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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후반 남자가 워크웨어 쿨하게 소화하는 방법

2026.05.01.조서형, Mahalia Chang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이 파리에서 제대로 된 워크웨어를 입었다. 청청 패션이 코스프레처럼 보이지 않고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이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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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바르뎀은 워크웨어를 입기 위해 지게차 자격증을 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미 20대 바리스타들이 입는 칼하트나, 제이콥 엘로디가 신는 블런드스톤 부츠만 봐도 그 사실은 충분히 증명된다. 하지만 파리에서 그는 한 단계 더 ‘진짜’에 가까운 워크웨어를 보여줬다. 텍사스 목장에서 하루 종일 먼 곳을 바라볼 때 입을 법한, 그런 종류의 스타일이다.

상의는 짙은 블루 데님 셔츠였다. 살짝 주름 잡힌 커프스와 진주빛 버튼의 과하지 않게 세련된 디테일이 들어간 모델이다. 셔츠는 가슴 중간 정도까지 단추를 풀고, 그 안에 화이트 베스트를 레이어드했다. 하의는 스트레이트 핏 데님, 그리고 세월의 흔적이 분명히 남아 있는 브라운 부츠를 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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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타일의 핵심은 ‘진짜로 평소에 입는 옷’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바르뎀이 실제로 이 옷들을 소유하고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다. 협찬으로 잠깐 빌려 입은 옷 같은 분위기가 전혀 없다. 데님 셔츠는 칼라와 커프스, 여밈 부분에 자연스럽게 바랜 흔적이 있고, 원단도 충분히 길들여져 부드럽다. 청바지는 반복된 착용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주름과 흐름이 살아 있다. 부츠는 말 그대로 흙과 스크래치가 묻어 있다. 물론 완전히 러프하기만 한 건 아니다. 손목에는 약 900만 원대에 해당하는 쇼파드 밀레 밀리아 크로노그래프를 착용했다.

이런 아메리카나 워크웨어 스타일인 포켓 데님 셔츠, 힐이 있는 부츠를 신는 것은 우리가 자주 보는 조합이다. 클래식하고, 담백하게 레트로하며, 과하지 않다. 하지만 워크웨어는 하나로 정의되는 스타일이 아니다. 종류는 훨씬 다양하다. 미국만 해도 산업 현장 스타일, 웨스턴 스타일처럼 자수와 요크 셔츠가 들어가는 계열 등 여러 갈래가 있다. 일본에서는 넉넉한 실루엣의 팬츠와 타비 슈즈가 등장하고, 호주에서는 40도 더위에 맞는 카키 반팔 셔츠와 스틸 토 부츠가 대표적이다.

이 모든 워크웨어를 하나로 묶는 공통점은 ‘사용감’이다. 자연스럽게 몸에 길들여진 느낌, 스크래치와 페이딩, 그리고 세월의 흔적. 그렇다고 일부러 옷을 망가뜨릴 필요까지는 없다. 농장에서 일한 시간까지 채워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바르뎀이 보여주듯, 옷은 충분히 길들여졌을 때 훨씬 멋있어진다. 그 과정은 꼭 삶의 현장까지 가지 않아도 브런치 카페에서 충분히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