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콘부는 화룡점정이다. 밋밋하던 요리가 갑자기 고급 레스토랑 수준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소금에 절인 다시마가 뭐 그리 대단한지는 딱, 한 번만 먹어보면 안다.
시오콘부란?

예전에는 남대문 수입 식품 상가에서 일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애용하던 제품이었다. 그러다 일본을 자주 다녀오는 사람들이 꼭 사야 하는 비밀 조미료로 시오콘부를 SNS에 소개하는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결국 이마트나 올리브영 같은 국내 유통채널에도 등장했다. 그런데, 얼마나 맛있는지 자꾸 품절이다. 시오콘부(塩昆布)는 ‘소금에 절인 다시마’라는 뜻으로, 소금에 절인 다시마를 간장과 미림, 설탕 등으로 졸여 만든다. 이 풍부한 감칠맛 덩어리 한 꼬집이면 간과 풍미가 완전히 바뀐다. 다양한 브랜드가 있지만, 어딘가 확신에 차 보이는 중년 남성 캐릭터가 그려진 쿠라콘 시오콘부가 가장 많이 알려졌다.
시오콘부 오이무침
시오콘부 레시피 중 가장 만들고 가장 좋아하는 요리다. 신선한 오이를 깨끗하게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썬 다음 비닐 팩에 넣고 두드려준다. 이렇게 두드려야 오이의 단면이 불규칙하게 갈라져 양념이 안쪽까지 잘 배어든다. 여기에 시오콘부, 식초, 설탕, 참기름만 넣어 잘 흔들어 5분 정도 절이면 감칠맛 가득한 오이무침이 된다. 기호에 따라 다진 마늘을 조금 추가하거나 매콤한 맛을 좋아한다면 크러시드 페퍼를 추가하면 된다.
시오콘부 주먹밥

시오콘부 주먹밥은 일본 가정식의 대표 레시피로, 한국에서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만드는 건 가장 간단하지만, 맛은 정말 훌륭하다. 따뜻한 밥에 시오콘부, 참기름, 깨를 넣고 잘 비빈 다음 동그랗게 말아내면 된다. 여기에 쪽파나 스크램블드에그를 더하면 더욱 맛있어진다. 시오콘부와 밥만 있으면 편의점 삼각김밥은 생각도 나지 않는다.
시오콘부 달걀
달걀 한 판을 금방 먹어 치울 수 있을 정도로 맛있다. 밀폐용기에 시오콘부를 얇게 펴서 깔아주고 그 위에 노른자만 올린다. 다시 약간의 시오콘부를 뿌려 하루 정도 숙성하면 수분이 빠져 꾸덕꾸덕하고 감칠맛이 농축된 달걀을 얻을 수 있다. 밥에 녹차물을 말고 그 위에 숙성한 노른자를 얹어 함께 먹으면 감칠맛이 폭발하는 오차즈케가 된다. 순두부나 연두부에 노른자만 얹어 비벼 먹으면 영양학적으로도 완벽한 한 끼가 된다. 이 정도면 밥도둑을 넘은 밥갱단이다.
시오콘부 파스타
시오콘부는 양식에서도 빛난다. 만드는 법은 알리오 올리오보다 간단한데 감칠맛은 훨씬 좋다. 에디터가 여러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 봤지만, 요리 인플루언서 잇모어의 레시피가 가장 맛있었다. 스파게티 면을 삶는다. 팬에 버터를 넣고 중불에 끓여 브라운 버터를 만든다. 시오콘부 한 줌을 넣어 감칠맛을 올려준다. 삶은 스파게티를 넣고 같이 볶아주면 완성이다. 약간의 점성이 있는 것이 좋으니, 면수를 부어주며 농도를 맞추면 된다. 레몬 제스트가 있으면 넣어주고 없으면 페코리노 로마노나 파르마지아노 레지아노 같은 치즈를 올려도 좋다. 정말 맛있어서 다 먹고 또 만들어 먹었다.
시오콘부 양배추무침

오이 다음으로 많이 먹는 조합이다. 술안주로도 좋고 밥반찬으로도 좋다. 양배추는 위에 부담 없고 맛도 좋아 시오콘부만 있으면 언제 먹나 싶었던 양배추 한 통을 금세 먹어 치운다. 양배추 한입 크기로 썰어 밀폐용기에 담는다. 시오콘부를 그 위에 뿌리고 참기름과 약간의 레몬즙, 그리고 깨소금을 넣는다. 그대로 무쳐주면 완성이다. 바로 먹는 것보다 한 시간 정도 뒤에 먹는 것이 훨씬 감칠맛이 좋다. 만약 부드러운 느낌을 더 좋아한다면 한입 크기로 썬 양배추에 시오콘부와 치즈를 뿌리고 전자레인지에 2~3분 돌려주면 된다. 마무리로 참기름을 두르면 부드럽고 촉촉한 시오콘부 양배추무침이 된다.
조미료가 필요한 곳에 시오콘부

이외에도 달걀말이에 넣으면 평범한 달걀말이가 일식 수준으로 변신하고, 어묵탕 간을 시오콘부로 하면 고급스러운 국물이 된다. 밥을 지을 때 넣으면 맛과 향이 고소한 다시마 솥 밥이 되고 토마토 마리네이드에 시오콘부를 버무리면 입맛 돋우는 반찬이 된다. 깍둑썬 연어와 버무리면 연어 덮밥 요리가 된다. 어디에 써도 만능이다. 다만, 시오콘부는 짠맛이 강한 조미료다. 많이 넣으면 당연히 짜다. 그러므로 시오콘부 이 외에는 따로 간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