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L? 8컵? 남자는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셔야 할까?

2025.07.07.조서형, Harvey James

잘생겨지고 싶다면 H₂O가 먼저다.

Handout/Getty Images

이 필수 분자를 이렇게 단순화하고 싶진 않지만, 물은 지금 ‘핫’하다. 그렇다면 물을 마시는 진짜 이점은 무엇일까? 유행 중인 #WaterTok, 약 600ml 용량의 스탠리 텀블러, 병당 26달러짜리 ‘초산소수’ 열풍 속에서, 그 답은 꽤 모호할 수 있다. 물을 너무 적게 마시면 사람이 마치 말라비틀어진 비스킷처럼 된다. 반대로 너무 많이 마시면 회사 화장실에 수상할 정도로 자주 들락거리게 된다.

물론, 물이 중요하다는 건 이미 알고 있다. 미국 의학한림원의 2005년 보고서에 따르면, 인체는 약 60%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은 체온 조절과 소화뿐 아니라, 관절을 움직이게 하고, 체내 박테리아를 배출하며, 산소와 영양소를 세포에 전달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퍼포먼스 전문가 애비게일 아일랜드는 “물은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단 1%의 탈수만으로도 에너지, 기분, 운동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면 하루에 도대체 얼마나 마셔야 하는 걸까? 전문가들과 함께 그 정답을 알아보았다.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셔야 할까?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의 권고는 마치 학교에서 싸운 후 엄마에게 전화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원하던 답은 아니지만, 권위는 있다. NHS는 하루 6~8잔의 물을 권장한다. 굉장히 모호한 시작이다.

미국 영양학회는 좀 더 구체적이다. 남성의 경우 하루 약 15.5컵, 약 3.7리터의 물을 마셔야 한다고 권장한다. 음식에 포함된 수분량을 제외하면 약 2.9리터의 음료 섭취가 필요하다. 이에는 차, 커피, 심지어 약간의 술도 포함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2~3리터 정도면 적당하다고 말하며, 이는 영국과 미국 권장량 모두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인생의 모든 것이 그렇듯,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운동량, 질병, 성별, 체중, 짠 음식 섭취, 과일 섭취량, 비행기 탑승 여부, 에어컨 사용 환경, 땀 배출량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필요 수분량은 달라진다. 몸이 스스로 알려주기라도 하면 좋겠지만…

탈수의 신호는?

애비게일 아일랜드는 탈수 시 나타나는 증상을 이렇게 정리한다: 긴장성 두통, 건조한 피부, 입 마름, 푸석푸석한 머리카락, 백태 낀 혀, 집중력 저하, 피로감, 그리고 진한 색의 소변. 이때 목표해야 할 소변 색은 투명한 물이 아니다! 소변이 맑다고 해서 ‘수분 만점’ 좋은 신호인 건 아니다. 과도한 수분 섭취는 체내 나트륨 수치 저하, 수분 중독, 뇌 부종, 심하면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상적인 소변 색은 “연한 연노랑색”이다. 소변을 너무 오래 보지 않았다면 역시 탈수의 신호이며, 하루 네 번 이하로만 간다면 경고등이다.

언제, 얼마나, 어떻게 마셔야 할까?

“물을 단숨에 들이키는 건 수분을 유지하는 데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영국 NHS 소속 에드 로빈슨 박사는 말한다. 하지만 운동 직후거나 깨어났을 때처럼 수분 보충이 급한 상황에서는 한 컵을 빠르게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액 주사가 더 빠르지 않냐는 말에 로빈슨과 아일랜드 모두 눈금이 있는 물병을 들고 다니며 하루 수분 섭취를 추적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식사 중에 물을 마셔도 될까?

“음식이 잘 넘어가게 하기 위해 식사 중 물을 마시는 게 편한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아일랜드는 경고한다. “식사 직전에 많은 양의 물을 마시면 위산이 희석돼 소화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연구들도 있어요.” 그녀의 제안은 다음과 같다: 식사 2030분 전 마지막으로 물을 마시고, 식사 후 다시 2030분 후에 물을 마시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결국은 자기 몸의 반응에 귀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혹시 배가 고프다고 느낄 때, 사실은 목마른 걸 수도 있다. “우리의 갈증 신호는 배고픔 신호보다 80% 약해요.” 헬스코치 아만다 플레이스는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대개 물보다 음식을 먼저 선택하게 되고, 이게 과식과 탈수를 동시에 불러옵니다. 배고프다고 느껴질 때마다 우선 물을 마시고, 15~20분 기다려보세요.”

어떤 물이 좋은가?

“물의 종류보다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게 더 중요해요.” 아만다 플레이스는 말한다. 수돗물은 가장 논리적인 선택이다. 영국은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는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물에 레몬 몇 방울을 떨어뜨리거나 소금을 약간 첨가하는 것도 건강상 이점이 있다고. 하지만 플라스틱 생수병은 피하는 게 좋다. 2024년 ABC 리포트에 따르면, 플라스틱병은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하며,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그런 걸 굳이 마실 이유는 없다.

수분 섭취가 피부에 미치는 영향은?

피부가 건조하면 “물을 더 마셔야 한다”는 조언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에드 로빈슨 박사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하루 2~3리터 이상의 물을 마신다고 해서 피부가 더 좋아진다는 과학적 근거는 충분하지 않아요.” 피부는 몸에서 가장 큰 기관이며,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수분 손실 방지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항노화 성분이 들어간 레티노이드, 트레티노인 등을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피부 장벽이 손상되고 탈수 현상이 생긴다고 그는 지적한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여름이 너무해'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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