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세계관 속 고수의 제1원칙: 목숨을 건 대결이 아닌 이상, 절대 실력의 100%를 내보이지 않는다. 비기를 터득했다고 큰 소리로 떠드는 건 치기 어린 무림 초보들뿐. 고수는 드러낼 것과 감출 것을 철저히 분리한다. 시계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진짜배기 컬렉터들에겐 적절한 수준의 취향과 안목을 보여주는 대외용 시계가 있고, 혼자서 즐기는 애장품이 있다. 전문가 의견을 참고, 그 후자의 리스트를 추려보았다.
보스토크, 앰피비아
러시아의 전설적 기계식 다이버 워치이자,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스티브 지소의 해저 생활’에도 등장해 마니아 사이에서 컬트적 인기를 누리는 보스토크의 앰피비아. TBWS는 “앰피비아를 차는 재미의 절반은 10가지가 넘는 케이스 스타일과 과할 정도로 많은 다이얼 변형”에 있다며, 이 시계가 제공하는 ‘개인성’에 초점을 맞췄다. 420, 710, 090 다이얼이 가장 인기 있으며, 가격은 약 10~30만 원대로 저렴한 편.
미스터 존스 워치스, 빔 미 업!

한밤중 농장에 나타난 UFO가 핑크 돼지를 향해 광선을 쏜다. 킥킥, 귀여워서 웃음이 나는 미스터 존스 워치스의 ‘빔 미 업!’이다. 이 장난스러운 시계는 그저 웃음을 주는 데 그치지 않으며, ‘진짜 시계’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TBWS의 설명. 청록색 다이얼은 예상보다 깊이 있고 ‘시간’을 가리키는 돼지와 ‘분’을 추적하는 UFO 빔은 무척 선명하다. 신뢰할 수 있는 스위스산 무브먼트인 셀리타 SW200이 탑재됐으며, 기대 이상의 다크 하바나 가죽 스트랩은 실사용에 있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원화로 약 150만 원.
라케타, 폴라 0270
어느 정도 시계를 모으다 보면, 크기나 사양 또는 다양성을 넘어선 어떤 가치를 추구하게 된다. 이를테면 ‘헌신’같은. 라케타의 폴라 0270은, 그런 이들이 한 번쯤 눈독들이는 시계다. 1970년대 소련 시절, 극지방 탐사대를 위해 제작된 시계를 오마주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델로, 역사적 가치와 독특한 디자인 및 기능이 특징이다. 극지방의 환경을 고려한 24시간 다이얼, 오리지널 모델의 작동 방식을 계승해 채택한 셀프 와인딩 2624 무브먼트 등이 그 예시다. 200개 한정 생산.
스와치 x 오메가, 문스와치 미션 투 마스

비밀스레 좋아하기엔 너무 메이저 아니냐고? 스와치 x 오메가의 문스와치는 확실히 대중적인 시계지만, 수집가들에겐 오메가 스피드마스터를 ‘장난감’처럼 즐기는 매력으로 사랑받는 모델이다. 안정적이고, 귀엽고, 가볍기까지 하다. 그중에서도 DMARGE가 특히 추천하는 ‘미션 투 마스’는 스피드마스터 ‘알래스카 프로젝트’의 디자인을 오마주해 대담하면서 장난스러운 매력을 뽐낸다. 37만 1천 원.
그 밖에도 독특한 LED 화면으로 유명한 부로바의 컴퓨트론, 계기판을 닮은 특유의 디자인으로 공고한 마니아 층을 보유한 시티즌의 아나-디지 템프 등이 해당 리스트에서 언급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