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룡의 봄 쇼는 무리 중 누군가의 집에 초대된 친구들 모임 같았다.
김서룡의 봄 쇼는 무리 중 누군가의 집에 초대된 친구들 모임 같았다. 재미있는 얘기를 많이 알고 있는데다 술 잘 마시고 옷도 잘 입는, 누구든 친해지고 싶어 하는 그런 청년들. 어디서든 가장 눈에 띄는 멋진 애들은 자기들끼리 뭉쳐 다니기 마련인데, 김서룡 쇼의 모델들이 꼭 그랬다. 하늘색과 빨강색, 베이지와 흰색 리넨 수트들, 윈도페인 체크 수트와 클럽 웨어처럼 파이핑을 한 세련된 재킷들, 그리고 손으로 쓴 것 같은 ‘달링’ 자수 셔츠는 누가 김서룡 아니랄까 봐 서정적이고 섬세했다. 빳빳한 데님과 몇 번의 워싱을 거친 부드러운 가죽의 ‘앙상블’은 컬렉션 전체를 더 젊고 경쾌하게 만들었고. 아름다운 사랑 노래들과 함께 등장한 서른여섯 벌의 옷을 한 벌도 놓치지 않고 다 사고 싶었다. 그 순간엔 다른 건 싫었다. 전화를 해서 “너밖에 없어, 다른 사람은 싫어” 말하고 싶은 기분은 쇼의 주제가 ‘달링’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 에디터
- 강지영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KIM SEO R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