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올해의 끝판왕 유튜브 5

2022.12.12이진수

끝판왕들만 골랐다. 2022년 올해의 유튜버 다섯 명.

1.솔직함의 끝, 주우재

전국의 내향형+T인간들에게 지지를 받으며, ‘젊은 박명수’로 떠오르고 있는 주우재. 모델 출신의 그가 MZ세대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유는 패셔너블한 일상 스타일이나 시크한 마스크 때문이 아니었다. 유튜브를 개설하고 다수의 스타일링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여왔지만 정작 사람들이 반응을 보인 콘텐츠는 <우재 이런일이>부터였다. 본인과 반대 유형에 해당하는 외향형 친구들이 관심을 요구하며 놀자고 떼를 써도, 기분 나빠하지 않고 유쾌한 타격감(?)을 선사하며 호응해주는 것. 적당한 솔직함과 그 유쾌함을 아는 주우재의 밀당에 정신을 못 차리고 덤비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2.세계관의 끝, 침착맨

결국 방장은 해내었다. 케이팝 세계관에 BTS가 있다면 유튜버 세계관에는 이말년이 있지 않을까? 끝 없는 침소리와 그를 통한 세뇌를 통해 그는 구독자 195만명을 거느리게 되었고 2022년 드디어 침하하 제국을 설립해냈다. 침하하가 무엇이냐. 침하하는 침착맨이 오랫동안 말해왔던 커뮤니티다. 그동안 침착맨 카페를 통해 이뤄졌던 소통을 확장시켜 만든 홈페이지다. 가입자는 배우 박정민부터 앞서 소개한 주우재, 빠니보틀, 통닭천사 등이 있다. 상수동 시절 침착맨을 처음 볼 때만해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앞으로 그는 도대체 어디까지? 그의 미래가 정말 궁금하다.

3.역마살의 끝, 곽튜브

카타르 월드컵 경기가 끝나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곽튜브의 채널에는 바로 영상이 올라온다. 벤투 감독님과 월드컵 16강행 직관한 썰. 6시간의 시차(한국이 6시간 빠르다). 경기가 끝나고 숙소에 돌아와서 잠들기도 바쁠텐데, 언제 편집하고 올리는 걸까? 그는 <바퀴 달린 입>이라는 웹예능에 나와 많은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구독자 116만을 가진 여행 유튜버이기도 하다. 넷플릭스에서 <수리남>이 핫할 때에는 직접 수리남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일본 여행이 가능해지자마자(비즈니스 여행이 가능했을 때) 누구보다 빨리 일본에 다녀오기도 했다. 누군가 궁금해할만한 곳을 발 빠르게 다녀오고, 발 빠르게 편집해서 올리는 것. 초반에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것은 쉽사리 여행으로 선택하지 않는 지역(소련, 카자흐스탄)의 여행 영상이지만, 그가 꾸준히 사랑 받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부지런함과 언제든,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용기 때문이지 않을까?

4.먹방의 끝, 성시경

맛있는 것과 술, 뮤지션과 이야기. 경험이 많은 사람이 추천해주는 음식점은 언제나 기대를 부르는 법이다. 신동엽과 더불어 소주 좋아하기로 잘 알려진 성시경이, 콘서트 전국 투어와 행사, 축가 등으로 전국을 누비며 맛 보았을 식당 리스트는 그래서 궁금했다. 예민한 성대와 귀만큼 혀도 예민할테니 말이다. 2022년 그렇게 시작된 성시경의 ‘먹을텐데’에서 나오는 버거와 맥주집, 국밥집, 중국집.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옆집 형처럼, 오빠처럼(이제는 이런 표현도 쓸 수가 없다) 편안하게 알려주는 곳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이 내가 알던 그 성시경인지 헷갈릴 정도다. 시간 되면 소주 한잔 하고 싶어질 정도로 적당한 꼰대력과 친근한 매력을 뿜어내는, 잘 먹고 잘 부르는 남자 성시경.

5.브랜딩의 끝, 강민경

위트있고, 센스있게 편집하는 유튜버 겸 셀럽은 많고 많지만, ‘강밍굥’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하나 뿐인 다비치 멤버 이해리의 결혼을 이렇게까지 재미있는 예능 시리즈처럼 만들어내다니 그녀의 애정 어린 시선과 스토리텔링 능력이 놀랍다. 다비치로 데뷔 하기 전, 교복을 입고 찍어 올린 얼짱 사진으로 화제가 된 강민경의 셀프 브랜딩 능력. 세월이 흐르고 엔터테이너이자 유튜버가 되어서도 재능을 발휘한다. 혼자서는 반려견 휴지와 함께 하는 매력적인, 브랜드 아비에무아의 디렉터이자 다비치 강민경으로, 또 둘이 함께할 때는 그룹 다비치의 동생이자 강유미,안영미만큼이나 웃긴 만담 듀오로 말이다. 그녀가 만약 결혼을 한다면 유튜브 썸네일과 제목은 어떻게 될까?

    에디터
    이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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