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서쪽 해안 도시 바르베리에 가면 라브루켓의 시작과 현재가 있다. 척박한 환경에서 태어난 스킨케어 브랜드답게 태양을 찾아 지구를 헤매는 자, 서퍼, 어부처럼 진짜 좋은 제품이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 쓴다. 설립자 맛스 요한손과 여름과 가을을 사이에 두고 편지를 주고받았다.
라부르켓을 직접 보고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 세상이 인정해주는 것, 사람들이 가치를 공유하고 동시에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건 진짜 멋진 일이다.
어떻게 라부르켓을 시작했나? 2009년 말에 시작했는데 그땐 작은 규모, 집 근처, 전통적인 가치 위에 세워진 발전된 기술이 대유행이었다. 그 당시 아트, 스킨케어, 전통, 라이프스타일을 탐험했다.
공동 창립자인 아내 모니카는 어떤 사람인가? 모니카는 도예가지만 패션 분야에서 크리에이터와 비주얼 머천다이저로도 일했다. 라브루켓을 시작했을 때 직접 기능적인 테이블과 홈웨어를 만들었다. 모니카는 손을 움직여 뭔가 만들거나 정원 일을 하며 자신을 표현한다. 모니카의 놀라운 점은 고객의 행동을 면밀히 살피고 다가올 큰 변화를 예견한다는 점이다. 그것도 놀라운 순간에.라브루켓의 뜻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었나? ‘작은 찰흙 작업실’을 의미하는 ‘Lilla Lerbruket’으로 시작했다. 모니카가 비누 접시를 만들었는데, 마음에 드는 비누를 찾을 수 없어 우리가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비누와 비누를 위한 접시를 스톡홀름 디자인 페어에 선보이며 ‘작은 작업실’이란 뜻의 ‘Lilla Bruket’으로 브랜드 이름을 바꿨다. 그리곤 더 짧게 라브루켓 L:A BRUKET이라 줄였다.
라브루켓은 진짜 멋진 패키지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 기능적 단순함으로 응축되는 스칸디나비안의 유산이다. 매혹적인 미국의 기준들을 더하고 좋아하는 갈색, 베이지, 밝은 회색, 검정색을 사용했다. 항상 기능적인 면을 우선시한다. 천연 성분이 상하지 않도록 많은 제품을 갈색 병에 담고, 욕실 바닥에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게 만든다.
라브루켓을 만들 때 영향을 받은 문화가 있나? 누구든 자신이 사는 곳과 그곳의 문화에 강렬한 영향을 받는다. 메마르고 거친 해안과 건강, 해초를 사용한 목욕, 카테갓 해협(스칸디나비아 얼음 덩어리가 만든 스웨덴과 덴마크 사이 해협) 낚시. 처음부터 환경은 나 자신과 브랜드에겐 물리칠 수 없는 어떤 것이다.
스웨덴의 서쪽 해안 생활은 어떤 걸까? 일반적인 스웨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를 차분하고 겸손하게 바라보며 자연과 강한 연대감을 느낀다. 모든 건 삶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강한 바람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후려치듯 내리는 비, 태양, 소금, 해초로 기억되곤 한다. 어부와 서퍼부터 태양을 찾아 헤매는 자들, 건강에 열렬한 팬들까지 모두에게 매력적인 장소다. 이 얘기라면 끝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서핑을 좋아하나? 폭풍 치는 바다의 일부가 되는 감각. 설명하기 힘들지만 이 단순함은 아드레날린 폭격을 동반한다. 서핑은 명쾌하게 삶과 회사의 미스터리를 풀어준다.
브랜드에 대한 설명에서 쿠어바드라는 생소한 단어를 들었다. 자세하게 설명해줄 수 있나? 쿠어바드는 치료 목적의 스웨덴식 스파다. 스웨덴 서부 지역은 수백 년간 바다 소금 목욕이나 해초 목욕을 해왔다. 칼바드휴스(냉수욕장)는 화요일엔 남자, 수요일엔 여자가 이용한다. 이렇게 사우나를 공유하고 차가운 바닷물에 몸을 담근다. 쿠어바드 중 가장 유명한 건 해초 목욕이다. 소금을 넣은 뜨거운 물에 말린 해초를 20분간 담그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걸 욕조에 부은 다음 뜨거운 물과 바다 소금으로 채운다. 20분간 해초로 몸을 문질러 마사지하며 휴식을 즐긴다. 바다 소금은 뜨거운 물과 만나 피부를 깨끗이 만들어주고, 해초의 영양분이 몸에 흡수된다. 욕조 밖으로 나와서 샤워를 하거나 타월로 몸을 말려서는 안 된다. 얇은 막이 남아 몸이 치유되도록 기다린다. 30분 정도 자연스럽게 몸을 말린 후 샤워하면 끝. 그리고 욕조에 남은 해초는 채소 재배 상자나 꽃에 거름으로 사용한다. 내가 본 가장 좋은 비료 중 하나라서.가장 최근에 생긴 매장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 가장 최근에 문을 연 매장은 스웨덴 스톡홀름 SOFO 지역에 있다. 건물을 지을 때부터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는 소금물이 매장에 흐르게 하는 거였다. 라브루켓의 절제된 방식과 잘 어울린다. 강하고 정직하지만 겸손해 보이니까. 스톡홀름에 온다면 꼭 방문해보길 바란다. 주변 지역이 진짜 멋지니까.
라브루켓은 생산된 순서대로 번호가 붙는다. 총 몇 개의 제품이 있나?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번호는 무엇인가? 현재 171번 제품까지 나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번호는 두 개다. 이 둘 없이는 살 수 없는 제품들이다. 하나는 147번으로 수염을 정돈해주는 월계수잎 오일이다. 끈적임도 적고 흡수가 빠르며, 티셔츠나 셔츠에 얼룩이 지지 않는다. 두 번째는 146번 월계수잎 애프터 셰이브 밤이다.
실제로 하루에 몇 가지 제품을 사용하나? 먼저 말한 제품 두 개와 94번 보디 워시, 154번 비어드 워시, 86번 샴푸, 168번 아이크림 정도.
좋아하는 도시는? 스톡홀름과 뉴욕은 언제든 가고 싶다. 최근엔 불가해한 매력을 지닌 이스탄불.
옷에 관한 취향이 좋다. 패션을 좋아하나? 오래전 데님 브랜드에서 일했다. 직물에 대한 감각, 미세하게 다른 인디고 염색 방법들, 옷감을 자르는 방법,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진의 모양에 대해 알게 됐다. 데님을 진짜 좋아한다. 작업복과 유니폼의 전통과 기능성에 매료된 상태랄까.
지금 입고 있는 옷은 무엇인가? 내가 직접 디자인하고 일본 쿠라보(일본의 유명한 데님 원단 회사) 데님으로 만든 워커 블레이저, 야드 ETC의 정원사용 데님 모자, 스웨덴의 워크웨어 브랜드 클래스-예란의 광부용 셔츠, 무인양품 티셔츠, 에드윈의 셀비지 진 Ed-55, 스프링필드의 운동화.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은 어떤 것들인가? 모치바, 그루브 아마다, 띠버리 코퍼레이션, 브랜드 뉴 헤비스. 스톡홀름 라브루켓 매장엔 ‘L:A BRUKET STORE II STHLM’을 틀었다. 스포티파이(유럽의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들을 수 있다.
- 에디터
- 오충환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L:A BRUKET
- 일러스트레이터
- 조성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