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닝카이 "저는 아직도 변함없이 데뷔곡이 참 좋아요" | 지큐 코리아 (GQ Korea)

휴닝카이 "저는 아직도 변함없이 데뷔곡이 참 좋아요"

2021-08-23T14:46:39+00:00 |interview|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휴닝카이에겐 선명한 외모, 영특함, 맑고 건강한 에너지,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GQ 오늘 휴닝카이의 낯선 표정을 많이 발견했어요.
HK 저도 새롭더라고요. 이제까지의 모습과는 상반된 느낌이에요.
GQ 두 번째 정규 앨범을 거치면서 새로운 분위기가 더해진 것 같아요.
HK 온전히 감정에 몰입하는 시간이었어요. 저는 노래할 때 감정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저희 노래 대부분이 스토리가 강해서 특히 가사를 전달하는 데 신경 쓰고 있어요.
GQ 타이틀곡 ‘0X1=LOVESONG (I Know I Love You) feat. Seori’ 콘셉트를 소화할 땐 무슨 생각했어요? 이렇게 짙은 농도의 애절한 감정은 처음 표현했을 텐데요.
HK 오히려 주제가 확실해서 빠져들기 좋았어요. 참고했던 것 중에 <빌어먹을 세상 따위>라는 영국 드라마가 있어요. 주인공이 세상으로부터 도피하면서 진실된 사랑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예요. 서로 비슷한 흐름이라 저절로 감정 이입이 되더라고요.

GQ 로맨스 장르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인가요?
HK 사실 어렸을 땐 잘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보면서 도대체 왜 눈물을 흘리는 건지 궁금했어요. 로맨스보다는 판타지나 액션 장르를 좋아했고요.
GQ 요즘에는 이해돼요?
HK 네, 재미있어요. 뭔가 아련한 기분이 생각보다 좋더라고요.
GQ 인상적이었던 영화 한 편 추천해줄 수 있어요?
HK <지금 만나러 갑니다> 보셨나요? 일본 원작과 한국 리메이크작 모두 봤는데 여운이 많이 남아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라는 영화도 재미있게 봤어요.
GQ 의외예요. 음악은 록을 가장 좋아하잖아요.
HK 맞아요. 밴드 음악을 정말로 사랑해요.
GQ 요즘 방송 중인 <슈퍼밴드2>도 챙겨 봐요?
HK 시즌 1만 봤는데 그것도 봐야겠네요. 제가 잠시 EBS 라디오 DJ 맡았을 때 밴드 루시가 게스트로 출연한 적이 있어요. 노래를 정말로 잘 부르시더라고요.

GQ 휴닝카이도 프론트맨부터 시작했죠? 중학생 때 만든 밴드부에서 보컬을 맡았다면서요.
HK 기타를 잘 치는 친구가 있었거든요. 어느 날 밴드를 만들어보자는 말이 나와 다섯이서 시작하게 됐죠. 사실 저는 드럼을 맡게 될 줄 알았어요.
GQ 밴드 이름은 뭐였어요?
HK ‘용문중’밴드요. 저희 학교 이름이에요. 그러고 보니 별다른 밴드명을 만들지는 않았네요.
GQ 어쨌든 친구들과 합주를 하면서 배운 점이 많을 것 같아요.
HK 맞아요. 밴드는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해요. 서로 합이 맞아야 하거든요. 한번은 연습하던 곡을 두고 중간에 갑자기 곡을 바꾼 적이 있어요. 어쩌지 싶었는데 ‘우리는 할 수 있어!’ 이렇게 북돋우면서 함께 집중했더니 며칠 만에 바로 소화되더라고요.
GQ 지금 그룹 활동의 초석이 된 경험이었겠어요.
HK 그때 팀워크라는 개념을 확실히 배웠어요. 연습할 때 합이 어긋나도 딱 한 번 잘 맞기 시작하면 진도가 쭉쭉 나가거든요. 팀워크를 맞춰나가면서 나 자신도 점점 성장하는 느낌이에요. 어떻게 보면 그게 팀의 장점이죠. 멤버들끼리 생각을 공유하기도 하고, 생각을 공유하다 보니까 배려하게 될 줄도 알고요. 서로를 생각하고 의지하게 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거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자신은 모를 때가 있거든요.
GQ 휴닝카이가 모르고 있던 자신의 모습이 뭔지 궁금하네요.
HK 이렇게 애교가 많은 줄 몰랐어요. 흐흐. 농담입니다. 사실 연습생 때는 속마음을 잘 털어놓지 못했어요. 이건 지금도 어려워서 어떻게 속마음을 잘 얘기해야 할지 열심히 생각 중이에요. 그래도 이제 어느 정도는 말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또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려는 노력도 하고요.
GQ 팀에서 에너자이저 역할을 하던데 주로 에너지를 받기보다 주는 편인가 봐요. 좌우명을 “감정에 치우치지 말자”라고 적은 거 기억나요?
HK 언제였죠? 그런 말을 하긴 했어요. 저는 혼자서 되새기고 삼키는 성격이거든요. 물론 이게 독이 될 수도 있는데 또 쌓아두는 편은 아니라서요. 크게 터진 적도 없는 것 같고요.
GQ 성숙하네요. 사실 스무 살이면 마냥 솔직해도 괜찮은 나이인데.
HK 이런 방식이 저랑 잘 맞는 것 같아요. 원래 표정에서 다 보인다고 할 정도로 감정 기복이 심했는데, 데뷔를 기점으로 많이 바뀌었어요. 멤버들도 좀 놀라더라고요.
GQ 사춘기를 꽤 떠들썩하게 보냈나 봐요.
HK 되게 신기한 사춘기였어요. 숙소에서 생활하다 보면 집이 그리울 때가 있거든요. 멤버들한테 고집도 부리고, 막 혼란스러웠어요. 많이 어렸죠. 그런 저를 잡아준 멤버들의 도움이 컸어요. 그때 잠시 사춘기가 찾아왔던 것 같고 그 이후로는 자연스럽게 흘러갔어요.
GQ 그 이야기를 들으니 데뷔곡이 떠올라요.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CROWN)’에서 ‘뿔’은 성장통을 의미했잖아요. 이제 그 뿔은 어떤 흔적이 되었어요?
HK 소중한 추억이에요. 데뷔 전에 겪은 성장통도 하나의 디딤돌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한 번쯤은 필요한 시간인 것 같아요. 덕분에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고 성장할 수 있었어요. 이 곡이 저희의 데뷔곡인 게 너무 자랑스러워요. 이 곡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어요.

화이트 보머 재킷, 화이트 셔츠, 모두 발렌티노. 페인팅 데님 팬츠,
찰스 제프리 러버보이 at 지.스트리트 494 옴므. 하이톱 스니커즈, 아디다스 컴뱃 스포츠 코리아.

GQ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그동안 선보인 노래들은 일상적인 언어에다 공감을 일으키는 가사가 많아서 꼭 자기 일기장을 펼쳐보는 느낌이더라고요. 가장 가깝게 와 닿은 곡은 뭔가요?
HK 저는 아직도 변함없이 데뷔곡이 참 좋아요. 처음부터 굉장히 몰입하면서 듣게 되었거든요. 멜로디는 청량하지만 가사를 살펴보면 생각보다 슬픈 면이 많아요. 안무 구성할 때도 이런 느낌을 살리기로 했는데 결국 수정됐어요. 곡 초반에는 아련하고 슬픈 표정으로 연습했던 기억이 나요.
GQ 첫 프로듀싱 곡 ‘디어 스푸트니크’도 빼놓을 수 없죠. 곡 작업에 대한 마음가짐도 달라졌을 거라 짐작하는데 어때요?
HK 딱 생각했던 이미지의 곡이라 정말 뿌듯해요. 앞으로 다른 장르로도 다양하게 써볼 계획이에요. 아예 잔잔한 느낌의 곡도 좋겠네요.
GQ 다룰 수 있는 악기도 많죠? ‘휴짜르트’라 불리기도 하던데요.
HK 사실 실력이 왔다 갔다 해서…. 그래도 악기라는 하나의 특기를 버리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피아노는 계속 연습하는 중이고, 기타는 아버지께서 가르쳐주셨어요. 아버지로부터 음악적으로 많이 배웠거든요. 중국에서 지낸 어릴 적 풍경이 또렷해요. 버스킹하면서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하는 아버지가 멋있고 존경스러웠어요. 제가 잠에 들 때면 옆에서 기타와 함께 불러주신 잔잔한 노래들도 기억에 남아요. 자장가처럼요.
GQ 음악을 사랑하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네요.
HK 그렇죠. 아무래도 그 기억의 영향이 가장 커요. 그리고 그때는 어려서 몰랐는데 아버지께서 참 잘생기셨더라고요.
GQ 음악 외에 꿈꿨던 직업이 기자라고 들었어요. 만약 휴닝카이를 인터뷰한다면 제일 먼저 뭘 물어보고 싶어요?
HK “당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했습니까?” 작은 목표가 아닌 최종 목표를 묻는 의미예요.
GQ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건 뭔데요?
HK 여러 가지가 섞여 있는데, 노래를 통해 사람들의 감정을 한번 제대로 움직여보고 싶어요.
GQ 그 질문에 대한 답도 궁금해요.
HK 어렵네요.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라고 대답할 것 같아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은 것 같아서요.
GQ 지금도 충분히 흡입력 있는 보컬이라 생각하는데 어디가 그렇게 아쉬워요?
HK 뭐라고 해야 할까요. 록 장르라면 집중력 있게 잘 부를 자신 있는데, 거기에서 벗어난 장르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한 것 같더라고요. 분명 맞게 부르고 있는데도 감정선에 완전히 다다르지 못한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GQ 몰입하기 어려웠던 곡이 있었나 봐요.
HK 아픈 손가락 같은 느낌의 곡이 하나 있어요. ‘세계가 불타버린 밤, 우린… (Can`t You See Me?)’의 분위기나 주제가 어렵게 다가오더라고요. 그때 표정도 어떻게 지어야 할지 몰랐어요. 지금 다시 한다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지만요.
GQ 건강한 고민이네요. 최근에는 새로운 창법도 시도했죠?
HK 네, 성대를 긁으면서 세고 거칠게 불러봤어요. 좀 더 마음 아프게 들릴 수 있도록 말이죠. 새로운 시도인데 성공한 것 같아요. 부르면서도 진짜 재미있었어요. 요즘 어떻게 부르면 좀 더 목소리에 몰입감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거든요. 계속 노래하다 보면 목이 지치기도 해서, 과하게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더 편안하게 노래하는 법을 찾고 있어요.
GQ “당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했습니까?”라는 질문을 5년 후에 똑같이 던진다면, 휴닝카이는 원하는 목표에 도달해 있을까요?
HK 그럴 수 있다면 “거의 다 왔습니다”라고 답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