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방하게 신어야 멋스럽다.
브룩스 헤리티지는 브룩스 러닝이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1960~1980년대 자사 제품을 복각한 컬렉션이다. 브룩스 헤리티지 컬렉션의 뱅가드는 1976년에 첫 선을 보인 모델이다. 고전적인 디자인의 러닝화로 ‘T-토’라고 부르는 앞 코가 특징이다. 파랑색과 주황색의 흔하지 않은 색 조합이 의외로 시원해 보인다. 8만원대, 브룩스 러닝.
리프로덕션 오브 파운드는 2016년 일본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군사 훈련 신발을 기반으로 한 스니커즈를 만든다. 브랜드 로고와 장식을 모두 생략한 전통적인 밀리터리 스니커즈다. 실제로 1950년부터 1970년 대까지 군사 훈련 신발을 만들었던 슬로바키아의 한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운동화는 독일 군사 신발에서 영감을 받았다. 23만8천원, 리프로덕션 오브 파운드 by 아이엠샵.
뉴발란스가 선보이는 클래식 러닝 슈즈 컬렉션 X20 시리즈의 520 모델이다. 채도가 높고 선명한 주황색이지만 곳곳에 흰색과 검은색이 섞여 있어 과하지 않아 보인다. 혹시라도 이 운동화를 얌전한 옷차림에 신을 생각이었다면 빠르게 포기하자. 햇볕이 쨍쨍한 날, 물 빠진 청바지와 호기롭게 신으면 잘 어울릴 거다. 8만9천원, 뉴발란스.
대표적인 여름 스니커즈, 반스 어센틱이다. 그 중에서도 이 운동화는 애너하임 팩토리 팩으로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지역에 위치한 반스의 첫 번째 공장을 기념하기 위한 컬렉션이다. 그래서일까? 캘리포니아의 해변에서 볼 법한 황금빛 석양처럼 선명한 노란색이다. 청색 반바지에 신으면 잘 어울리겠다. 7만9천원, 반스.
마음에 드는 초록색 운동화를 찾는 건 의외로 어렵다. 대부분의 초록색 운동화는 탁한 쑥색이거나, 어두운 청록색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웨어하우스의 이 운동화는 식물의 잎사귀를 떠올리게 하는 자연스러운 초록색 운동화다. 1960년대 운동화를 해체한 뒤 복각했다. 튼튼하고 두꺼운 솔이 발의 피로를 덜어줘 오랜 시간 편하게 착용할 수 있다. 24만9천원, 웨어하우스 by 스컬프.
여름 운동화를 말할 때 컨버스를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이 컨버스의 색상은 여름 하늘처럼 맑고 청량한 헤리티지 블루로 여름에 신기 딱 좋다. 1970년에 처음 출시된 척 테일러 올스타 ‘70의 오리지널 디자인이다. 빈티지 캔버스 소재와 광택이 도는 미드솔을 사용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이 운동화는 컨버스 온라인 스토어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9만2천원, 컨버스.
마이애미 스탠스의 이 운동화는 확실히 요즘 유행하는 운동화들과는 거리가 멀다. 미색의 두터운 아웃솔과 빛 바랜 듯한 스웨이드 가죽으로 만들어진 이 운동화는, 누군가가 오랫동안 아끼던 빈티지 운동화 같다. 이 운동화를 보고 있으면 80년대 청춘 영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아웃사이더>에 나오는 터프한 청년들이 생각난다. 가끔 방탕하게 놀고 싶은 날, 그들처럼 낡고 헤진 데님을 멋스럽게 입고 꺼내 신자. 8만9천원, 마이애미 스탠스 by 언노운 피플.
- 에디터
- 황혜인 (컨트리뷰팅 에디터)
- 사진
- 브룩스 러닝, 아이엠샵, 뉴발란스, 반스, 스컬프, 컨버스, 언노운 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