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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과 첫 섹스는 언제가 적당할까?

2023.04.27도날드도

‘선섹후사(먼저 섹스하고 나중에 사귀기)’가 아니라면, 사귀기로 한 다음 어느 타이밍에 섹스를 해야 관계에 좋을까?

자고 나서 만남을 추구하는 ‘자만추’ 파가 아니라면 설레는 썸 단계를 거쳐 사귀고 난 뒤 적당한 섹스 타이밍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거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바로 그날’, ‘사귄지 1달 후’, ’100일 기념 첫 여행을 가서’ 등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좀 다르다.

섹스를 늦게 시작한 커플일수록 관계가 더 돈독

브리검 영 대학교 딘 번스비(Dean M. Busby) 박사가 미국 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의 가족 심리학 저널(Journal of Family Psychology)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첫 섹스를 늦게 시작한 커플일수록 관계가 더 돈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5명의 기혼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현재 배우자와 언제 처음 섹스했는지’, ‘현재 관계에 만족하는지’ 등을 묻고 답을 얻었다. 놀랍게도 사귄 지 1주 차에 섹스를 한 커플의 관계 만족도는 50점, 섹스 만족도는 60점인 반면, 연애 2년 차에 섹스를 한 커플의 관계 만족도는 55점이고 섹스 만족도는 62.5점이었다. 심지어 결혼 후에 섹스를 한 커플은 각각의 만족도에서 67.5점과 72.5점을 기록했다. 특히나 결혼할 때까지 섹스를 기다린 커플은 섹스의 퀄리티도 15% 더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의사소통은 12% 더 높게 평가된 것으로 밝혀졌다.

언어의 소통을 먼저 하게 돼 신뢰 쌓기 가능

딘 번스비 박사는 이러한 결과의 원인을 ‘의사소통’, 즉, ‘대화’에서 찾았다. 섹스를 늦게 시작하면 서로의 관심사를 들여다보거나, 더 밀접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대화의 주제를 다양하게 늘리며 언어의 소통을 먼저 하게 된다는 것. 반대로 섹스를 일찍 시작한 커플은 언어의 대화 보다 몸의 대화에 초점을 맞추기 쉽다. 그만큼 둘 사이의 고민과 불만을 둘만의 언어로 전달하고 오해를 풀기 어려운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거다. 오스틴 텍사스 대학의 사회학자 마크 레그너러스(Mark Regnerus)는 역시 이 연구 결과에 대해 같은 견해를 공유했다. “섹스를 일찍 시작하고 이를 중요시 하는 커플은 안정적인 관계와 신뢰를 쌓는 것을 상대적으로 간과하기 쉽다”고.

물론 연구 결과처럼 ‘결혼할 때까지 참으라’는 것이 답은 아니다. 섹스를 늦게 시작한 커플이 ‘대화의 퀄리티’가 높아진다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기간을 기준으로 첫 섹스 타이밍을 볼 것이 아니라 대화가 잘 통하는 타이밍을 기준으로 삼을 것을 조언한다. 두 사람의 언어가 소통할 때 몸도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에디터
글 / 도날드 도(칼럼니스트)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