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에서 정우성은 자자의 ‘버스 안에서’를 불렀다. 안다. 그 노래는 매우 적절했다. 하지만 더 나은 대안은 없을까? 굳이 한번 고민해봤다. 정우성이 불렀다면 좋았을 노래로 구성한 믹스테이프.
<더 킹>의 비열하고 재수 없는 검사 한강식(정우성)은 머리를 한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꼴 보기 싫은 인간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영화에서 딱 2번, 그를 보고 웃게 되는 순간이 있다. 풋내기 검사 박태수(조인성)의 정의감을 비웃으며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역사 공부를 안 하니?”라며 일장 연설을 하다가 분위기가 풀어지자 갑자기 일어나 망신스러운 춤을 추며 ‘자자’의 ‘버스 안에서’를 부를 때, 그리고 가라오케에서 박태수, 양동철(배성우)과 다 같이 클론의 ‘난’에 맞춰 춤을 출 때다. 그 모습이 어찌나 우스꽝스러운지 한강식과 노래방을 같이 가고 싶다는 생각한 사람 많았을 거다. 우리도 안다. 그 노래는 매우 적절했다. 덕분에 한강식이 얼마나 우스운 인간인지 알게 됐으니까. 하지만 굳이 생각해봤다. 그 노래보다 더 나은 대안은 없을까? 참고로 자자의 ‘버스 안에서’는 1996년도에 발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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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의 ‘이별공식’(1995년) ‘햇빛 눈이 부신 날에 이별 해봤니?’라는 가사에 맞춰 앙증맞게 부른다면 이보다 더한 매력 발산은 없을 거다. 중간에 박철우가 하는 랩까지 완벽하게 소화한다면 더더욱.
H.O.T.의 ‘전사의 후예’(1996년) 한강식 정도 되는 인물이면 갱스터 랩 정도는 해줘야 한다. 특히 이 노래는 1인 5역으로 숨쉴 틈 없이 불러야 한다는 점이 포인트.
성진우의 ‘포기하지 마’(1994년) 한강식의 허세 섞인 느끼함을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는 노래다. ‘다 포기하지마 또 다른 모습에 나 살기 위해 몸부림 치는 걸’이라는 가사도 한강식의 더러운 삶과 딱 맞다.
주주클럽의 ’16/20(열여섯 스물)’(1996년) 쇼킹하기로는 이 곡을 따라올 수가 없다. 당대 최고로 잘나가던 검사가 90년대 모던락 풍의 노래를 부르면 괴기한 느낌을 주지 않을까? ‘야 야야 쇼킹 쇼킹’ 할 때 코맹맹이 비음 넣기도 좋다.
영턱스클럽의 ‘정’(1996년) 정색하고 부르는 발라드도 괜찮은 대안이다. 게다가 이 노래는 미친 듯이 ‘나이키 춤’을 추면서 불러야 한다는 게 강점. 노래 중간에 나오는 딸꾹질 소리도 술 마시는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벅의 ‘맨발의 청춘’(1997년) 자자의 ‘버스 안에서’와 쌍벽을 이루던 90년대 노래방 노래로, 사실 이건 박태수가 한강식의 노래에 답가로 불렀으면 좋았을 뻔했다. ‘와다다다다’ 할 때 후배 검사들이 단체로 코러스 넣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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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나지언
- 그래픽
- 서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