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한겨울에 신는 방한 부츠

2017.12.18황혜인

롱패딩에 이어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나 신을 법한 방한 부츠가 유행이다. 확실히 이번 겨울에는 멋 부리느라 감기 걸릴 일은 없겠다.

‘잘 생겼다’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부츠다. 겉감은 고급스러운 소가죽 스웨이드를, 아웃솔은 가벼운 비브람솔을 사용했다. 일본 브랜드 디럭스와 일본 스니커즈 브랜드 RFW와의 협업 제품으로 디자인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어떤 바지와 입어도 두루 잘 어울리겠지만, 워싱 없는 데님 팬츠의 밑단을 두껍게 접어 올려 입고 이 부츠를 신으면 가장 예쁘다. 67만9천, 디럭스 by 스컬프.

 

팀버랜드가 부츠를 잘 만든다는 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물에 젖지 않는 겉감과 오래 신어도 편안하도록 쿠셔닝 처리한 인솔 그리고 발목을 감싸주는 패드까지. 이런 섬세한 디테일에서 40년이 넘도록 부츠를 만들어 온 그들의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을 거다. 특히, 이 부츠는 겨울용으로 눈이나 비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아웃솔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 게 특징이다. 23만8천원, 팀버랜드.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 엔지니어 부츠는 영화 <위험한 질주>에서 배우 말론 브란도가 신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극 중에서 오토바이 족의 두목으로 나오는 말론 브란도는 모터사이클 재킷과 데님 팬츠 그리고 엔지니어 부츠로 반항적인 청년의 상징적인 패션을 선보였다. 튼튼하고 단단한 레드윙의 엔지니어 부츠는 워크웨어를 즐겨 입는 남자들에게 추천한다. 넉넉한 바지 안으로 부츠를 넣어서 신으면 멋스럽다. 40만원대, 레드윙.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만드는 겨울 부츠의 기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코오롱스포츠의 이 부츠는 기능도 디자인도 아쉬울 것 없어 겨우내 매일 신을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프레쉬 큐프러스(Fresh Cuprus) 기술로 향균 기능을 더한 것은 물론이고 냄새까지 잡았다. 이 부츠라면, 발 냄새 때문에 얼굴 붉힐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24만원, 코오롱스포츠.

 

솔직히 파라부트의 신발은 비싸다. 하지만 파라부트의 신발을 한번 신어보면 그 값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할 거다. 십여 년을 신어도 끄떡없는 파라부트의 튼튼하고 견고한 고무 밑창은 겨울에 파라부트를 신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겨울 부츠임에도 발 볼이 좁아 통이 좁은 바지에도 잘 어울리고, 투박하게 생긴 외형에 비해 생각보다 가볍다. 64만9천원, 파라부트 by 유니페어.

 

발목 위로 올라오는 남성용 부츠는 흔하지 않다. 있다고 해도 괜찮은 디자인의 부츠는 찾기 힘들다. 슈퍼콤마비의 부츠는 발목 위로 거뜬하게 올라와 따뜻하고, 지퍼가 달려있어 신고 벗기에도 편하다. 카키색 스웨이드 가죽 부츠라 무채색 신발들 사이에서의 존재감도 확실하다. 부츠 안에 통이 좁은 바지를 넣어 입어보자. 이 부츠를 색다르게 신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30만원대, 슈퍼콤마비.

 

이 부츠를 기억하는가? 사실, 방한 부츠의 원조는 어그 부츠다. 한국에서는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배우 임수정이 신고 나와 유행하기 시작해, 한때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의 전 국민이 이 부츠를 신었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신발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양털 소재로 만든 최고의 방한 부츠일 거다. 방한 부츠가 유행하는 틈을 타 다시 신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10만원대, 어그.

    에디터
    글 / 황혜인 (컨트리뷰팅 에디터)
    포토그래퍼
    송봉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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