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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모빌리티 공유의 시대

2019.05.02GQ

21세기 축지법으로 불리는 새로운 이동 수단이 등장했다. 택시를 타기는 애매한 단거리엔 공유 전동 킥보드, 공유 전기 자전거가 두 발을 대신한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최근 홍대나 판교 등에서 전동 킥보드나 전기 자전거가 자주 보인다. 국내 마이크로 모빌리티 기업들이 시범 운행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1~3킬로미터 정도의 단거리를 오가는 1인용 이동수단을 지칭한다. 여기에 전동 킥보드, 전기 자전거를 비롯해 전기 오토바이, 넓게는 초소형 전기차까지 포함되며, 이를 아울러 퍼스널 모빌리티 혹은 스마트 모빌리티라고 부른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출퇴근길에 들고 다니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서 공유 플랫폼이 등장했다. 이동이 필요할 때, 가볍게 몸만 움직여도 스마트 모빌리티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21세기 인간에게 축지법을 선물해 준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의 선두 주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버드(Bird)’와 ‘라임(Lime)’이다. 두 회사는 경쟁적으로 미국 내 도시로 사업을 확대했고,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에 진출했으며 올 여름 포르투갈 리스본, 폴란드 바르샤바, 스페인 마드리드 등 유럽 50개 도시를 누빌 예정이다. 우버보다 저렴하고,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심지어 쿨해 보이는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는 순식간에 전세계로 번졌다. 이런 흐름은 더욱 다양한 마이크로 모빌리티 산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 [엘렉트렉]은 새크라멘토 지역에서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 점프 이용자 수가 우버 이용자를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전동 킥보드나 전기 자전거는 목적지까지 최대한 땀을 흘리지 않고 가겠다는 인간의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 뒤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마지막 단계, ‘라스트 마일’의 교통 공백을 메우겠다는 것이다. 전동 킥보드나 전기 자전거는 일반 킥보드나 자전거에 전동장치를 달아 최대 시속 20~25킬로미터로 달린다. 출퇴근 시간, 약속에 늦었을 때, 너무 가까운 거리라 택시가 잡히지 않을 때, 걷기에 애매하게 먼 거리를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다. 헤어젤만 단단하게 발랐다면 말이다. 또한 내 소유의 이동수단이 아니라서 따로 유지보수에 돈과 시간을 들일 필요도 없고,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불안함과 주차난에서도 해방된다.

물론 신문물인만큼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다. 우선 만 16세 이상이어야하고, 원동기나 운전 면허증이 있어야 한다. 현행법상 인도에서 달릴 수 없기 때문에 도로에서 달리는 것도 부담스럽다. 국내 모빌리티 기업들은 대로보다는 이면도로나 골목길를 이용하기를 권하고 있다. 안전을 위해서 헬멧도 따로 가져와 쓰길 추천한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이미 도시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앱을 깔고 본인 인증을 한 뒤 포켓몬을 찾듯 주변의 전동 킥보드를 찾으면 출발 준비 끝. 발을 구르고 가속레버를 누르면 킥보드가 부드럽게 앞으로 나간다.

 

킥고잉

모빌리티 스타트업 ‘올룰로’가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선보인 공유 전동 킥보드 서비스다. 3월 말 기준으로 가입자수 5만명을 넘어서 국내 전동 킥보드 공유서비스 중 이용자가 가장 많다. 이용 방법은 쉽다. 전용 앱에서 주변의 킥고잉 전동 킥보드를 찾은 뒤 킥보드에 부착된 QR코드를 앱으로 스캔하면 잠금이 풀린다. 이용 후 일종의 가상 주차장인 ‘노드’(주로 지하철역 출구나 인도 가장자리 등)에 주차하고 앱에서 반납하기를 누르면 미리 등록한 카드로 요금이 자동 결제된다. 현재 서울과 경기도, 부산 일부 지역에서 800여대 규모로 운영 중이며, 전동 킥보드를 타고 지정된 구역 밖으로 나가면 경고음이 울리고 속도가 줄어든다. 야간에는 음주나 혹시 모를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용 시간은 오전 7시에서 오후 8시까지다.
운영 지역 서울 강남·마포·송파·영등포구, 경기도 성남 판교,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요금 기본요금은 5분간 1000원, 이후 분당 100원씩 추가.
웹사이트 kickgoing.io

 

고고씽

국내 최초 공유자전거 서비스 에스바이크(S bike)을 만든 ‘매스아시아’에서 공유 전동 킥보드, 전기 자전거 통합 플랫폼, 고고씽이 런칭했다. 킥고잉과 달리 반납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다. 통행에 방해가 안 되는 적당한 곳에 세워두면 되기 때문에 더욱 편리하다. 100% 충전 시 45킬로미터를 주행할 수 있고 연속 주행 시 5시간 정도 이용할 수 있어 단거리를 이동하는데 불편함이 없지만, 6월부터는 GS25 편의점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교환할 수 있어 더 편리해질 예정이다. 반납도 GS25 편의점에 할 수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마이크로 모빌리티 서비스에 자손·대인·대물 보상보험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고고씽의 전동 킥보드나 전기 자전거를 타다 사고가 날 경우 본인 치료비 200만원, 대인·대물은 2000만원 한도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
운영 지역 서울 강남구, 경기도 성남 판교.
요금 기본요금은 10분간 1000원, 이후 분당 100원씩 추가.
웹사이트 gogo-ssing.com

 

알파카

지난해 11월 제주도에서 시험 운영을 마친 공유 전동 킥보드 서비스, ‘알파카’는 대전으로 이동했다. 카이스트 캠퍼스를 포함한 대전 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알파카의 전동 키보드들은 기기마다 자네트, 파카호우, 람보르파카 등 고유의 이름을 갖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앱에서 각 기기의 이름뿐 아니라 배터리 잔량, 주행가능거리도 확인할 수 있다. 전동 킥보드를 처음 이용하는 사람도 사용하게 편리하도록 킥보드 곳곳에 친절하게 액셀과 브레이크 등을 표시해 두었으며, 지정 구역에 주차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주행거리는 최대 30킬로미터, 이용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운영 지역 대전.
요금 기본요금은 5분간 99원, 이후 분당 110원씩 추가.
웹사이트 alpaca.kr

 

카카오 T 바이크

카카오 택시를 부를 때 쓰는 카카오 T 앱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했다면 새로 생긴 ‘바이크’ 탭이 눈에 띌 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성남과 인천에서 공유 전기 자전거를 각각 600·400대씩 시범 운영한 뒤 올 하반기 정식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앞에 달린 바구니에 각각 카카오 캐릭터인 라이언, 어피치가 그려져 있는 두 가지 종류의 자전거가 준비되어 있다. 라이언은 24인치 바퀴에 7단 기어를 지원하며, 어피치는 20인치 바퀴에 1단 기어다. 전동장치가 달려있기 때문에 자전거 자체의 무게가 무겁지만 힘들이지 않고 빠른 속도를 낸다. PAS 방식으로 페달을 돌리면 전기모터가 자동으로 돌아가는 형식이라 비탈길도 거뜬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20킬로미터다. 기존의 카카오 T 지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에 비해서 내 위치와 공유 전기 자전거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반영된다.
운영 지역 경기도 성남시, 인천 연수구.
요금 보증금 1만원. 기본요금 15분간 1천원, 이후 5분당 500원씩 추가.
웹사이트 www.kakaomobility.com

 

일레클

국내 최초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 일레클은 지난해 11월 서울시 상암동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해 올해 4월 정식으로 자체 앱과 함께 서비스를 출시했다. 자동차 공유 서비스 쏘카의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레클의 전기 자전거는 20인치 바퀴, 무게 20킬로그램으로 카카오 T 바이크보다는 약간 아담한 편. 시마노 7단 기어가 특징이다. 주행모드를 로우(low), 미드(Med), 하이(High)로 조정할 수 있으며, 최대 25km/h까지 속도를 낸다. 상반기에 서울대, 고려대 등 대학 캠퍼스 주변 지역으로 진출하고 연내 전국 2천대 규모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 쏘카에서 실내 정밀 위치측정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폴라리언트를 인수했으므로 이후 지하주차장, 대형쇼핑몰, 공항 등 GPS가 연결되지 않는 실내에서 이동하는 것도 편리해지길 기대해 본다.
운영 지역 서울 마포구, 신촌 일대.
요금 기본요금 5분간 500원, 이후 분당 100원 추가.
웹사이트 elecle.bike

    에디터
    글 / 김윤정(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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