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의 후손이 프랑스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리기까지.
허미미
허미미 선수는 2002년생이다. 이번 2024년 파리 올림픽 57kg 라이트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으며 앞서 국제유도연맹에서 주최하는 2024녀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대회 우승으로 1995년 대회의 정성숙과 조민선 이후 29년 만에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대한민국 여자 유도 선수가 됐다.
재일교포
허미미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일본어 이름은 이케다 우미. 아버지는 한국인, 어머니는 일본인인 재일 한국인 3세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유도 선수였던 아버지를 동경했다. 자연스럽게 6살 때부터 도복을 입고 유도를 시작했다. 그녀의 동생인 허미오도 유도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허미오 선수도 일본 고교랭킹 1위에 오른 바 있다.
중학교
허미미는 중학교 때부터 날아다녔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일본 전국중학교유도대회 여자 52㎏급에서 우승했고 이듬해 일본 카뎃유도선수권대회 같은 체급에서 준우승했다.
와세다대학교
허미미는 운동하면서도 펜을 놓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인 2021년에 일본에서도 명문으로 꼽히는 와세다대학교 스포츠과학부에 진학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22년에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한국어
허미미 선수는 학창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다.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한 건 귀화 이후다. 지금은 한국어로 유창하게 인터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녀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할머니
2021년, 허미미가 누구보다 잘 따르고 좋아하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할머니의 유언이 허미미의 운명을 바꿨다. 허미미는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렇게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다.
국가대표
국가대표가 되는 길은 험난했다. 2021년은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하던 시기. 출입국 절차도 까다로웠고 한일 양국을 오가는 것도 힘들었다. 심지어 허미미는 한국에 연고도 없었다. 허미미의 아버지도 어린 딸을 걱정하는 마음에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을 만류했다. 결국 이겨냈다. 2022년, 허미미는 태극마크를 달았다.
독립운동가 자손
입단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자신이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었다는 걸. 허석 선생은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렀고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출사표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프랑스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리러 갑니다” 그녀가 2024 파리 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던졌던 출사표다. 이 말은 현실이 됐다. 그녀는 은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