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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섹스 전 체크리스트

2019.10.30GQ

데이트 상대와 첫 섹스를 트기 전, 반드시 점검해야 할 사항들. 다 뼈가 되고 살이 되고 심지어 꽤 괜찮은 인간까지 만들어주는 조언을 모았다.

속은 편안한지
혹시 오늘이 바로 그날이 될거란 흥분감으로 마주보고 앉아 먹는 저녁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했는지를 점검한다. 되도록 식사를 천천히 하거나 소식을 해 더부룩한 속 때문에 서로 낭패를 보는 일 없도록 하자.

음주는 적정선인지
식사 다음 단계를 생각하며 머리 속이 복잡해질 수도 있다. 식사와 함께 술을 곁들일 경우, 내가 과음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자. 이건 마치 몸 풀기에 몰두하다 부상을 입어 본 경기에 결장하는 꼴이다.

체취는 괜찮은지
부디 소나 돼지의 부속 기관을 구워먹지 않았길 바란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에겐 좋은 향수로 ‘살냄새’를 더 향긋하게 만들 방안이 있다. 너무 진하지는 않되 손짓과 몸짓 사이사이로 은은한 체취가 풍겨나도록 미리 세팅한다.

귀는 청소했는지
다른데를 다 씻었다 하더라도 귀를 깜빡하는 수가 있다. 전희 단계에서 서로 귀를 자극할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데, 이때 내 안의 귓밥이 들통나선 안된다.

BGM은 적당한지
실외 일 경우엔 오히려 조용히 해야한다는 변수가 좀 있을 수 있는데, 실내에서 첫 섹스를 트게 된다면 BGM의 역할이 참 중요해진다. 둘 다 한국어가 더 쉽다는 전제하에 외국어로 된 끈적한 알앤비가 좋은데, ‘데스파시또’ 같은 대놓고 느끼한 노래 보다 미구엘 정도가 딱 좋다.

속옷은 적당한지
혹시 오늘 지나치게 귀여운 동물 문양이나 너무 오래 입어 아랫 부분이 축 늘어진 팬티를 입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한다. 아무 무늬 없는 무채색 속옷이 가장 적당하다.

손톱은 청결한지
여자 손을 탄 남자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한데, 손톱이 청결해야 한다. 손으로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까마귀 발톱처럼 길게 자라면 흥 다 깨진다. 손톱 깎고 굳은 살도 제거한다.

콘돔은 챙겼는지
가장 중요하다. 콘돔을 미리 챙겨 놨는지 점검한다. 이는 ‘노 콘돔 노 섹스’의 개념을 챙겼는지 점검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실내 공기는 청정한지
나의 공간에서 첫 섹스를 하게 될 경우 체취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실내 공기다. 집에 들어서는 순간, 노트북 가지러 들어갔다가 코를 틀어 막았던 오빠나 남동생 방 냄새가 나선 곤란하다. 머스크 향 향초를 피워 공기를 환기 시키자.

섹스 컨셉은 정했는지
콘돔까지 챙겼다면 오늘의 섹스가 부드러울 건지 거칠 건지, 컨셉도 미리 정해 놓는 것이 좋다. 전자라면 최대한 전희에 공을 들이고 거의 마지막 순간에 천천히 삽입해야 하므로 힘과 리듬의 안배가 필수. 후자라면 엘리베이터에서부터 끈적한 애무를 시작해 문을 열고 침대까지 갈 여유도 없이 에너지를 분출해야하므로 초반 15분에 스퍼트를 낼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하자.

    에디터
    글 / 도날드 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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