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타임은 글로벌화 된 세상에서 비즈니스맨이 선택하기 가장 좋은 기능을 갖춘 시계다. 아무리 세상이 편리해졌다 해도 다른 나라 시간대를 외우고 있지 않다면, 최소한 검색창에 ‘뉴욕 시간’과 같은 키워드를 입력해야지만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월드 타임 시계를 착용하고 있다면 각 도시별 시간대 링을 회전하는 것만으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사용이 익숙해지면 링을 회전하지 않고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는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다.
현대적인 월드 타임 기능을 최초로 개발한 것은 스위스의 발명가 루이 코티에다. 시계 제작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제네바 근교의 어느 보석상을 통해 1931년 월드 타임 회중시계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하지만 그와 특별한 협업 관계에 있었던 바쉐론 콘스탄틴과 이듬해 다시 월드 타임 회중시계를 다시 선보였다. 시계의 회전하는 이너 베젤 월드 타임존에는 각기 다른 도시 시간대를 표시했다.
파텍 필립 역시 루이 코티에의 도움을 받아 1937년 Ref. 515 월드 타이머를 선보였다. 바쉐론 콘스탄틴과 다른 점이라면 손목시계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베젤은 회전하지 않았고, 1938년 출시한 Ref. 542에 이르러서야 회전 베젤을 갖춘 최초의 손목시계 월드 타이머를 갖게 됐다. 케이스 지름은 28mm로 매우 작았다.
하루가 24시간인 만큼 사람들은 세계가 24개의 시간대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란, 아프가니스탄처럼 30분 단위의 차이가 나는 국가나 네팔처럼 15분 단위의 시간대를 사용하는 국가도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로 바쉐론 콘스탄틴은 2011년 37개의 시간대를 표시하는 패트리모니 트래디셔널 월드 타임을 출시했다. 그리니치 표준시와 1시간 단위로 시차가 발생하지 않는 예외적 시간대의 도시들은 모두 붉은색으로 표시한 것이 특징이다.
파텍 필립의 월드 타이머들은 희소성과 수집 가치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1940년에 만들어 현재까지 단 한 점만 세상에 존재하는 월드타임 크로노그래프 모델은 전설처럼 전해 내려온다. 2016년 바젤월드를 통해 공개한 월드타임 크로노그래프는 1940년 모델의 계보를 잇는 것으로 칼럼 휠 방식의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더했다.
- 에디터
- 김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