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관리소는 즉조당을 ‘고종 황제의 집무공간’으로 설정하고 집기류를 재현했다. 관람을 위한 예약은 필수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가 에르메스 코리아와 전통문화 보존단체 아름지기와 협업을 통해 덕수궁 즉조당의 집기류를 재현했다. 덕수궁 즉조당은 조선 15대 광해군과 16대 인조가 즉위한 곳으로, 대한제국 초기 정전으로 잠시 사용됐다가 이후 고종 황제의 집무실인 편전으로 활용됐었다. 이를 고려해 문화재청 덕수궁관리소는 덕수궁 즉조당을 ‘고종 황제의 집무공간’으로 설정해 집기류 유물을 재현했다.
먼저 즉조당 방 안쪽 황제의 자리에는 장수와 부귀를 상징하는 ‘수(壽)’자와 ‘복(福)’자를 번갈아 수놓은 10폭짜리 ‘백수백복자 자수병풍(百壽百福字刺繡屛風)’이 놓였으며, 황제의 의자 또는 이동식 침상으로 사용된 ‘평상(平床)’과 그 앞에는 글을 쓰거나 문서를 읽을 수 있는 ‘경상(經床)’이 자리했다. 또 신하 자리인 황제 자리 앞쪽에는 붓과 먹을 보관하던 ‘연상(硯床)’과 조명 기구인 ‘좌등(座燈)’, 등잔을 얹어 불을 밝히는 유제등경, 은입사촛대도 방 안에 뒀다.
즉조당 집기 재현은 지난 2015년 정부가 에르메스와 업무 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국내 박물관에 소장된 조선시대의 원형 집기들을 표본으로 삼아 전문가들이 의견을 냈고, 국가무형문화재 등 분야별 전문 장인들이 제작에 참여했다. 에르메스가 힘을 보태 되살린 덕수궁 즉조당 집기류 전시는 앞서 이달 8일부터 11일까지 시범 공개를 거쳤고, 15일부터 운영 재개된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 황제의 궁궐’ 특별전의 일환으로 11월 15일까지 한 달간 현장 관람이 가능하다. 즉조당 내부로 입장해 가까이에서 집기류를 감상하면서 공간 및 유물에 대한 전문 해설도 들을 수 있다. 다만 문화재청은 하루 320명(1회 40명, 총 8회) 수준으로 관람인원을 제한한다. 또 덕수궁관리소 누리집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관람 접수를 받는 등 제한적인 관람으로 운영된다.
문화재청 측은 “앞으로도 에르메스 코리아와 협력을 통해 궁궐 전각 내부에 전통 집기를 재현하고 배치하여 관람객들이 궁궐 문화와 과거 궁중 생활상을 생동감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이라고 밝혔다. 에르메스와 더불어 국내 전문 장인들에게 궁궐 집기를 재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전통공예기술의 계승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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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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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