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트 그레이브센드의 한 작은 마을은 몇 주 간격으로 일어난 폭력 시위들로 폐허가 되었다. 다행히 근처에는 항상 경찰들이 상주하고 있다. 더 다행인 건 이곳은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만든 가짜 동네라는 사실이다.
이곳은 은행, 우체국, 테이크아웃 피자 가게 등이 있는 평범한 영국의 한 작은 마을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장소에는 아무도 살지 않고, 심지어 끊임없이 이어지는 폭동과 시위로 나날이 파괴되고 있다. 사진 속 마을은 바로 영국 켄트 지역의 그레이브센드에 세운 런던 경찰국 특수 훈련 센터다. 시위대와 화기 사고에 대비해 경찰들이 훈련을 받는 일종의 세트로, 영국 마을의 복사판이다. 런던 경찰국은 이곳에서 (벽돌과 화염병을 던지는 사람들의 모습과 꼭 닮은 동료들을 상대로) 성난 군중의 폭동에 경찰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위기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 리허설을 한다. 까맣게 그을린 자국이 있는 건물 벽들은 선임 경찰관들이 5주마다 실제로 이곳에서 고옥탄high-octane 훈련을 받은 흔적이다. “이곳은 영국의 어느 도시에 옮겨놔도 번듯한 산업 시설이 될 수 있었을 거예요.” 이 으스스한 폭동 마을을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로 촬영한 에드거 마틴즈는 말한다. “그런데 어른들의 놀이터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질서 회복 이곳의 규모는 38헥타르. 2003년, 훈련 시설 디자인과 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사설 방위산업 청부업체인 큐빅 레인지 디자인 솔루션즈Cubic Range Design Solutions가 완공했다. “경찰관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대중 시위에 대처하는 법을 훈련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길과 건물들의 앞모습을 만들어놓았습니다.” 런던 경찰국 대변인 스티브 셔우드가 말한다. 실제처럼 재현된 상가들의 모습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끌지만, 그레이브센드에는 화기 훈련을 위한 실내 3D 시뮬레이터, 사격 연습장 같은 가상 훈련 공간도 잘 갖춰져 있다. 한 번에 3백 명의 경찰관이 훈련을 받을 수 있다.
환경 구축 이 훈련 센터의 구조는 보기보다 훨씬 체계적이다. 어떤 건물은 방과 문이 많고, 어떤 건물은 안이 텅 비어 있다. 하지만 대체로 런던 경찰국이 실제로 부딪히는 도시 환경의 범위를 반영해 만들었다. 여기에는 펍, 나이트클럽, 스포츠 경기장, 열차가 있는 지하철역도 포함된다. 공중 납치 시나리오에 대비한 실물 크기의 모형 항공기까지 있다. 큐빅에서 디렉터를 맡고 있는 크리스 에반스는 디자이너들이 더 사실적인 재현을 위해 할리우드 세트를 참고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영화 업계 사람들과 함께 만든 부분들도 있습니다.”
군중 제어 도로는 경찰들이 평화 시위자들을 감독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기마 부대가 군중을 해산시키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열 개의 마구간도 만들어 놓았다. 작년 훈련 세션에 참관했던 포토 저널리스트 제임스 롤링스는 가끔 훈련이 꽤 길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대중 질서 훈련은 그때그때 달라요. 어떤 땐 15분만에 끝나고, 여차하면 2시간이 넘도록 훈련하기도 해요.”
- 에디터
- 글/ Nian Volpicelli
- 포토그래퍼
- Edgar Mart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