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밥 먹기 싫어지게 만드는 유형 8 | 지큐 코리아 (GQ Korea)

같이 밥 먹기 싫어지게 만드는 유형 8

2022-11-04T14:52:05+00:00 |food, relationship|

다른 건 다 좋은데 왜 항상 같이 밥만 먹었다하면 이 사람에게 정이 떨어질까? 직접 그걸 겪어본 사람들이 솔직하게 본인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있던 정도 떨어지게 만드는 식사 예절 밉상 유형들을 공개한다.

쩝쩝 소리를 낸다
이들은 본인의 윗 입술과 아랫 입술이 오랜 시간 닿아 있으면 혹시 전기라도 통하는 걸까? 입을 다물지 않고 음식을 씹는 버릇 때문에 “쩝쩝”소리가 상대방의 귀에 들릴 정도로 크게 난다. 이 쩝쩝 소리는 처음부터 의식을 안 하면 식사가 끝날 때까지 모르지만 어쩌다 한 번 의식을 하는 순간부터는 이 소리밖에 안 들리게 된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모른 채 맛있게 먹고 있는 그를 보고 있자니 괜히 민망할까 싶어서 쩝쩝대지 말라고 말하기에도 뭣한 상황이다. 나는 이제 이 식당의 노랫 소리보다 네 쩝쩝 소리가 더 크게 들려서 미칠 것만 같은데. 김OO (26, 메이크업 아티스트)

리액션이 없다
전 남자친구는 표정이 없는 사람이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해도 누가 시켜서 말하는 것마냥 딱딱하게 말했고 당연히 얼굴에도 감정 표현이 드러나지도 않을 정도였으니까. 진짜로 로봇인가 의심될 정도인 그에게 괜한 승부욕이 생긴 나는 주변에 친한 친구에게도 소개 시켜주지 않은 아껴둔 맛집을 데려갔다. 이 맛을 본다면 그런 그도 눈이 동그래지겠지? 국물을 한 숟갈 뜨던 그는 여전히 표정 없는 얼굴로 “이 집 맛있네”라는 한 마디만 내뱉고는 깨작깨작 먹었다. 와우. 나는 이 집에 올 때마다 죽을 때까지 여기보다 맛있는 집은 없을 거라고 장담했는데 로봇같은 그와 함께 먹으니 처음으로 이 집이 맛이 없다고 느껴졌다. 박OO (27, 디자이너)

한 입만 달라고 한다
나는 분명 말했다. 한 입도 안 줄거니까 너는 너 먹고 싶은 거 시키라고. 알겠다며 의기양양하게 본인이 먹을 파스타를 시킨 그녀는 내 리조또가 나오자마자 딱 한 입만 먹어보자고 한다. 대신 너도 내 파스타를 한 번 먹어보라는 말까지 덧붙이면서. “아니 싫다고. 나는 파스타가 먹기 싫어서 리조또를 시킨 거라니까”라는 말이 목젖 끝까지 올라왔지만 싫다고 말하면 내가 예민한 사람이 될 게 뻔하기에 결국 줄 수밖에 없다. 한 입 먹더니 본인의 파스타가 더 맛있다며 후루룩 먹는다. 나는 내 리조또에 만족하면서 먹고 있었는데 왜 그런 말을 하는 건데 대체. 나는 너의 이런 핀잔이 듣기 싫어서 그냥 각자 시킨건 각자 만족하면서 먹자고 말한 거다. 김OO (28, 타투이스트)

먹던 수저로 같이 먹는 음식에 손을 댄다
어릴 때부터 우리 엄마는 아무리 가족이더라도 반찬통 자체를 식탁에 두고 먹게 하지 않고, 반찬통에서 반찬을 소량 꺼내 작은 종지에 덜어 식탁에 두었다. 그리고 찌개나 볶음같이 한 솥에서 나눠 먹어야 하는 음식에는 꼭 국자나 집게를 두어 본인의 앞접시에 덜어 먹게끔 했다. 이게 너무 습관화가 된 나는 다같이 쉐어하는 음식을 먹을 때 본인의 수저를 냅다 넣어 휘휘 젓는 사람들을 보면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이더라도 정이 뚝 떨어진다. 이건 그들이 더럽다는 게 아니라 그냥 나랑 너무 안 맞는 식사 습관이다. 아무리 내가 고쳐보려고 해도 정말 어쩔 수가 없다. 그걸 보고 난 뒤면 더 이상 그 음식에 손이 안 가는 걸 어떡해. OO (29, 작가)

다 먹지도 못할 거면서 많이 시킨다
야 그만 그만. 내일 지구 종말해? 이들은 오늘만 사는 사람처럼 메뉴판에 있는 걸 다 시킨다. 사실 먹고 싶은 것만 많을 뿐이지 다 먹을 생각은 전혀 없다. 그저 현재의 식욕에 충실해서 무조건 다 시키고 보는 거다. 앞에서 먹고싶다고 하는데 말릴 사람이 누가 있을까. 나 역시 초반에는 이런 그녀의 행동에 맞췄지만 매번 그녀는 조금씩 맛만 보고 젓가락을 내려 뒀다. 나는 음식을 남기는 걸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기에 결국 그 잔반을 꾸역꾸역 해치우는 건 온통 내 몫이었다. 이젠 그런 내 모습이 당연한 건지 먹을만큼만 시키자고 말려도 “어차피 네가 다 먹을 거잖아”라는 말로 응수한다. 예의도 배려심도 환경 생각도 없다. 물론 내가 내일부터 얘를 만날 일도 없다. OO (31, 자영업)

면치기를 한다
이 유형의 사람들이랑 같이 밥을 먹을 때는 절대로 흰 옷을 입지 마라. 무조건 까만 옷을 입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첫 데이트를 하기로 한 날 예뻐 보이겠다며 흰 원피스를 입고 같이 닭볶음탕을 먹으러 간 적이 있다. 그가 닭볶음탕에 절여진 우동 사리를 호방하게 면치기를 하는 바람에 맞은 편에 앉은 나의 옷에 고춧가루가 톡 튀겼다. 앞치마가 아니라 비닐 우비를 입었어야 했나. 거기다 그의 신명나는 면치기로 인해서 여기저기로 휘날리는 고춧가루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여의도 불꽃놀이가 지금 이 식당에서 벌어지는 것만 같았다. 들어갈 땐 흰 원피스였지만 나올 땐 빨간 도트 원피스를 입고 나올 때의 그 참담한 기분은 정말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유OO (28, MD)

안 먹는다
왜 같이 만나기로 할 때마다 밥을 미리 먹고 오는 걸까? 본인은 이미 먹고 와서 배가 부르다고 한다. 아무거나 시키라며 편하게 먹으라는 말은 했어도 눈을 말똥말똥 뜬 채로 내가 먹는 것만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아무리 배가 너무 고파도 못 먹을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보고만 있는데 어떻게 내가 눈치도 안 보고 대범하게 먹을 수가 있겠냐고. 나는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행복을 공유하고 싶은 사람인데 마치 내가 먹방 유튜버가 된 마냥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 앞에서 먹어야하는 건 진짜 괴로운 일이다. 도대체 너는 혼자 사는 애가 왜 이렇게 항상 밥을 꼬박꼬박 잘 챙겨 먹고 나오는 거야. OO (27, 회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