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게도 총괄은 스티븐 나이트. 지난해 스타디움 투어는 물론, 그 재결합이 성사되기까지의 협상 과정까지 담긴다.

지난 금요일, 노엘 갤러거가 BBC 에 전화 인터뷰로 출연했을 때였다. 진행자는 곧 공개될 오아시스의 2025 재결합 투어 다큐멘터리에 대해 기대되냐고 물었다. 노엘의 답은 아주 노엘다웠다. “오늘 아침 <선데이 타임스> 부자 명단에 오른 게 더 신나요.” 지난해 “Wonderwall”을 비롯한 수많은 곡을 전 세계 팬들 앞에서 부르며 번 돈 덕분에, 노엘과 리암 형제의 자산은 합산 약 7,700억 원으로 평가됐다.
41회에 걸친 월드 투어가 형제에게 남긴 건 거대한 현금 더미다.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맥주에 취한 친구가 “Supersonic”을 악쓰며 따라 부르는 흔들리는 아이폰 영상 대신, 바로 이 다큐멘터리다.
아직 제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개봉일은 정해졌다. 오는 9월 11일 일부 극장과 IMAX에서 먼저 상영된다. 그러니 작은 코끼리만 한 크기로 확대된 리암 갤러거의 탬버린을 감상할 준비를 하면 된다. 이후 올해 안에 디즈니+를 통해 스트리밍 공개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단순한 홍보용 후일담 수준에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여름 이미 브릿팝에 질릴 만큼 질린 사람에게조차 꽤 흥미롭고 자극적인 다큐가 될 것 같은 분위기다. 우선 제작 총괄이 ‘피키 블라인더스’의 제작자이자 드니 빌뇌브의 차기 제임스 본드 영화 각본 작업에도 참여 중인 스티븐 나이트다. 이제는 영국 문화 콘텐츠라면 거의 법적으로 한 번씩 참여해야 하는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다.
연출은 딜런 서던과 윌 러브레이스가 맡았다. 두 사람은 2011년 LCD 사운드시스템의 “마지막 공연”을 담은 감각적인 다큐 , 그리고 2000년대 뉴욕 인디 록 신을 돌아본 을 연출한 바 있다. 이번에도 상당한 접근 권한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더 미러’ 보도에 따르면 카메라는 수년간 불화 끝에 다시 만난 노엘과 리암의 첫 만남 현장과, 투어 성사를 위한 초기 협상 과정까지 담아냈다.
물론 리허설과 공연 장면도 포함된다. 노엘은 지난주 5 Live 인터뷰에서 “많은 부분이 팬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투어의 핵심 감정은, 90년대를 직접 살았든 아니든, 친구와 가족들이 오아시스의 성스러운 셋리스트를 통해 서로의 청춘을 다시 공유했다는 데 있었다.
하지만 결국 다큐의 중심은 역시 리암과 노엘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티븐 나이트는 지난 3월 인터뷰에서 “그 형제들은 그냥 한 줄 한 줄이 다 명대사”라고 말했다. 이번 다큐에는 형제의 25년 만의 공동 인터뷰도 포함된다. 그는 당시 러닝타임이 4시간 정도였으며 줄이는 작업 중이라고도 밝혔는데, 그러니까 질질 끄는 미니시리즈보다는 꽉 찬 극장용 장편에 가까울 전망이다.
리암 본인의 설명은 이랬다. “락 앤 롤이 조금 들어간 로맨틱 코미디.” 물론 농담 반이겠지만, 어쩌면 이 말이 오아시스 투어를 움직였던 감정을 가장 잘 설명하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시끄럽고 유쾌한 혼돈, 그리고 서로 어깨를 감싸 안는 듯한 감상적인 순간들까지. 이제 몇 달만 지나면 다시 버킷햇과 아디다스 스페지알을 꺼낼 시간이 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