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매된 킹 크룰의 <6 feet beneath the moon> LP는 좌우로 쫙 펼쳐 열 수 있다. 흔히 말하는 게이트폴드 형식이다. 거기엔 모두 흰색과 검정색뿐이다. 그의 음악도 썩 밝진 않다. 오히려 무채색에 가깝다. 의외의 악기들로 빈틈없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신통하지만, 노래를 한다기보다 그저 말을 던지고 먹고 또한 힘껏 내치는 듯한 보컬이야말로 새롭게 들린다. 2013년을 마감하는 매체별 연말결산에서 그의 음반은 최상위권에 있었다. 그리고 해가 바뀌자마자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듯 수록곡 ‘A Lizard State’의 뮤직비디오를 내놓았다. 뮤직비디오를 찍은 제이미-제임스 메디나 감독과 킹 크룰은 곡 인트로의 전화벨 소리에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다이얼 M을 돌려라>를 떠올렸고, 뮤직비디오의 도입부에 히치콕의 모습을 삽입했다. 뮤직비디오는 레코드 커버처럼 역시나 흑백이다. 킹 크룰의 목소리만큼이나 유일한 영상임에 틀림없다.
King Krule ‘A Lizard State’
- 에디터
- 유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