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 탈모도 치료가 가능할까? M자와 O자 탈모 중 무엇이 더 심각할까? 탈모 약의 부작용은 사실일까? 발머스 한의원 노원점 지유진 원장에게 탈모에 대한 모든 것을 물어봤다.
1. 20, 30대 환자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병원을 찾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20, 30대 연령층이다. 탈모는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인지 탈모 징후가 보이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출퇴근길에 전철 안의 젊은 남성들을 눈여겨 보면 대부분 탈모 증상이 보인다.
2. 자신이 탈모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나? 본인이 봤을 때 예전보다 숱이 적어지고 모발의 굵기도 가늘어졌다고 느낀다면 대개 탈모 초기다. 주변 사람이 인지할 정도라면 탈모 증세가 중기로 진전됐다고 볼 수 있다. 스스로 정말 탈모인지 직관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모발의 굵기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뒷머리의 모발과 탈모가 의심되는 부위의 모발 굵기를 비교해 보면 된다. 집게 손가락으로 각 부위의 머리카락을 비벼서 확인한다. 뒷머리의 모발은 현재의 몸 상태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건강한 모발이다. 그에 비해 탈모가 의심되는 부위의 모발 굵기가 현저히 가늘다면 탈모 증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두 번째는 실제로 머리카락이 빠지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머리를 하루 동안 감지 않은 상태에서 머리카락 60가닥 정도를 두피가 아프지 않은 수준으로 잡아당겨본다. 이때 6가닥(10퍼센트) 이상의 머리카락이 빠진다면 탈모가 맞다.
3. 유전으로 인한 탈모는 막을 수 없다는데 사실인가? 유전적 탈모로 인해 빠진 머리카락을 되살릴 수는 없다. 다만 막을 수는 있다. 유전적 탈모는 M+O 형태로 발현한다. 먼저 이마 쪽의 헤어 라인이 M자로 넓어지고, 그 다음 정수리의 모발이 O자로 동그랗게 빠진다. 일반적으로 M+O 둘 중 한 가지 증세가 먼저 시작되는데, 치료를 하지 않으면 두 가지 탈모 모두 겪게 된다. 따라서 유전적 탈모는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4. 유전적 탈모가 시작되는 시기는 언제인가? 사람들이 한 가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유전적 탈모는 20, 30대부터 나타나지 않는다. 유전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빠지는 시기는 40대 이후다. 간혹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발현이 더 빠른 경우도 있지만, 20, 30대에 탈모를 앓고 있다면 대부분 후천적 요인으로 봐야 한다. 후천적 요인으로 인한 탈모는 치료가 가능하니 좌절하지 않길 바란다.
5. 앞에 언급한 M자와 O자 탈모 중 무엇이 더 심각한가? M자형 탈모다. M자형 탈모는 모근이 파괴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M자형 탈모는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느껴지면 그 즉시 치료를 해서 탈모 부위가 넓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다만 O자형 탈모는 솜털이 한 가닥이라도 남아 있다면 되돌릴 여지가 있다.
6. 후천적 탈모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후천적 탈모를 일으키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두피 열이다. 두피는 몸에서 체온이 가장 낮아야 하는 부위다. 그러나 손으로 두피를 만져봤을 때 열감이 느껴진다면 두피 열이 존재하는 거다.
7. 두피 열을 높이는 생활 습관은 무엇이 있는가? 너무 당연한 말이긴 하지만 딱 세 가지다. 부족한 수면 시간, 야식, 술과 담배다. 먼저 두피는 자는 동안 열을 밖으로 내보낸다. 그러나 잠을 자지 않으면 열이 두피에 모이기만 하고 빠져나가지 못한다. 그리고 야식은 M자형 탈모와 깊은 연관이 있다. 통상적으로 머리 앞 부위에 열이 많은 사람은 식습관에 문제가 있다. 이런 사람들이 야식을 먹으면 이마 쪽에 과도한 열이 모이면서 탈모로 이어진다. 술과 담배는 두피 열을 높일뿐더러 활성산소의 비율을 증가시켜 노화를 촉진한다. 탈모는 질병이라기보단 노화의 한 가지 현상이다. 술과 담배가 노화를 앞당기는 주범이라는 사실은 따로 설명하지 하지 않아도 알고 있을 거다.
8. 헤어 스타일링을 위한 왁스나 젤이 탈모를 일으킬 수 있는가? 헤어 제품 자체가 탈모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단, 잠자리에 들기 전 왁스나 젤을 깨끗이 씻어내지 않으면 이것들이 모공을 막고 두피 환경을 악화시켜 탈모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염색과 펌에 사용하는 화학 약품도 모발을 가늘게 만들고, 민감성 두피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9. 탈모 약은 성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데 사실인가? 탈모 약의 주요 성분은 프로페시아, 아보다트 둘 중 하나다. 두 가지 모두 전립선 치료를 위해 개발됐다. 이후에 탈모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유전으로 인한 탈모 환자에게도 처방 중이다. 다만 탈모 약에 여성 호르몬이 첨가돼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쉽게 말해서, 탈모 약은 남성 호르몬이 탈모로 이어지는 길목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 단계에서 발기부전, 우울증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머리 숱이 적어진 것 같은데 한 번 먹어봐야겠다’는 1차원적인 생각으로 탈모 약 복용을 결정하는 건 옳지 않다. 탈모 약은 유전적 탈모 환자에 한해서 전문의 상담 후 복용하길 권한다.
10. 집에서 쉽게 해 볼 수 있는 탈모 예방 방법은 무엇이 있는가? 두 가지를 추천한다. 먼저 족욕은 체열 순환을 돕고 두피 열을 내려준다. 따뜻한 물(약 40도)을 받아둔 세숫대야에 발을 담그고 얼굴에 땀이 촉촉하게 날 때까지 앉아 있으면 좋다. 이때 하체에서 발생한 열이 두피를 통해 밖으로 배출되면서 두피 열 또한 내려간다. 또 한 가지는 십선혈 요법이다. 열 개의 손가락 끝으로 두피를 두드려주기만 하면 된다. 손가락 끝이 약간 아플 정도로 약 5분 간 실시한다. 십선혈 요법은 두피의 열을 내리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11. 탈모 치료에 필요한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의학적으로 모발 세포가 변화하는 주기를 6개월 정도로 본다. 따라서 탈모 치료는 최소한 6개월이 걸린다고 생각해야 한다. 탈모는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니, 지금 조금이라도 탈모 징후를 느낀다면 탈모 전문의와 상담하길 권한다.
- 에디터
- 이재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