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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바다의 렉서스 ES300h

2015.11.06GQ

밤에 나서는 드라이브는 멀리 향할수록 좋다. 렉서스 ES300h를 타고, 금요일 밤에 바다를 보러 갔다.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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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XUS ES300h

엔진 2,494cc 직렬 4기통 + 전기 모터

변속기 무단 자동 CVT

구동방식 전륜구동

최고출력 203마력(엔진 158마력 + 전기 모터 145마력)

최대토크 21.6kg.m

공인연비 리터당 16.4킬로미터

가격 5천1백80만~6천3백70만원

렉서스 ES300h의 안락은 인테리어로부터 기인한다. 질 좋은 가죽과 나무를 번갈아 쓰다듬으면서 핸들을 잡을 때나 손가락 끝으로 섬세한 바느질을 느끼는 순간, 어떤 다이얼을 돌려 볼륨을 높이는 그 부드러움 덕에 혼탁했던 머리가 다 맑아지기도 했다. 렉서스 우드 트림에 쓰는 나무의 이름을 ‘시마모쿠’라고 한다. 총 38일 동안 67단계의 공정을 섬세하게 거쳐야만 렉서스의 실내를 장식할 자격이 생긴다. 6단 자동 무단 변속기가 2.5리터 가솔린 엔진의 힘을 부드럽게 전하고, 시속 40킬로미터까지는 전기 모터의 힘으로만 달릴 수 있다. 노멀, 에코, 스포트 모드의 격차는 또렷하고 극단적이다. 고요하고 부드럽다가도, 가슴이 서늘해질 만큼 달릴 수 있는 차라는 뜻이다. 기어봉 오른쪽의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는 지금껏 경험한 어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보다 편리하다.

렉서스 ES300h의 강렬한 인상은 이 헤드램프와 스핀들 그릴로부터 비롯된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날카롭고 과감한 선의 조합인데, 실제로 보면 그저 단단하고 조화롭다.

뒷모습에도 스핀들 그릴의 모양이 음영으로 형상화돼 있다. 리어램프에는 두 개의 빨간색 L이 겹쳐 있다. ‘LEXUS’의 ‘L’이다.

옆모습은 이렇게만 봐도 온화하고 유려하다. 곡선과 곡선이 평행을 이루고, 부드러움과 강함이 고요하게 섞여 있다. 정숙하고 안정적인 비례와 다소곳한 면이 고요하게 조화를 이룬다.

익스테리어의 디자인 언어가 인테리어에도 그대로 이어져 있다는 걸 대시보드 디자인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놀라운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다.

기어봉 오른쪽이 컴퓨터 마우스를 닮은, ES300h의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다.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말 편리하고, 모든 조작이 상쾌하다. 이 은은한 우드 트림이 렉서스가 쓰는 시마모쿠다. 단어 그대로 ‘줄무늬 나무’라고 하기에는 그 색깔의 깊이와 면의 광택, 부드러움의 정도가 독보적으로 곱다. 숲의 마음과 장인의 실력이 이 안에 있다.

 

렉서스 ES300h와 멀리 떠나는 여행

부드러움과 강함, 나긋함과 단호함이 이렇게까지 적절한 비율로 섞인 차가 또 있을까? 모두 잠들었을 때 실내에선 숨소리만 들렸다. 가속페달을 그렇게 깊숙이 밟아 달릴 때도 잠들었던 승객 중 누구도 깨지 않았다. 그런 순간 운전석에 앉은 사람의 뿌듯함, 모두를 편안하게 책임지는 것 같은 어른의 마음…. 렉서스는 승객을 총체적으로 배려할 줄 안다. 손님을 환대하고 대접하는 일본 특유의 마음가짐을 의미하는 말,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를 자동차에 형상회한 결과가 바로 렉서스다. 오른손으로 기어봉 옆에서 조작하는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는 정말이지 편리하다. 손목을 얹는 부분의 가죽과 스티치야말로 고급스럽고, 컴퓨터 마우스와 닮아서 친숙하기까지 하다. 도톰한 가죽과 부드러운 곡선의 각도야말로 섬세하게 계산된 결과라는 걸, 손목을 얹는 순간 깨달을 수 있다. 이토록 작은 세부에서도 렉서스만의 우아한 정서, 각별한 기품을 느낄 수 있다. 서울을 벗어나 몇 시간이나 쉬지 않고 달렸는데 전혀 지치지 않은 채 창문을 열고 바닷바람을 맞는 기분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길 위에서, 렉서스는 운전자와 승객을 조용하게 배려하고, 최대한 피로하지 않게 돕는다. 몸이 피로해질 수 있는 진동, 마음이 지칠 수 있는 소음도 ES300h의 실내를 파고들 틈이 별로 없었다. ES300h는 무단 변속기와 가솔린 엔진, 전기 모터를 조합한 하이브리드다. 시속 40킬로미터까지는 전기 모터의 힘으로만 침묵하듯 달릴 수 있다. 6단 자동 무단 변속기는 2.5리터 가솔린 엔진의 힘을 변속 충격도 없이, 꾸준하고 부드럽게 잇는다. 아무 소리도 없이 ‘스르륵’ ES300h의 차체가 움직일 때, 이토록 나긋한 미래와 조우하는 것이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멀리 가고 싶어지는 금요일 밤이었다. 도시의 번잡함으로부터 완벽히 떨어져서, 밤의 고속도로와 새벽 바다, 오후의 방파제와 해 질 녘의 숲을 렉서스 ES300h를 타고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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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정우성
    포토그래퍼
    민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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