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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서 함께 하고 싶은 자동차 6

2023.10.03신기호

다채로운 동행을 제안합니다.

애스턴 마틴 DBX707

애스턴 마틴 DBX707은 프리미엄 럭셔리 SUV 중에서도 최고의 주행 성능과 드라이빙 감각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이 차를 타고 클럽하우스로 떠나는 여행은 스포츠카 혹은 SUV에서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시간을 선사한다. 차 앞머리에 달린 AMG V8 4.0 트윈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7백7마력을 토한다. 무게 2천2백45킬로그램에 달하는 SUV가 슈퍼카처럼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비결이다. 동시에 스포츠 테마로 꾸민 실내도 인상적. 스포츠 시트는 운전자를 포근하게 감싸기보다는 단단한 가죽과 화려한 디자인으로 지루하지 않을 정도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가죽의 마감 사이를 절묘하게 가로지르는 스티치와 천장을 감싸는 알칸타라 소재는 근사하다. 트렁크 용량은 6백32리터로 골프 스탠드 백과 보스턴백이 최대 3세트까지 쉽게 들어간다. 만약 뒷좌석 시트 한 쪽을 접어서 성인 3명이 타고 이동한다면 풀 사이즈 투어 골프 백 3개와 보스턴백 3개 정도를 거뜬히 실을 수 있다. 

포르쉐 718 박스터 GTS 4.0

말해 뭐해. 포르쉐 718 박스터 GTS 4.0은 시트가 2개 달린 로드스터의 상징적인 모델이다. 날렵한 생김새에 걸맞게 조향은 경쾌하고, 덕분에 드라이빙은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진다. 그란 투리스모 스포츠 Gran Turismo Sport를 의미하는 ‘GTS’는 포르쉐의 강력한 주행 성능을 보증하는 타이틀로, 특유의 스포티한 디자인과 주행 감각을 갖췄다. 운전석 바로 뒤에 위치한 4.0리터의 묵직한 엔진은 최고출력 4백7마력을 발휘한다. 엔진이 차의 중심에 위치한 미드십 구조 덕분에 트렁크는 앞과 뒤로 하나씩, 2개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트렁크의 크기는 귀여운 수준. 겨우 보스턴백 한두 개가 들어갈 정도의 작은 공간이다. 스탠드 백보다 큰 골프백은 조수석에 둘 수밖에 없다는 얘기. 결국 718 박스터 GTS를 타고 클럽하우스로 향한다면, 그건 혼자서 떠나는 여정일 수밖에 없다. 사실 718 박스터 GTS를 타고 클럽하우스로 간다는 건, 빠른 도착보다는 목적지까지의 과정을 즐기는 쪽이 맞겠다.

지프 글래디에이터 하이 벨로시티 리미티드 에디션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동차. 지프의 모든 자동차가 독보적인 오프로드 DNA로 설명된다면, 글래디에이터는 1백 퍼센트 지프인 동시에 1백 퍼센트 트럭인 모델이다. 자동차의 앞머리와 실내까지는 랭글러와 비슷해 보이지만, 2열 승객 뒤로 분리된 커다란 적재함은 전혀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가로세로가 각각 1천5백30×1천4백50밀리미터인 적재함은 최대 적재 무게 3백 킬로그램 수준으로 꽤나 넉넉한 편. 따라서 여기에는 적재함 상단의 접이식 소프트 커버를 달고도, 풀 사이즈 투어 골프 백 4개와 보스턴 백 4개 정도는 거뜬하게 실을 수 있다는 얘기. 물론 커다란 오프로드 타이어와 단단한 서스펜션에서 오는 딱딱한 승차감, 또 등받이 각도가 곧추선 2열 시트까지 떠올려보면, 클럽하우스까지의 여정이 우아하고 편하리란 상상은 전혀 들지 않는다. 하지만 하이벨로시티 에디션처럼 청량한 컬러에 분리형 지붕으로 하늘과 마주한 오픈 에어링의 주행감을 갖췄다면 글쎄, 얘기는 달라질 수도?

메르세데스-AMG SL 63 4MATIC+

SL은 럭셔리 로드스터의 아이콘이다. 7세대로 진화한 신형은 과거 헤리티지와 현대적 디지털 감성이 만나 전에 없던 조화를 선보인다. 1950~1960년대 클래식 로드스터에서 영감을 받은 루프 라인은 볼륨감을 강조한 리어 엔드로 매끈하게 연결되며 시선을 당긴다. 소프트톱은 시속 60킬로미터로 달리는 중에도 버튼 하나로 단 15초 만에 활짝 열리는 마술을 뽐낸다. 구조는 2+2. 앞좌석 뒤로 아주 약간의 여유 공간이 있다. 여기에는 경량 캐디 백 2개 혹은 보스턴 백 2개 정도를 여유있게 실을 수 있다. 트렁크 용량 역시 뒷좌석과 비슷한 수준. 따라서 풀 사이즈 골프 백과 동행해야 한다면 조수석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다란 보닛 아래 위치한 4.0리터 V8 엔진은 최고 출력 5백85마력을 가졌다. 능력을 속도로 설명하면 시속 3백 킬로미터 이상으로 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출력을 다그치며 달리기보다는 우아하게, 미끄러지듯 주행하며 클럽하우스로 향하는 편이 SL이 가진 장점들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다.

테슬라 모델 X 플레이드 & BMW 740I SDRIVE M 스포츠 패키지

왼쪽은 테슬라 모델 X 플레이드, 오른쪽은 BMW 740I SDRIVE M 스포츠 패키지

왼쪽ㅣ테슬라 모델 X 플레이드는 우리가 그동안 경험하던 ‘자동차’라는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따라서 모든 경험에서 놀라움의 연속일 수 밖에. 순수 전기 차지만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백39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는 장거리 주행의 스트레스를 말끔이 지워냈다. 앞과 뒤, 총 3개로 구성된 모터는 무려 최대출력 1천20마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백 킬로미터까지 가속하는데 단 2.6초면 된다. 덩치가 큰 크로스오버 SUV가 소리도 없이 조용하게, 거기에 총알처럼 가속하는 모습은 사실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하는 우주선 같달까. 게다가 2열 도어는 독수리 날개처럼 위로 열린다. 미학적으로도 빼어나지만 무엇보다 탑승이 쉽고, 편리한 구조다. 실내는 최대 6~7명이 탈 수 있는 시트와 공간을 자랑하지만, 클럽하우스로의 여정에는 4명 정도가 좋다. 그러면 3열 시트를 접은 넓은 트렁크에는 3~4개의 골프 백과 보스턴 백을 넉넉히 실을 수 있다.

오른쪽ㅣ새로운 BMW 7시리즈는 현존하는 모든 자동차 기술의 집약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7시리즈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엔진과 구동계의 발전을 넘어 최신식 디지털 사용 경험과 최고급 인테리어 등 모든 부분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놀라운 것은 뒷좌석에서 누리는 경험이다. 천장에서 슬라이드 형태로 펼쳐져 내려오는 31.3인치 BMW 시어터 스크린은 32:9 울트라 와이드 비율에 8K 해상도를 구현한다. 아마존 파이어 TV나 유튜브 영상 스트리밍을 구동할 수 있어 외부 디지털 콘텐츠도 쉽게 연결된다. 뒷좌석이 평평하게 펴지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는 뒷좌석 승객에게 마치 침대와 같은 편안한 착석을 제안한다. 결국 BMW 740i sDrive는 뒷좌석 중심의 자동차다. 뒷 좌석에서 누리는 평온한 시간 덕분에 클럽하우스까지의 거리는 가늠할 필요가 없어졌다. 트렁크에는 풀 사이즈 골프 백 3개와 보스턴 백 3개 정도를 실을 수 있다. 승객은 최대 3명까지가 딱 좋다.

컨트리뷰팅 에디터
김태영
포토그래퍼
민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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