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를 얼려? 더운 여름날 꿀잠자는 수면 전문가 의외의 팁

2026.05.30.조서형, Daphne Bugler, Rebecca Dolan

올여름 첫 폭염이 찾아왔다. 매일 밤, 6시간 이상 푹 자기 위한 생존 전략을 소개한다.

여름을 좋아하는 나는 매년 첫 폭염이 찾아오면 마치 축제처럼 느껴진다. 겨울의 잿빛 하늘과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서 벗어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햇살 아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면 새로운 문제가 시작된다. 바로 땀에 젖은 채 더운 밤을 어떻게 견디며 잠들 것인가 하는 문제다. 런던 수면센터의 조이 고츠 박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마다 적정 체온이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더위를 잘 견디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하죠.”

18도만 넘어도 잠들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여름은 끝없이 길게 느껴질 수 있다. 일부는 돈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실제로 지난 3년 동안 영국에서 에어컨을 설치한 가정 수는 두 배로 늘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침실에 에어컨을 설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용도 문제지만 환경에 대한 부담도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검증된 방법들을 소개한다.

시원한 침실은 아침부터 다르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튼을 닫아두자. 햇빛과 열기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수면 전문 최면치료사 말민더 길은 냉감 매트리스 패드 사용을 추천한다. 침대가 열을 흡수하는 것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침구도 계절에 맞게 바꿔야 한다. 여름에는 더 얇은 이불을 선택하고, 리넨이나 면처럼 통기성이 좋은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침대뿐 아니라 몸도 시원하게 유지해야 한다. “폴리에스터로 온몸을 감싼 거인처럼 입고 자지 마세요.”

잠들기 전 마지막 단계로는 페퍼민트 차 한 잔이 좋다. 페퍼민트는 몸을 시원하게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음을 넣어 마시면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다행인 점도 있다. 더위만 제외하면 여름은 오히려 수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고츠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낮에 자연광을 더 많이 쬐고, 야외 활동도 늘어나고, 전반적으로 삶을 더 즐기게 되니까요.” 다만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여름철 음주는 예외다. 수면 전문가들은 이를 추천하지 않는다.

기술의 도움을 받아라

평소 여름에도 잘 자지만 폭염이 2주 정도만 지속된다면, 다크서클을 감수하고 버티는 것도 방법이다. 그래봐야 2주면 끝나니까. 하지만 매년 5월부터 9월까지 잠을 제대로 못 잔다면 기술의 도움을 고려할 만하다. 핵심은 좋은 선풍기다. 비록 1년에 몇 달밖에 사용하지 않더라도 좋은 제품에 투자하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다이슨 같은 청소기 브랜드들이 선풍기 분야에서도 강세를 보인다. 다이슨 퓨리파이어는 냉풍과 온풍 모두 사용할 수 있어 여름 외 계절에도 활용도가 높다. 샤크 플렉스브리즈는 강력한 풍량을 자랑하며 최대 24시간 무선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공간 자체를 식혀주는 미스트 기능도 제공한다.

진짜 효과 좋은 응급 처방

새벽 2시, 더위 때문에 잠은 오지 않고 해 뜰 시간은 점점 가까워지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그 시간에 침구를 새로 살 수는 없다. 고츠 박사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베갯잇을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사용하는 방법으로 효과를 본다. 더 간단한 방법도 있다. 길은 손수건이나 작은 수건을 찬물에 적신 뒤 목 뒤에 올려두라고 조언한다. 차가운 샤워도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전문가들의 권장 방법은 의외로 미지근한 샤워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면 몸은 스스로 체온을 낮추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을 도와주는 셈이죠.” 고츠 박사의 설명이다. 그녀는 실제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더위가 수면 문제의 유일한 원인인 경우는 드물다고 말한다.

“더위도 분명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불면증은 스트레스, 걱정, 불안, 그리고 수면 문제를 해결하려고 사람들이 시도하는 여러 행동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여름일수록 기본적인 수면 습관이 더욱 중요하다. 멜라토닌을 활용하고, 명상을 하고, 잠들기 전 카페인과 전자기기 사용을 줄이는 습관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침구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

전문가들은 밤사이 과열을 막아주는 침구에 투자할 것도 권한다. 심바의 하이브리드 이불은 분리 가능한 여름용 경량 이불을 제공해 계절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체열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는 매트리스와 통기성이 좋은 리넨 시트를 함께 사용하면 더욱 쾌적한 수면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길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한다. “극심한 더위는 우리가 평소 겪는 문제들을 더 크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헤어진 연인을 잊으려 하는데 여름밤이 너무 더워 잠을 못 잔다면, 머릿속은 어디로 향할까요? 결국 그 사람 생각을 하게 되겠죠.”

확실히 여름에 어울리는 분위기는 아니다. 시원하게 지내면서 하루 8시간의 수면을 확보하자. 적어도 앞으로 몇 달 동안은 베갯잇을 냉동실에 넣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지 모른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여름이 너무해'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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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phne Bugler, Rebecca Dolan
출처
www.gq-magazine.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