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온 차 BMW i8

2015.05.04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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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적극적으로 미래를 제시하는 차는 지금까지 없었다. <미션 임파서블 4 : 고스트 프로토콜>의 바로 그 차 BMW i8.

이차가 움직일 때 어디서 바람이 볼어오는 것 같았다. 시동을 걸었을 땐 미래로 들어서는 문턱에서 누군가 환대하는 것 같았다. 문은 성격이 온순한 새가 기지개를 켜듯 열렸다. 갑자기 정확하게 구현된 미래가 눈앞에 있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4: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톰 크루즈가 이 차를 타고 달릴 땐 영화려니 했다. 2011년이었다. 실제로 나타난 건 2년 후, 201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였다. BMW 코리아는 1백80대의 i8을 한국에 배정 받아 정식으로 출시했다. 4월 10일 현재, 1백45대의 예약은 끝났다. BMW i8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만든 슈퍼카다. 1,485cc 3기통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은 좌석 뒤, 거의 뒷바퀴가 있는 자리에서 뒷바퀴만 굴린다. 전기 모터는 두 개의 앞바퀴 사이에서 앞바퀴만 굴린다. 전기 모터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유럽 기준 최대 37킬로미터다. 최고속도는 시속 120킬로미터. 전기 모터만으로, 전륜구동 자동차를 운전하듯 이동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뜻이다. 가속페달을 깊이 밟으면 내연기관 엔진이 깨어난다. 이때부터는 최고출력 362마력, 최대토크 58.2kg.m를 느낄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4초다. 포르쉐 911 카레라 S와 같다. 그 느낌을 상상할 수 있을까? 때로는 바람이 부는 것같이, 마냥 미끄러지듯 달리는 이 미래를. BMW i8은 시간과 공간의 축을 한 번에 왜곡한다. 이렇게 엄연한 현재에 미래로 향하는 문이 툭 열렸다.

[INSIDE] 이토록 적극적으로 미래를 제시하는 차는 지금껏 없었는데, 인테리어는 어디 하나 과하지 않다. 다만 극도로 세련됐다. 외관도 마찬가지다. 모든 요소가 새로운데 그들이 모여서 조화롭다. 몇 년 전 그 영화가 눈앞에 펼쳐진 느낌, 내가 모르는 어떤 시대 다른 도시에 갑자기 떨어진 것 같은 마음…. 미래는 갑자기 펼친 과학책 어느 페이지처럼 오는 게 아니라 이런 식으로 서서히 생활에 스며드는 거라고, BMW는 말하고 있다. 몇 보나 앞서갔는데 설득력을 잃지 않았다. 이런 게 실력이다.

01 아주 새로운 동시에 익숙한 핸들 02 상쾌할 정도로 부드러운 가죽 시트 03 BMW를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낯익은 인테리어 요소.

[내 차고에 미래를 들인다는 것] 주행은 eDrive, 에코 프로, 컴포트, 스포츠 중 하나를 선택해 달릴 수 있다. 컴포트 모드는 전기 모터와 내연기관의 균형을 알아서 찾고, 스포츠모드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가 한꺼번에 힘을 보탠다. 충전은 가정용 220볼트를 사용할 경우 2시간 반~4시간, BMW가 제공하는 월박스Wallbox로는 2시간 정도 걸린다. 베터리가 모두 소진되면 가솔린 엔진의 힘으로 주행할 수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그 낮은 시야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충분히 역동적이다.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은 미래를 내가 소유했다는 마음 자체만으로 어딘가 살짝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Your Shopping List] BMW i8은 가솔린 엔진으로 뒷바퀴만을, 전기 모터로 앞바퀴만을 굴리는 형식으로 BMW의 무게중심과 운전 감각을 그대로 살린 슈퍼카다. 성능은 포르쉐 911 카레라와 비교할 수 있을까? i8이 나오기 전까지는 단연 세련된 외관을 자랑하던 아우디 R8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 조금은 긴장하고 있을까? 메르세데스-AMG GT의 한국 출시는 아직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가격과 성능을 기준으로 이 3대의 차를 꼽았지만, BMW i8은 사실 좀 다른 세계에 있다. 이 세 대의 차를 모두 가진 사람이라도 i8을 갖고 싶을 것이다. BMW i8을 가진 사람이 이 세 대의 차를 여전히 꿈꿀 것 같지는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