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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차면 더 예쁜 여성용 시계 4

2024.04.06김창규

언제부터인가 선물의 용도가 아닌, 직접 착용하기 위해 여성백을 구입하는 남성들이 생겨났다. 시계도 마찬가지다. ‘남성 시계들이 지나치게 커졌기 때문인가?’ 싶다.

① 까르띠에 – 크래쉬

때는 1960년대. 한 까르띠에 고객의 차에 사고가 발생해 불이 났다. 진화된 현장에서는 충격에 찌그러지고 불에 녹은 까르띠에 베누아 알롱제가 발견됐다. 이 시계는 수리를 위해 까르띠에 런던으로 옮겨졌고, 까르띠에의 디자이너들은 부서진 시계의 형태로부터 받은 영감을 크래쉬 워치로 표현하게 됐다. 1967년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이 시계의 오리지널 버전은 매우 적은 숫자만 생산됐다.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여졌지만, 계속해서 ‘까르띠에의 가장 희소성 높은 시계’ 리스트의 최상단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시계 시장은 남성 중심으로 움직이는 터라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진 않았다. 그러다 예 a.k.a 칸예 웨스트가 이 시계를 착용한 이후 제이지,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티모시 샬라메 같은 인물들에게서도 목격이 된 이후 ‘남자가 차도 되는 여성 시계’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났다. 사실 이성애자로 알려진 남성들에게 여성 시계가 ‘드림 워치’ 중 하나로 꼽히게 된 건 이 시계가 처음이다. 그래서 여성들만 착용하던 시절보다 희소성과 가치가 폭발적으로 치솟게 된 것이다.

② 까르띠에  팬더  까르띠에

기사의 주제가 ‘남성에게 추천하는 여성 백’이었다면 세 개를 꼽는다 한들 두 점은 샤넬의 것인 게 ‘팩트에 기반한 아이템 선정’이었을 거다. 시계도 그렇다. 이 분야에서는 어쩔 수 없이 또 까르띠에의 시계를 꼽을 수밖에 없다. 팬더는 산토스와 매우 닮았지만 조금 더 곡선적인 느낌이 강조되었고, 브레이슬릿 디자인도 전혀 다른 여성 전용 컬렉션이다. 그러나 29mm x 37mm 사이즈의 미디엄 모델은 남성이 고전적인 느낌의 브레이슬릿 드레스 워치로 착용하기에도 전혀 이질적이지 않아 피어스 브로스넌, (또) 티모시샬라메 등의 남성들이 착용했다. 무브먼트를 쿼츠로 탑재하는 건 보다 편의성을 선호하는 여성들의 취향에 맞춘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③ 리차드밀  RM 51-01 투르비용 미쉘 여

모델명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듯 이 시계는 리차드밀의 오랜 앰버서더인 양자경을 위해 만들어졌다. 케이스를 뒤덮은 다이아몬드를 여성적인 요소로 볼 수 있겠지만, 무브먼트를 감싼 레드 골드 소재의 호랑이와 용 모습이 너무나 박력있어 남성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 시계는 양자경이 리차드밀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첫 해인 2011년의 RM 051 피닉스 투르비용의 연작이라고 리차드밀이 밝혔다. 성룡과 크리스 브라운이 이 시계를 착용하고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다.

④ 론진  레전드 다이버 36mm

레전드 다이버는 진짜 레전드가 됐다. 론진이라는 거대 브랜드의 인기를 견인하는 한 축으로 자리 잡았을 정도이니 말이다. 레전드 다이버의 42mm는 오버 사이즈를 좋아하는 남성들에게 39mm는 클래식한 사이즈를 좋아하는 남성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그러다보니 여성용으로 36mm 사이즈까지 등장한 거다. 그러나 레전드 다이버 특유의 빈티지한 다이얼과 밀라네제 브레이슬릿의 조합은 빈티지 밀리터리 워치 애호가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한 수로 작용했고, 여전히 남성들에게 인기 높은 시계가 되었다. 보통 이런 디자인의 시계들은 방수 성능도 레트로풍으로 100~200m 사양에 그치는데, 이 시계는 300m를 지원하는 본격적인 사양이다. 셀프와인딩 칼리버 L592를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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