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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부터 SUV, 스포츠카까지 누구나 꿈꾸는 드림카 4

2023.11.29신기호

별의 반쪽을 떼서 차 안에 두었다.

아우디 RS 이-트론 GT

아우디의 RS 이-트론 GT는 순수 전기 콰트로 사륜구동 모델이다. 앞뒤 액슬에 위치한 이 경이로운 구동 시스템은 최대 5백98마력, 부스터 모드에서는 무려 6백46마력까지 출력을 뿜어낸다. 덕분에 시속 1백 킬로미터까지는 단 3.6초면 도달한다. 달리는 상황에 맞춰 뒤쪽의 리어 윙과 앞쪽의 흡입구를 달리 설정할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주행 중에 버튼만 누르면 차제를 타고 넘는 공기역학을 능동적으로 제어 할 수 있다는 건데, 덕분에 더 안정적이고 더 민첩한 주행 환경을 운전자 스스로 만드는 재미가 생겼다. 혁신이다. RS 이-트론 GT의 놀라운 변화는 바깥에서도 발견된다. 차 뒷면을 가로지르는 애니메이션 라이트 스트립에는 아우디 최초로 후진 등과 방향지시 등 기능이 동시에 적용됐다. 생동하는 건강한 혈관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V자형 LED 라이트는 RS 이-트론 GT의 존재감을 뒤에서도 번쩍인다. 시야를 조금만 들어 올리면 매끈하게 경사진 루프 라인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만나볼 수 있다. 아우디를 이야기할 때마다 미학으로 꼽히는 상징적인 부분이다.

제네시스 G90

크레스트 그릴과 단정하게 이어진 두 줄 램프는 이제 제네시스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제네시스가 주창하는 디자인 정체성인 ‘역동적인 우아함 Athletic elegance’을 보여주는 실제인 셈인데, 이는 다시 G90의 뒷면, 리어 콤비 램프로 이어지며 다시 한번 제네시스의 디자인 언어를 강조한다. 후드에서 시작해 트렁크까지,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측면의 ‘파라볼릭 라인 Parabolic Line’은 그렇게 앞뒤로 선명하게 새겨진 제네시스의 정체성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다. 자칫 길쭉하게만 보일 수 있는 세단의 측면 실루엣에 강인한 듯 역동적인 볼륨을 삽입하면서 근사한 조화를 이뤄냈다. G90의 실루엣이 날렵하기만 했다면 묵직한 존재감은 아마도 상쇄되지 않았을까. 두껍게 구분된 C 필러를 바라보며 균형에 대해 생각한다. 세단이 가져야 할 쾌적한 개방감과 안락한 프라이버시를 G90은 두꺼운 C 필러 하나로 해결했다. 덕분에 바깥에선 뒷좌석에 타고 있는 승객의 모습이 난데없이 궁금해진다.

포르쉐 911 카레라 GTS 카브리올레

911 카레라와 타르가 모델 중 가장 높은 출력을 뽐내는 911 GTS의 엔진 성능은 경이롭다. 3.0리터 트윈 터보 6기통 엔진은 마음만 먹으면 4백90마력(3백60킬로와트)의 출력을 왕왕 울려댈 수 있으니까. 당연히 시속 1백 킬로미터까지는 3.4초밖에 걸리지 않고, 액셀을 좀 더 다그치면 어느새 계기판엔 911 GTS의 최고속도인 시속 3백11킬로미터를 향해 바늘이 납작 누워 있을 거다. 이는 포르쉐가 911에 GTS의 이름으로 새겨놓은 모터 스포츠 감성이다. 낮은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면, ‘More of what you love’로 설명되는 911 GTS의 영감은 현실이 되어 펼쳐진다. 섬 레스트와 12시 방향 표시가 새겨진 GT 스포츠 스티어링 휠이 맨 앞에서 911의 모터 스포츠 DNA를 증명하듯 자리해 있다. 스티어링 휠 뒤로는 아날로그 레브 카운터와 4개의 디지털 계기판이 홀리듯 빠져든 운전자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든다. 잠들어 있는 계기판을 깨우려면 동굴 같은 테일 파이프를 지나면서 울리는 911 특유의 우렁찬 포효가 먼저 필요하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에스컬레이드의 압도적인 크기를 보고 넓은 거실이 떠올랐다. 부드러운 아날린 가죽을 두른 시트에 앉았을 땐 늘 기대 앉던 푹신한 소파가 생각났다. 달리는 차 안에서 집과 같은 안락함을 기억해낸 것도 놀라웠지만, 집과 같이 실현된 공간감은 더 놀라웠다. 에스컬레이드의 전장은 무려 5천3백80밀리미터다. 가장 좁다는 3열의 레그룸만 해도 8백66밀리미터로, 보통 SUV의 2열 레그룸 공간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넓다. 이러면 3열을 트렁크 공간까지 붙인 게 아닌가 의심이 들 텐데, 그렇지 않다. 마음 넉넉한 에스컬레이드는 그와는 무관하게 3천4백27리터의 적재 공간을 쾌적하게 마련해뒀다. 이토록 커다란 몸집을 민첩하게 움직이기 위해 에스컬레이드는 마땅히 심장도 키웠다. 최고출력 4백26마력, 최대토크 63.3킬로그램미터까지 출력하는 6.2리터 V8 엔진은 어디를 달려도 거뜬할 체력을 가졌다. 여기에 주행 환경에 따라 실린더를 2개부터 8개까지 나눠 활용하는 영리함까지 갖췄는데, 10단 변속으로 출력을 제어하는 자동 변속 시스템의 매끄러운 주행 성능을 경험해보면, 큰 차는 불편하다는 말이 적어도 에스컬레이드에는 적용되지 않음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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