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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를 닮은 디자인 워치 4

2024.03.17김창규

외계 문명에서 전해져 온 것만 같은 범우주적 디자인의 시계들.

해밀턴 – 벤츄라 엣지  리미티드 에디션

해밀턴이 독보적인 분야가 둘 있다. 하나는 밀리터리 워치, 또 다른 하나는 영화에 등장하는 시계다. 해밀턴이 영화를 위해 제작한 시계는 너무 많지만 SF 영화로 한정 짓는다면 <인터스텔라>와 <맨 인 블랙>을 꼽을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SF 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들이다. 최근 해밀턴은 또 다른 대작 <듄: 파트 2>를 위해 영화 소품용 ‘데저트 워치’를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한 벤츄라 XXL 브라이트 듄 리미티드 에디션, 벤츄라 엣지 듄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두 가지 스페셜 모델을 선보인다. 두 시계 모두 유니크한 삼각 케이스로 유명한 벤츄라 컬렉션을 기반으로 했다는 것은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이중에서 가격이 조금 더 비싸지만 확실히 더 외계 문명의 것 같은 디자인을 지닌 벤츄라 엣지 듄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다이얼은 우주선의 파이프같은 디테일로 3분할 되어 있는데, 실제 시간은 왼쪽 위 아래 면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디스플레이 방식이기에 당연히 쿼츠 무브먼트를 사용했고, 신비한 푸른 빛은 영화 속 프레멘들의 눈동자색을 연상시킨다. 케이스는 블랙 PVD 코팅된 무광의 검은색이며, 러버 스트랩을 체결했다.

위블로  MP-10 투르비 웨이트 에너지 시스템 티타늄

앞서 얘기한 해밀턴의 쿼츠 디지털 디스플레이 방식과 다르게 온전히 기계식 무브먼트로 SF적인 인디케이터들을 완성시킨다면 엄청난 기술력이 필수이기에 하이엔드 매뉴팩처들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LVMH 그룹의 플래그십 워치메이커인 위블로는 얼마전 열린 <LVMH 워치 위크>에서 위블로가 처음으로 보여주는 완전히 새로운 메커니즘의 시계를 선보였다. MP-10 투르비용 웨이트 에너지 시스템 티타늄이라는 이름의 신 모델은 마치 자동차 엔진을 연상시키는 오토매틱 와인딩 시스템과 롤러 디스플레이 방식의 시간 인디케이터, 기울여진 투르비용이 독보적인 인상을 완성한다. 전면부의 글라스를 비롯해 시계를 이루는 대부분의 부품들이 오로지 이 시계 하나만을 위해 태어났음을 볼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메커니즘을 노출하고 있다. 크라운은 12시 방향에 있지만, 와인딩을 위한 것이며, 시간 조정은 케이스백에 위치한 푸셔로 세팅한다. 50점 리미티드 에디션.

로저드뷔  원탁의 기사 다마스쿠스 티타늄

다른 브랜드에는 한 모델도 찾기 어려운 2개 이상의 투르비용을 적용한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레귤러 컬렉션으로 선보이는 로저드뷔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자체가 SF에 가깝다. 그들은 역사적인 신화를 시계와 결합하기도 하는데 아더왕을 소재로 한 원탁의 기사 컬렉션이 그렇다. 예전 버전의 원탁의 기사 워치들은 중세 느낌 물씬나는 디자인이었는데, 최신 버전은 마블 코믹스가 재해석한 토르와 오딘의 신화처럼 다분히 SF 분위기의 원탁 위에 12인의 기사가 마주선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케이스 소재 역시 강철을 수 십 번 접고 두드려 완성하는 다마스쿠스 패턴을 티타늄으로 재현했다. 부서진 호수의 얼음 표면처럼 입체적이면서도 불규칙한 패턴의 화이트 조각들은 프랑스 리모주 지방의 비스크 포셀린으로 코팅처리했으며, 그 아래 깊고 푸르게 빛나는 다이얼은 이탈리아 무라노섬의 고유한 글라스 기법을 적용한 것이다. 28점 리미티드 에디션.

MB&F  HM11 아키텍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낯선 독립 시계 브랜드 MB&F는 이 분야의 개척자다. 2005년 창립한 이래 현재까지 일반적인 디자인의 시계는 단 한 점도 내놓은 적 없으니 말이다. 그들의 최신작 중 하나인 HM11 아키텍트는 실제 가상의 우주 공간에 지을 건축물의 디자인을 시계에 적용한 것이다. 시계는 손목에 착용한 상태로 케이스 전체를 회전시킬 수 있는데, 4개의 공간처럼 만들어진 인디케이터는 온도, 파워리저브, 시간을 표시한다. 사용자는 각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케이스를 회전시킬 수 있지만, 케이스를 시계 방향으로 회전시키는 힘은 기어 트레인을 따라 수동 와인딩으로 무브먼트에 적용된다. 케이스 중심부에는 투르비용이 자리잡고 있다. 투르비용이 회전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스스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기능까지 갖춘 건축물 같다. 가장 놀라운 점은 이런 모습을 하고도 20m 방수 기능을 지원한다는 거다. 두 가지 버전으로 각 25점 리미티드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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