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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잘 입고 싶다면 절대 입지 말아야 할 ‘이 팬츠’

2025.07.24.조서형, Max Berlinger

테크 팬츠의 역병을 끝내야 한다. 그 누구도 ‘퍼포먼스 치노’를 입고 멋져 보인 적 없다. 이제는 이 느슨하고 합성 섬유로 만든 바지 흉내의 시대를 끝내야 할 때다.

Kelsey Niziolek

최근 몇 년 동안, 이 나라의 평범한 장소들—회의실, 캐주얼 레스토랑, 공항 라운지, 스포츠바 테라스 등—곳곳에서 한 가지 불길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건 바로 일상적인 카키나 치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신축성과 흡습 기능을 갖춘 합성 ‘퍼포먼스 원단’으로 만들어진 테이퍼드 핏의 5포켓 바지들이다. 요가복 같은 소재다. 팬데믹 이후, 이른바 ‘테크 팬츠’는 젊고, 도시에서 잘 나가는 중산층 직장인들 사이에서 사실상의 기본 하의가 되었다. 이 바지들은 마치 ‘플리스 조끼’의 바지 버전이다. 다리용 올버즈. 중산층 회사원들의 개성 없는 복장 일체화를 상징한다.

내가 테크 팬츠에 대해 느끼는 바를 분명히 하겠다: 젠장할 바지들이다. 미끄러운 폴리 혼방 원단과 유치한 고무줄 허리 밴드. 테크 팬츠는 현대 사회가 편안함과 효율성을 지나치게 숭배하는 병적인 증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건 옷의 소이렌트다. 낭만도, 개성도 사라진, 진짜 옷을 흉내 낸 복제품일 뿐이다. 실용적일 수는 있겠지만 생기 없는, 메마른 옷이다.

지금은 멋지고 창의적인 바지의 황금기다. 테이퍼드, 플리츠, 배기핏, 이중 무릎, 크롭… 어떤 스타일이든 다양하게 입고 나를 표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남자들이 요가복을 치노처럼 속여 입는 걸 택한다. 마치 모든 마찰을 없애려는 테크 산업의 철학과도 닮았다. 모든 걸 최적화하고, 효율화해서, 결국 삶의 매력 자체가 증발하는 것처럼.

그런데, 테크 팬츠는 정작 약속한 장점조차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다. 코튼 트윌 바지보다 정말 더 편한가? 린넨보다 통기성이 더 뛰어난가? 나는 다양한 브랜드의 테크 팬츠를 꽤 여러 벌 입어봤고, 그 합성 섬유가 주는 ‘기계처럼 매끈하고 생기 없는’ 촉감에 불쾌함을 느꼈다. 구김이 안 가고, 움직임을 따라 늘어난다? 그건 장점이 아니라 ‘외계인 같은’ 조성 성분의 증거다. 가짜이고 플라스틱 같은 느낌이다. 폴리에스터와 나일론은 말 그대로 플라스틱이니까. 몇 시간만 입어도 나는 양모 같은 천연 섬유의 살갗 같은 감촉이 간절해진다. 참고로 양모는 통기성도 뛰어나고, 기본적으로 방수·방취 성질도 갖췄다.

정말 일반적인 허리 밴드가 그렇게 불편한가? 그렇다면 지금 입는 바지가 사이즈가 안 맞는 걸 수도 있다. 게다가 그 늘어나는 허리 밴드 때문에 테크 팬츠는 ‘늘어지고 흐릿한’ 실루엣을 갖는다. 인간이 디자인한 옷이라기보다, 데이터 포인트로 뭉툭하게 만든 물건 같다. 깔끔하고 무난하게 보이지만, 무미건조하다. 결국 ‘가장 낮은 기준’에 맞춘 대량생산물이다. 실제 문제도 없는데 해결책인 척 등장한 옷.

나는 테크 팬츠를 한 번도 속아본 적 없다. 겉으로 치노인 척 하지만, 그 물렁한 섬유는 한눈에 드러난다. 진한 코튼의 활력도 없고, 우아하게 떨어지는 울 개버딘의 품격도 없다. 길에서 테크 팬츠를 보면, 나는 단번에 당신이 뭘 입었는지 안다. 

옷은 용도에 따라 존재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운동복은 그 목적대로 운동할 때만 입으면 된다. 운동복이 업무복을 흉내내서는 안 된다. 일할 때 입는 옷은, 하루 종일 사무실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요즘 정장 입는 직장인이 드물다곤 하지만, 책상에 앉아 이메일 쓰는 데 굳이 ‘흡습 기능’이 필요한가?

‘운동복 겸 정장’ 같은 옷은 결국 둘 다 제대로 못 해낸다. 물론, 내 외침은 헛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 스타일을 “액티브 캐주얼”이라 부른다. ‘운동복’에서 진화한 새로운 영역이며, 앞으로도 성장할 거라고 한다. 어쩌면 팬데믹은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유행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트렌드는 다시 돌아오기 마련이다. 언젠가는 새 세대의 남자들이 다시 진짜 천, 땀 흡수 안 되는, 단단한 바지의 즐거움을 재발견하리라. 그날이 오길 바란다. 물론 편의성에 의한 테크 팬츠를 입는 일은 자유다. 그러나 개성과 품격을 우리가 잃고 있다는 점, 정작 테크 팬츠가 그렇게까지 편하지도 않다는 점에서 진짜 옷의 아름다움과 구조, 질감을 다시 생각해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