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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낯설고 흥미로운 2026년 F1의 모든 것

2026.05.15.박지윤

규정도, 판도도, 대중이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새로운 규정과 새로운 팀, 달라진 흐름 속에서 지금의 F1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육안으로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변화는 차가 작아졌다는 점이다. 전 세대보다 더 짧고, 더 좁고, 더 가벼워졌다. 최소 중량은 약 30킬로그램 줄었고, 차체 비율 역시 더 콤팩트해졌다. 작아졌다는 건 그저 보기 좋은 변화가 아니라, 코너에서 훨씬 더 예민하고 즉 각적으 로 반 응하 는 차가 됐다 는 뜻이기도 하다. 많은 팬이 가장 크게 체감할 변화는 DRS의 퇴장이다. 하지만 추월을 위한 속도 장치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신 올해부터는 프런트 윙과 리어 윙이 모두 움직이는 액티브 에어로 시스템이 적용됐다. 직선에서는 저항을 줄이는 스트레이트 모드, 코너에서는 다운포스를 유지하는 코너 모드로 바뀌며, 차는 트랙 위에서 실시간으로 성격을 바꾼다. 중요한 건 이 시스템이 평이한 ‘추월 버튼’이 아니라는 점이다. 직선에서 드래그를 줄인다는 건 최고 속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기 에너지를 언제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와도 직접 연결된다. 이제 추월은 단순히 뒤차가 날개를 열어 속도의 이득을 보는 방식이 아니라, 누가 더 똑똑하게 에너지를 쓰고 공기를 다루는가의 문제에 직면했다. 또 하나의 큰 변화는 100퍼센트 지속 가능 연료 도입이다. 새로운 연료는 엔진 맵핑과 연소 효율, 에너지 관리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실제 퍼포먼스를 구성하는 기술 변수이기도 하다. 쉽게 말해 2026년의 연료는 ‘그냥 주유하는 액체’가 아니라, 차의 성격을 만드는 요소 중 하나가 됐다. 그래서 이번 규정 변화는 2026 시즌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차체와 윙만 바뀐 게 아니라, F1이 어떻게 빠르고, 어떻게 효율적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 자체가 달라졌다.

2026년 F1은 팀 구성에서도 큰 변화를 맞았다. 전통의 자 우버 팀은 아우디로 새롭게 태어났고, 캐딜락이 F1에 새롭게 참전하면서 총 11팀 체제가 됐다. 새로운 팀들은 새로운 전략, 새로운 머신 철학,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만들며 시즌의 판도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2026 시즌 초반 기준, 이 언어를 가장 빨리 이해한 팀으론 메르세데스가 유력하다. 팀 순위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고, 현재 포인트 격차만 봐도 다른 팀들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새 규정에 적응하고 있다는 게 드러난다. 2025 시즌 중 메카닉 사이에서 메르세데스가 어마어마한 차를 만들었다는 설이 돌았다. 그 설을 증명하듯, 개막전 호주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차 두 대 모두 1, 2위를 차지하며 대단한 기세를 보이고 있다. 메르세데스가 강한 이유는 빠른 차가 아니다. 이번 규정은 에너지 효율, 전기 배분, 공기역학 밸런스를 동시에 맞춰야 하는데, 메르세데스는 원래 공학적 정합성을 뛰어나게 구현하는 팀이다.

그리고 이건 꽤 익숙한 풍경이기도 하다. 하이브리드 시대가 처음 열린 2014년에도, 가장 먼저 규정의 본질을 이해한 팀이 메르세데스였다. 규정 업데이트는 겉으로는 새로운 시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기술을 가장 빨리 본인들만의 시스템으로 만드는 팀에게 유리하다. 2026년 초반 메르세데스의 강세는 바로 그 연장선에 있다.

새 규정이 도입되면 판도가 흔들린다. 늘 강팀이 강한 건 아니다. 어떤 팀은 갑자기 살아나고, 어떤 팀은 의의로 무너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레드불 레이싱의 흔들림이다. 최근 몇 년간 상위권의 기준점이던 팀이지만, 2026년은 차를 빠르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액티브 에어로, 전기 에너지 배분, 새 파워 유닛, 그리고 약간의 꼼수. 이 모든 것이 맞물려야 한다. 복합적인 규정 전환기에는 기존 강점, 드라이버의 실력 하나로는 버티기 어렵다. 현재 팀 순위도 선두권과는 거리가 있다.

올해 첫 경기인 호주 그랑프리 이후 샤를 르클레르는 “마치 슈퍼마리오 게임에서 버섯을 먹은 듯 부스터를 단 것 같다”고 말했다. 꽤 귀여운 비유지만, 이는 2026년 F1의 변화를 가장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막스 베르스타펜을 비롯한 선수들은 2026년 머신이 코너와 직선에서 마치 서로 다른 차처럼 느껴질 정도로 성격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번 세대의 F1이 얼마나 낯선 감각으로 달리고 있는지 관통하는 한마디다.

팀 TEAM
2026년 그리드를 이루는 11개 팀은 각기 다른 역사와 철학, 그리고 저마다의 야망을 품고 달린다.

BWT 알핀 포뮬러 원 팀

2021년 브랜드 재편을 통해 알핀으로 이름을 바꾸며 올 프렌치 팀을 표방하는 등 강력한 국가적 정체성을 드러내왔다. 최근에는 메르세데스의 파워 유닛을 공급받기로 결정하는 등 체질 개선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베테랑 피에르 가슬리와 프랑코 콜라핀토가 올해의 라인업.

애스턴 마틴 아람코 포뮬러 원 팀

억만장자 로렌스 스트롤의 전폭적인 투자로 재탄생한 팀. 로렌스 스트롤은 아들 랜스 스트롤을 월드 챔피언으로 만들기 위해 팀을 인수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전략의 일환으로 현역 최고의 베테랑이자 ‘살아 있는 전설’ 페르난도 알론소를 영입해 두 마리 토끼를 노렸다.

아우디 레볼루트 F1 팀

2026년 F1의 새로운 엔진 규정에 맞춰 전기 출력과 지속 가능 연료 사용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자, 아우디는 자우버를 100% 인수하고 팀 전체를 자체 운영 체제로 전환했다. 이미 갖춰진 조직과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했고, 작년 라인업과 동일한 니코 훌켄버그, 가브리엘 보톨레토가 드라이버다.

캐딜락 포뮬러 원 팀

올해 새롭게 합류한 F1의 신생팀. 2025년 3월에 팀 창단이 결정된 후 모두가 드라이버 라인업을 기대했다. 캐딜락의 선택은 노련미가 있는 중견 드라이버. 메르세데스의 리저브 드라이버로 있던 발테리 보타스와 막스 베르스타펜의 월드 챔피언에 일조 한 팀 메이트 체코 페레즈를 영입한다.

스쿠데리아 페라리 HP

이탈리아 전통의 강호, 스쿠데리아 페라리. F1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과 챔피언 타이틀을 자랑한다. 한동안 주춤했지만, 작년 루이스 해밀턴의 합류로 팀의 분위기도 한층 뜨거워졌다. 페라리는 미남 드라이버 콜렉터 팀으로도 유명한데, 샤를 르끌레르와 루이스 해밀턴으로 미남 조합을 유지 중이다.

TGR 하스 F1 팀

미국 기반 팀이자, 토요타와의 기술 파트너십으로 화제를 모은 팀. 드라이버 라인업에도 변화를 주었다. 에스테반 오콘의 노련함과 페라리 아카데미 출신의 신예 올리버 베어만의 패기를 조합했다. 팀 감독이 일본인이라는 점도 주시할 만한 포인트 중 하나.

맥라렌 마스터카드 포뮬러 원 팀

2025년 컨스트럭터 챔피언이자 월드챔피언을 배출한 팀이다. 지난 시즌, 파파야 오렌지 컬러의 머신은 트랙 위에서 단연 눈에 띄었고, 팀의 전략적 판단과 기술력은 팬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2026 시즌 드라이버 라인업은 전년도와 동일하게 랜도 노리스와 오스카 피아스트리.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F1 팀

독일 출신의 기술 중심 팀으로 F1 하이브리드 시대의 개척자다. 8회 컨스트럭터 챔피언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실버 애로우와 민트 컬러로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있다. 조지 러셀과 루키 키미 안토넬리라는 든든한 드라이버 라인업을 갖추며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비자 캐시 앱 레이싱 불스 포뮬러 원 팀

오라클 레드불 레이싱의 자매팀으로, 신예 발굴과 팀 육성에 특화되어 있다. 대개 레이싱 불스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레드불 레이싱으로 콜업되는데, 올해는 F2에서 콜업된 주니어 아비드 린블라드가 팀에 합류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현재 트랙 위에서 날카로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오라클 레드불 레이싱

음료수 팔아서 만드는 기적의 팀. 겉보기에는 레이싱과 무관한 조합인 것 같지만, 창단 이후 컨스트럭터 챔피언을 6회나 달성하며 실력으로 입증한 팀이다. 육성 코스가 탄탄해 신예 발굴에도 강점을 보인다. 올해 드라이버 라인업으로는 역시나 막스 베르스타펜과 아이작 하자다.

아틀라시안 윌리엄스 F1 팀

한때 컨스트럭터 챔피언을 9회나 달성한 명문팀이다. 페라리와 맥라렌 다음으로 F1에서 오래된 장수팀으로, 전통적인 영국 엔지니어링과 철저한 기술적 접근으로 유명하다. 2026 시즌 드라이버 라인업은 알렉스 알본과 카를로스 사인츠 주니어로 작년 라인업을 유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