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항법 태양계를 벗어나려면 예산 또는 물리학 그 자체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빠른 물건은 헬리오스2라는 탐사선이다. 현재 헬리오스2는 작동 정지 상태다. 하지만 소리가 우주를 건너 올 수 있다면, 헬리오스2가 태양 주위를 시속 15만7천 마일(약 25만 킬로미터)이 넘는 속도로 휩쓸며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총알보다 거의 100배나 빠른 속도이다. 하지만 이 정도 속도라고 해도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 항성인 알파 센타우리까지 약 1만 9천 년이 걸린다. 우주선 안에서 여러 세대가 태어나야 한다. 늙어 죽기 딱 알맞은 곳이 될 텐데 누가 우주로 가려고 할까? 시간을 이기려면 힘이, 그것도 많은 힘이 필요하다. 목성에서 헬륨3를 핵융합을 일으킬 만큼 넉넉히 채굴하면 어떨까? 물론 핵융합 엔진을 개발한 다음에 말이다. 물질-반물질 소멸이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이처럼 난폭한 입자를 충돌시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지구 위에서는 절대로 하고 싶지 않네요.” 신기한 우주선들을 연구하는 나사의 고등개념연구소에서 기술지원을 맡고 있는 레스 존슨이 말했다. “심우주에서 해야죠. 사고가 발생해도 대륙 하나가 침몰하지 않으려면 말이죠.” 너무 심한가? 태양광은 어떨까? 텍사스의 면적만한 돛만 있으면 된다. 훨씬 더 점잖은 방법은 우주의 근본 원리인 물리학을 손보는 것이다. 이론상으로 존재하는 알쿠비에레 항행법에 따르면, 우주선 전방의 공간을 압축시키고 후방의 공간을 확장시키면 그 사이(우주선의 위치)의 물체가 사실상 빛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알쿠비에레 방정식을 수정하면 되돌아오는 길을 단축시키는 항성간 지하철이라고 할 수 있는 크라스니코프 통로가 도출된다. 그럼 이제 출발만 하면 되는 걸까? 하지만 아직 이르다. 모든 이론적 매듭을 풀려면 대형 강입자 가속기 같은 곳에서 연구하는 아인슈타인 같은 과학자들이 더 많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발견이 당연히 일어날 수 있죠.” 존슨이 말했다 “하지만 그런 발견이 갑자기 일어나기를 기대할 수는 없어요.” 유레카를 외치려면 그 발견에 맞는 예산이 필요하다. 나사에 더 많은 돈이 필요한 이유다.
몇 십 년 전, SF 작가인 킴 스탠리 로빈슨은 인구 과잉과 한계에 도달한 지구를 떠난 과학자들이 건설한 화성의 미래 가상세계를 그린 적이 있다. 그의 화성 3부작은 태양계의 식민지화에 관한 설득력 있는 가설이 되었다. 하지만 과학 이야기를 접어두면, 인류는 왜 우주로 가야 할까? 인간의 영혼에 자리잡고 있는 탐험의 욕구(개척 정신과 영역 확장)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과학자들은 더 이상 개척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는다. “20~30년 전에는 개척 정신이 언급되곤 했죠.” 나사에서 탐사 우선순위의 선정에 자문을 맡고 있는 하이디 해멀이 말했다. 지난 7월에 뉴호라이즌 탐사선이 명왕성을 주위를 통과했고, 그녀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태양계에 있는 모든 형태의 환경을 적어도 한 번은 탐사했죠.” 인간은 먼 곳의 지질학을 연구하려고 먼지 속을 계속해서 파고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로봇이 그 일을 대신 할 수 있게 된다면, 아마 그만둘 것이다. 영역 확장은 어떨까? 역사가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서부 확장은 광폭한 토지 수탈이었다. 그리고 위대한 탐험가들은 대부분 자원이나 보물을 찾아 서부로 갔다. 인간의 방랑벽은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의지에 따라서만 모습을 드러낸다. 물론, 임박한 지구의 파괴는 어떤 동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 지구의 자원이 고갈되면 소행성대 채굴이 갑자기 합리적으로 보일 것이다. 기후가 변하면 우주는 인류에게 공간(그리고 다른 모든 것)을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사고 방식이다. “이러한 발상은 도덕적 해이를 낳죠.” 로빈슨의 말이다. “사람들은 인간이 지구를 엉망으로 만들면 언제든지 화성이나 다른 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죠. 그건 치명적이에요.” 그의 최근작인 < 오로라 >는 다시금 태양계 너머로의 정착에 관한 설득력 있는 가설(아마 인간에게 는 불가능할 것이다)을 제시한다. 현재까지는 지구가 우주에서 살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이 행성을 떠나게 된다면, 불가피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원하기 때문이어야 한다.
- 에디터
- 닉 스탁튼(Nick Stockton), 아담 로저스(Adam Rogers)
- 포토그래퍼
- DAN WIN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