무실 공간에서 클릭 하나로 부담스럽지 않은 회의를 시작해보니 땀 삐질삐질 나는 대면회의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던 내 걱정들이 사라졌다. 마치 메타버스에 초대받은 것 같다. MZ세대 같은 이 기분은 뭘까. ‘오히려 좋아’ 일지도 모르겠다.
6:00PM 내일은 굳이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요?
퇴근하려 보니 다들 내일 사무실을 안나온다고 하신다. 연차냐고 자연스레 말을 붙여보니 아니라고 웃으시며 대답하시는 매니저님. 내일 미팅이나 굳이 사무실에 나와서 해야될 일이 없다면 재택근무를 해도 좋다고 하신다. 회사 내 서버를 끌어다 집에서도 자유롭게 업무가 가능하다니. 서울역의 그랜드센트럴 사무실과 경기도의 내 집 안의 사무실, 이렇게 앞으로 내가 일할 공간이 생겼다. 팀장님, 내일은 집에서 출근 도장 찍도록 하겠습니다.
- 에디터
- 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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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캐피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