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중에서도 유독 빨간 뚜껑만 찾는다거나 맥주는 음료수 같아서 싫다는 술꾼이 주변에 있다면, 아래 술을 보고 손사래를 칠 지도 모르겠다. 의심과 편견의 눈초리를 거두고, 적당히 더운 날 순서대로 마셔봤다.
호로요이 아마나츠 사워 호로요이의 여름 한정판이다. 아마나츠는 일본의 특산물인 여름 밀감을 뜻한다. 아마나츠의 맛에 익숙하지 않은 채 사진만 보고 시트러스 계열의 저도주라고 짐작했는데, 한 모금 마시고 눈과 코가 확 열렸다. 귤 껍질을 비틀어 신선한 향을 막 뿌린 듯한 기운이 코를 먼저 감싸고, 기대보다 더 달콤한 밀감 맛이 진하게 입으로 들어온다. 나즈막히 “오오” 외치게 되는 맛.
호가든 레몬 전작인 호가든 체리에 대한 실망감이 아직 채 가시지 않았는데 곧장 또 레몬이 출시됐다. 호가든 체리는 밀맥주의 특징에 색도 맛도 어울리지 않은 요상한 조합이라고 생각했는데, 레몬은 주파주가 훨씬 선명하게 맞는다. 호가든에서 은은하게 느껴지는 고수의 향이 추가된 레몬 향과 어우러져 크게 튀지 않는다. 반 캔쯤 먹었을 때부터 그 향이 좀 과하게 느껴지기 시작하지만….
믹스테일 아이스 믹스테일에서 얼음 없이 바로 마실 수 있는 두 가지 맛을 ‘아이스’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얼음을 넣지 않아도 독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알코올 도수를 3퍼센트로 낮추고 음료수처럼 훌훌 넘어가게 만들었다. 냉장고에서 아주 차갑게 만든 뒤 마셔야 달콤한 맛이 덜 부대낀다. 모히토엔 민트를, 스트로베리 마가리타엔 라임을 더해 단 맛을 누르고 향을 살려도 좋을 듯하다.
- 에디터
- 손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