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기쁨의 유의어는 그리움

2021.03.13GQ

여덟 명의 사진가에게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는 순간을 보내달라 전했다. 기쁨의 유의어는 그리움이었다.

2018년 9월,
늦은 휴가차 렌터카를 타고 마르세이유를 여행하다 르 코르뷔지에가 건축했다는 위니테 다비타시옹에 들렀다.
입구에서 옥상 정원에 올라갈 때까지 사람 한 명 볼 수 없이 고요했는데,
어디선가 경쾌한 발걸음의 금발 꼬마가 날아오듯 나타났다.
이 사진을 보면 그날의 더할 나위 없던 날씨와 여유가 아직도 생각난다.
꼬마의 발바닥과 꼭 쥔 주먹이 킬링 포인트.
신선혜

2018년 5월,
조카와 함께 간 어느 관광지 식당.
산채비빔밥이 나올 때까지…, 멋지고 여유롭게 기다리기.
목나정

지금은 언제 내가 저기 있었나 싶을 정도로 멀어져버린 해외로의 휴가,
하루 종일 서핑에 물놀이에 드라이브에 맛있는 것 먹고 돌아다니다가 숙소에서 맞이한 불꽃놀이,
이런 날이 다시 올까?
JDZ Chung

New York City, April 2017.
비 온 뒤 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 학교 간 딸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면서
동네를 어슬렁거리다 마주한 풍경. 저 멀리 나 같은 엄마, 내 딸 같은 딸들이 하나 가득이다.
수다 떠는 흔한 동네 풍경이 이제는 낯설다.
강혜원

2018년 6월,
어시스턴트 시절 스페인 말라가 출장 일정을 끝내고 공항에서 본 열기가 생생한 허벅지.
동행한 에디터가 건네준 팩을 올려두었다. 웃기고 아프고 시원한 기억.
김신애

2018년 4월 LA.
영혼의 친구들과 긴 휴가를 보내기 위해 찾은 미국에서의 밤.
김희준

2019년 여름,
블랙 록 시티 Black Rock City가 불타오르기 전 마지막 밤.
박종하

Spanish Steps, Rome 2017.
뜨거운 여름날 로마에 모인 관광객들의 사진은 행복 그 자체다. 모여 있는
사람들만 봐도 스트레스인 요즘과 대조되게 말이다.
곽기곤

    피처 에디터
    김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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