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세의 오스카 수상자 다니엘 데이루이스는 여전히 멋지게 입는 법을 잊지 않았다.

수많은 아카데미상과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수상 경력을 지닌 배우라는 점도 있지만, GQ가 계속해서 다니엘 데이루이스를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는 그의 옷 입는 방식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다. 트렌드가 되기 전부터 착용한 링 귀걸이, 작업복에서 영감을 받은 오프 듀티 스타일, 그리고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테일러링은 오랫동안 그를 패션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은퇴한 배우인 만큼 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보이지 않을수록 더 커지는 법이다.

그래서 이번 소식은 더욱 반갑다. 다니엘 데이루이스가 이번 주 뉴욕 거리에서 포착된 것이다. 그는 수년 동안 뉴욕의 거리를 자신만의 런웨이처럼 활용해왔는데, 지난 목요일 영화감독이자 아내인 레베카 밀러와 산책을 하면서도 다시 한 번 그 모습을 보여줬다.
아내와 팔짱을 끼고 거리를 걷던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카키색으로 통일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아메리칸 빈티지 복각 브랜드 더 리얼 맥코이의 포켓 네 개가 달린 집업 플라이트 재킷에 치노 팬츠, 그리고 데저트 부츠를 매치했다. 여기에 노란색 넥커치프와 일본 모터사이클 브랜드 요시무라의 트러커 캡을 더했다. 이는 그가 종종 보여주는 독특한 취향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사실 이런 단색 카키 스타일은 이제 그의 시그니처가 됐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는 낡고 해진 카하트 디트로이트 재킷에 같은 계열의 더블 니 팬츠를 매치했고, 데님 셔츠로 전체적인 베이지 톤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밝은 색 반소매 셔츠와 스트레이트 핏 카키 팬츠, 검은색 호카 운동화를 신으며 한여름 버전의 카키 룩을 선보였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아들 로넌 데이루이스의 장편 영화 감독 데뷔작 ‘아네모네’의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작품은 다니엘 데이루이스가 스스로 선언했던 배우 은퇴를 깨고 출연한 작품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카키색 더블브레스티드 재킷과 주름이 잡힌 팬츠를 착용했고, 허리에는 패턴 스카프를 묶어 포인트를 더했다.
물론 그가 항상 카키색만 입는 것은 아니다. 2024년에 선보였던 짙은 네이비 컬러의 벨벳 질감 코듀로이 수트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혹시 최근 유행하는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고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을 찾은 걸까? 참고로 나의 퍼스널 컬러는 ‘쿨 윈터’다.
하지만 아마도 더 현실적인 이유는 그가 좋아하는 물건을 오래 입고 오래 사용하는 사람이라는 점일 것이다. 어쨌든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다음 스타일링을 보기까지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