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궁금하다. 소믈리에는 와인을 마시러 어디로 가는 걸까?
강남구 역삼동 ‘스토리 오브 와인’
늦은 밤 퇴근하는 소믈리에의 업무특성상, 근무하는 곳 외의 와인바에 가볼려치면 늘 닫힌 문만 마주한다. 반면 이곳은 주말에는 새벽 4시까지 문을 열어두기 때문에 마음 놓고 와인 한잔 하기 좋다. 좋아하는 중저가 프랑스와인이 다양해, 선택도 즐겁다. 고민 끝엔 부드럽고 깊은 향을 느낄 수 있는 8만~10만원대의 메를로 혹은 피노 누아 품종의 프랑스 와인을 고른다.
고효석(나오스노바)
종로구 사간동 ‘두가헌’
아늑하기가 엄마 품에 들어가는 것 같은 곳이다. 와인도 나라별, 가격대별로 촘촘하다. 특히 지하와인 저장고가 잘되어 있고 담당직원의 자세도 신뢰감이 넘쳐 자꾸 발길이 ‘두가헌’으로 향한다. 이곳에선 주로 앙리 구주의뉘 생조르주를 마신다. 흑장미향이 물씬 나면서 가벼운데 의외로 입 안에서의 무게감이 두둑하다.
서희석(하얏트 리젠시 인천 호텔)
강남구 논현동 ‘자르디아니’
단품 요리 하나만 시켜도 마음 편하게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캐주얼 레스토랑이 많아졌다. 자주 찾는 자르디아니도 그렇다. 와인과 요리를 가볍고 산뜻하게 즐길 수 있도록 세계 구석구석의 와인도 와인 셀러에 꽉꽉 채웠다. 이곳에선 과일 향과 미네랄 향이 균형을 이룬 보니 둔 와이너리의 ‘쉬라 르 푸쉬르 2005’를 마신다.
엄경자 (인터콘티넨탈 호텔)
강남구 신사동의 ‘뱅가’
7백5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와인리스트가 빛나는 와인바다. 특히 미국 고급 와인은 이곳을 따를 곳이 없다. 통유리로 된 외관은 세련됐고, 어둑한 실내는 운치도 있다.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허술하기 쉬운 와인 글라스도 신경 쓴 티가 난다. 소믈리에의 서비스는 마음이 훈훈해지고 가벼운 요리를 시켜도 느껴지는 셰프의 솜씨는 든든하다. 그래서 혼자 와인을 즐기러 가도 좋다.
홍정화 소믈리에(서울 신라 호텔)
강남구 역삼동 ‘자르뎅 페르뒤’
와인잔을 잡는 순간부터 마음이 안정되는 자르뎅 페르뒤를 자주 찾는다. 높은 천장과 초록잎이 가득한 인테리어가 묘하게 마음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 그 정원에선 보르도 오메독 지역의 와인‘샤토 보몽’을 주문한다. ‘어린 와인’상태에서도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간처럼 편안한 맛인 데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김용희(가든 플레이스)
마포구 서교동 ‘더 가브리엘’
소믈리에는 라면을 끓이다가도, 밥한 숟가락을 떠 올릴 때도 와인이 생각난다. 그래서 늘 식사에 와인을 곁들이려고 한다. ‘더가브리엘’에선 깔끔한 이탈리아요리에 저렴하게 책정된 가격의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콜키지비용이 저렴하고 소믈리에가 숙련돼 있으며 조용하다는점에서는 가산점도 붙는다. 이곳에 가면 늘 부르고뉴 와인‘루 뒤몽라두와’를 마신다.
조수민(수석무역 아카데미)
강남구 신사동 ‘스페인 클럽’
‘스페인 클럽’에선 이름처럼 진짜 셰리 와인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맛 좋은 타파스까지 있으니, 자주 찾지 않을 수 없다. 그 중에선 주로 ‘이달고 올로로쏘 세코’를 마신다. 가장 사치스러운 맛의 와인을 가장 편한 마음으로 즐기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진 않다. 셰리 와인을 즐겨본 사람에게만 권한다. 셰리 와인을 이제 좀 공부해보려는 사람이면 셋 중 둘은 얼굴을 찌푸릴 테니까.
김진석(팔레드고몽)
종로구 사간동 ‘두가헌’
한옥의 고풍스러움에 끌려 자주 가는 곳이다. 가벼우면서 깊이 있는 부르고뉴 와인 리스트가 훌륭하다. 올리브와 치즈 같은 기본적인 와인안주의 질도 좋다. 소믈리에라는 직업 때문에 와인바에 가면 항상 다른 소믈리에는 와인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귓등을 쫙 펴고 듣곤 한다. 과연 이곳 소믈리에의 설명은 더없이 친절하고 꼼꼼하다.
김혜령(웨스틴 조선 호텔)
강남구 역삼동 ‘세브도르’
인근의 와인바 중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화려한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와인숍 세브도르의 김주용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라 가격도 대단히 유혹적이다. 일부 와인은 와인숍보다 저렴하기까지 하다. 여기선 앙리부루주아의 ‘상세르 레바론’을 주로 마신다.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이 와인을 마시면 새로 태어난 듯 상쾌해진다.
이현정(뱅가)
고양시 일산동구 ‘산레모’
가족과 자주 가는 이탈리아레스토랑으로 와인을 마시기에도 손색없다. 트인 시야에 고요한분위기는 여느 와인바 못지않다. 어찌 보면 동네 레스토랑인데도, 프랑스 그랑크뤼 와인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대표가 와인애호가다. 여기선 가격적인 매력이 뛰어난 반피의 ‘키안티 클라시코리저르바’를 주로 고른다. 아무래도 이탈리아 음식엔 이탈리아 와인이 제격이니까.
조정은(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 에디터
- 손기은
- 포토그래퍼
- 김종현
- 모델
- 이승빈
- 아트 디자이너
- 아트 에디터 / 김영언
- 기타
- 의상 협찬 / 체크 셔츠는 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