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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술 브랜드에서 직접 차린 술집 3

2022.10.27전희란

주류 브랜드와 수입사에서 직접 차린 술집은 뭐가 다를까?

PUNJUㅣ푼주
푼주는 지평주조가 사옥 1층에 벌린 흥겨운 판이다. 옛 사대부나 왕실에서 요리와 술을 담던 전통 식기를 의미하는 ‘푼주’가 2022년이 되어 한국 술과 요리를 담는 거대한 그릇이 된 것이다. 육수 명인이자 한국 술을 깊이 사랑하는 김세진 셰프와 지평주조가 공들여 짠 메뉴들은 푼주에서 리미티드 막걸리 3종과 함께 페어링 코스로 즐길 수 있다. 우아한 산미와 단맛, 잔잔한 버블과 바디감을 지닌 석탄주는 판의 제1막을 열기에 적당하고, 1990년대 발라드처럼 감미로운 여운을 남기는 부의주는 여러 요리에 두루 페어링 하기 좋다. 꽃이 만발한 뜰의 향기를 떠올리는 백화주는 웨딩의 풍성한 부케처럼 대미를 장식해준다. 우리 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경으로 까다롭게 보관한 술들은 가장 신선한 상태로 음용할 수 있고,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다정하게 시음 방법을 안내해준다. 공예가 전상근이 오로지 푼주를 위해 완성한 그릇 작품들은 요리의 탁월한 어시스턴트로 상 위에 펼쳐진다. 곧 푼주에서는 2가지 프리미엄 막걸리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SAV SEOULㅣ사브 서울
요즘 압구정에서 가장 유명한 비밀을 꼽자면, 사브 서울. 와인 셀러를 컨셉으로 올라퍼 엘리아슨이 전시장을 꾸민다면 이런 풍경이 되지 않을까. 와인 전문 기업 와인나라가 직접 운영하는 와인 바 사브 서울은 오롯이 와인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과한 향과 빛 등의 방해 요소를 꿀꺽 삼켜 최적의 온도, 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설계했고, 조명, 음악, 의자에 앉았을 때의 눈높이까지 모두 ‘와인’만을 위해 계획했다. 와인 전문 기업이 준비한 공간답게 공들여 보관한 1000여 종의 와인을 좋은 컨디션으로 맛볼 수 있고, 글라스 와인의 선택지는 30여 종으로 다양하다. 소비뇽 블랑을 마시다 어느덧 피노 누아 기분이 되면 빠르게 환승하면 그뿐. 거기다 와인 종류별, 타입별로 각자의 퍼포먼스를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글라스도 갖췄다. 김태성 셰프의 야심작인 시그너처 메뉴 대왕문어 카르파초, 땅콩호박 빠게리, 방울양배추, 꽈리 고추 등이 별미다. 올겨울에는 참다랑어를 발효해 만든 참다랑어 크루도, 수비드 닭가슴살에 백화고 버섯 브로스와 구운 잎새버섯, 트러플을 곁들인 치킨 롤라드를 새롭게 선보인다.

Tips 사브 서울을 처음 찾는 방랑자를 위해 권우 대표 소믈리에가 다섯 가지 와인을 추천했다.
팔머 브뤼 리저브 기분 좋은 산도와 기포, 4년 에이징에서 오는 고소한 향기로 스타터부터 메인 요리까지 두루 좋은 셰르파가 된다.
샤토 드 샤샤뉴 몽라쉐 엉 주르노블로 부르고뉴 화이트의 상징인 샤샤뉴몽라셰를 10만 원 초반에 맛볼 수 있다니.
Bv 보리우 빈야드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케이머스를 좋아하는 이라면 도전해봄 직한 와인.
샤토사미옹 메를로 100퍼센트로 맛과 풍미가 좋고, ‘베이비 페트뤼스’라는 스토리를 지닌 와인.
도멘 베르타냐 부조 레프티부조 20만 원대의 프리미에 크뤼 부르고뉴 루즈. 부르고뉴 루즈 가운데에도 부드러운 맛과 폭죽처럼 피어나는 아로마!

 

KABREW BREWPUBㅣ카브루 브루펍
수제 맥주? 그게 뭔데? 아마도 모두가 그렇게 갸우뚱거렸을 2000년 무렵, 카브루는 대한민국 1세대 수제맥주로서 첫 발을 뗐다. 이제는 견고한 팬 층을 지닌 몸집 큰 수제 맥주 브랜드인 한편, 여전히 ‘천하장사 맥주’ 같이 괴짜 같은 맥주도 만들어낼 줄 아는 모험심과 위트를 탑재한 브루어리. 카브루 브루펍은 카브루에서 직접 운영하는 펍이다. 실제로 그들이 첫 양조장에서 사용한 오래된 양조 장비를 전시 작품처럼 중앙에 둔 펍에서는 수제맥주와 다양한 메뉴를 페어링해 맛볼 수 있다. 제철 재료를 이용한 시즌 메뉴부터 제주 흑돼지, 토종닭 등 다소 희귀한 식재료로 요리한 다국적 요리가 춤추는 공간이다. 맥주를 식자재 그 자체로 활용한 메뉴들도 있다. 카브루 다크 에일을 넣어 카카오 향미를 바짝 끌어 올린 구미호 비어 티라미수, 토종닭을 필스너 반죽에 튀긴 프라이드 토종 치킨 등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발명식(?)이다.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과 협업해 맥아 부산물 ‘맥주박’을 식재료로 활용한 피자, 맥주박 그래놀라와 요거트&과일의 조합도 엉뚱하게 재미나다. 한편에 놓인 미니 브루어리에서 고안한 모험가의 맥주-흑미 사워, 드라이 세종, 메르첸, 고제 등-은 오직 이 브루펍에서만 마실 수 있다.

피처 에디터
전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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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브랜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