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봄, 코튼 재킷의 계절

2016.02.25GQ

일러스트 레이아웃-SS1차

시간의 무게를 거스른다면 오만이고, 시간의 무게를 견디는 건 어리석다. 다만 시간의 무게에 순응하는 것이 위대한 자연의 이치이자, 슬기로운 인간의 섭리이니. 한 자리에서 100년이라는 엄숙한 시간의 무게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네그레스코 호텔이 그렇다. 사색의 해변이라 불리는 ‘프롬나드 데 장글레(Promenade des Anglais : 영국인의 산책로)’에 조용히 서서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네그레스코 호텔은, 오래된 승강기와 지긋한 흔적의 예술작품들이 아늑하고도 편안한 분위기를 뿜어내며 여전히 여행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파리의 스타일과 니스의 낭만을 여유롭게 담아낸 브로이어 또한 네그레스코 호텔을 떠올린다. 브로이어는, 흔들림 없는 전통 속에서 갖춰온 깊이 있는 클래식과 입는 사람을 향한 배려에서 비롯된 컴포터블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엔 특히 코튼 재킷에서 브랜드의 클래식하고도 컴포터블한 아이덴티티를 확인할 수 있다. 로로피아나 소재의 코튼 재킷, 셰비(Shabby) 재킷은 안감이 없는 언라인드 재킷으로 가벼울 뿐만 아니라 엘라스틴을 더해 유연함을 배가시켜 보다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컬러 또한 은은한 카키 컬러로 제안되어 내추럴한 무드를 연출할 수 있다. 봄이 시작되는 만큼 여기에 매치하는 아이템은 어두운 컬러와 무거운 소재보다는 밝은 컬러와 경쾌한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잔잔한 도트 패턴으로 포인트를 준 코튼 셔츠, 은은한 베이지 컬러의 코튼 팬츠와 함께 스타일링해 볼 것. 태도마저 유쾌한 브로이어 맨이 될 수 있다. 단, 액세서리마저 같은 톤으로 마무리한다면 자칫 무게감을 잃을 수도 있으니 브라운 컬러의 타이와 슈즈 등으로 스타일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시 봄, 들뜬 마음처럼 너무 가벼운 옷차림은 상대방을 부담스럽게 만들고 겨우내 묵었던 마음처럼 너무 무거운 옷차림은 착용자마저도 기운 빠지게 한다. 브로이어 셰비 재킷처럼 적당히 리드미컬하고 적당히 절도 있는 스타일로 어김없이 찾아온 봄을 기쁘게 맞이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