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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이 바람을 피운다는 증거 5

2023.06.25주현욱

내 연인이 바람을 피운다는 증거를 모았다. 설마설마했는데, 의심받을 행동만 골라서 하는데 어떻게 의심을 안 할 수가 있을까?

어설픈 이유를 대는 외박이 잦아진다

연애 초반 내가 걱정하는 게 싫다고 술자리도 줄이고 꼬박꼬박 집에 잘 들어갔던 연인의 모습은 옛일. 툭하면 누가 불러내서, 툭하면 무슨 일이 생겨서 자꾸만 외박을 한다. 일이 있어서 외박하는 거라면 별말 안 하지만, 예전엔 아무 일 없이 째깍째깍 잘만 집에 가더니 왜 요즘 들어서 외박할 일이 몰아서 생기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외박을 하면 연락이 뚝 끊기는 것 또한 문제다. 어딘지도 모르는 집에서 연락도 안 된 채 밤을 지새우는 연인은 딱 보기에도 수상하다.

데이트 후 서둘러 집에 가려고 한다

급한 일이 생긴 것도 아니면서 언제부터인가 없던 귀가 본능이 생긴 연인. 집에 보내기 싫어 막차 올 때까지 껴안고 있자고 할 때는 언제고, 지금은 해가 중천에 떠 있어도 이제 빨리 집에 가라며 등을 떠민다. 말로는 피곤해서 집에 간다고 하지만, 이렇게 이른 시간에 집에 갈 사람이 아니란 걸 본인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집으로의 귀가가 아니라 또 다른 약속이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의심이 간다.

다른 이성과 은근슬쩍 비교한다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며 하트 가득한 눈빛은 이제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지나가는 이성, 어쩌다 마주친 이성, 인터넷에서 본 이성, 원래 알던 이성 등 나를 제외한 모든 이성들을 총동원해 나를 깎아내리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듣고 있자니 ‘너 내 애인 맞아?’라는 소리 절로 나올 정도다. 그렇게 내가 마음에 안 들면 네 맘에 드는 사람 만나러 가라고 소리치고 싶을 때 문득 드는 생각, 이미 그런 사람 있는 거 아닐까?

기억을 헷갈려 한다

연인의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다는 건 더 이상 나와의 시간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그것도 나와의 추억이 아닌 다른 기억들과 헷갈려 하기 시작한다면 더더욱 큰 문제다. 분명 이번 주는 나와 데이트할 약속밖에 없다는 걸 뻔히 아는데, 몰래 다른 약속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양다리를 걸치는 연인의 사소하지만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로, 은연중에 다른 누군가와 약속이 있다는 게 티가 난다.

이유 없이 비밀번호를 바꾼다

연인이 바람을 피우는 건 동시에 내가 모르는 비밀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과 같다. 심지어 가장 개인적인 정보들을 담아두는 스마트폰에 비밀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면 지금 다른 사람과 바람을 피운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안 그러던 사람이 갑자기 스마트폰은 물론, 집 비밀번호까지 바꿔 놓는다는 것은 바람피우기의 가장 기초 단계로 의심해 볼만하다. 왜 갑자기 비밀번호를 바꿨냐고 물어보면 괜히 툴툴대며 짜증을 내는 모습도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