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람이 되기 싫어서 착하게 사는데, 그게 오히려 나를 망가뜨리고 있다면? 여자에게도 인기 없다면?
❶ 거절을 공격으로 착각한다

착한 남자는 “아니오”라고 말하면 상대가 상처받을 것 같고, 관계가 망가질 것 같고, 나쁜 남자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에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 느낌은 사실 착각일 확률이 높다. 단순히 착해서 거절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피하고 관계를 잃지 않으려는 마음이 깔려 있는 것이다.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착한 남자는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모든 부탁을 받아들이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즉, 거절은 공격이 아니라 자기 보호다. 상대가 실망하더라도 그건 상대의 감정이지 내가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거절과 거부를 헷갈리지 않아야 한다.
❷ 희생을 자처한다
어떤 일이든 손해 보는 사람이 있다. 주변에서는 ‘니가 착해서 그래’라고 말하며 넘기고 당사자는 ‘배려’라고 포장한다. 좀 심하면 남이 딱히 부탁도 안 했는데 혼자서 큰 부담감을 갖고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한다. 뭐든지 다 들어주었다가 돌아오지 않으면 혼자 가슴앓이하는 사람도 많다. 착한 남자는 자신이 선하고 배려심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면 결국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믿는데, 그 기대가 계속 충족되지 않으면 분노가 된다. 분노가 쌓이면 병이 되기 마련이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손해보는 배려보단 합리적인 분배가 낫다.
❸ 착한 사람 증후군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 불가능을 가능하다고 믿는다면 결국 ‘나’라는 정체성이 사라진다. 진짜 감정을 계속 숨기고 밝고, 긍정적인 태도로 부탁을 모두 수락하면 내가 ‘감옥’이 된다. 이런 행동이 오래 지속되면 거의 모든 관계와 사회적 상황에서, 심지어 낯선 사람이나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착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한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착한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감정을 잘 보여주는 사람이 착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❹ 상대방 의도를 내 기준으로 해석한다

착한 남자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상대도 나처럼 선의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다. 내가 봤을 때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도 ‘분명 이유가 있겠지’라며 넘긴다. 상대가 계속 어려운 부탁을 하는 것도 ‘그럴 만한 사정이 있겠지’라고 해석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비슷한 종류의 답답한 빌런을 본 적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 두 번이면 괜찮지만, 매번 저렇게 넘어간다면 객관적인 판단을 이미 잃어버린 것이다. 상대방의 행동을 내 기준이 아니라 상대방이 실제로 한 행동 그 자체로 보는 메타인지 습관이 필요하다.
❺ 명확한 나만의 경계선이 없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상대방이 침범하는데도 자신은 명확한 기준이 없어 감정의 경계를 잃어버린다. 영화 ‘기생충’에서 박사장에겐 넘지 말아야 할 명확한 선이 있고 그 선을 기택의 가족은 교묘하게 파고든다. 경계가 명확할 때 캐릭터의 행동과 감정이 뚜렷한 것처럼, 나를 지키려면 마음의 경계선 역시 뚜렷해야 한다. 하지만, 싫다는 말을 못 하고, 거절을 어려워하고, 누군가 실망할까 봐 자기감정을 숨기면 버릇이 된다. 마음의 경계선은 상대를 밀어내는 벽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마지노선이다. 절대 서로 넘지 말아야 할 것은 ‘나’라는 기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