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부리면 쉽게 꺾인다. 여유가 필요하다.

다이어트와 운동을 시작하면 비장해진다. 이번에는 진짜 다를 거라고 다짐한다. 주 5회 운동은 기본이고, 저녁 7시 이후 금식, 철저한 식단, 밤 11시 취침 같은 계획을 세운다. 마치 대회라도 준비하는 사람처럼, 다음 주에 ‘토르’ 촬영을 앞둔 크리스 헴스워스처럼 사활을 건다. 하지만 너무 의욕에 불타면 몸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지친다. 헬스장에 등록한 사람은 많은데 계속 나오는 사람은 적은 이유다.
처음부터 너무 잘하려고 한다
생각해 보면 무모한 일이다. 영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몇 달 뒤에 원어민처럼 될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기타를 배우면서 한 달 만에 코첼라 무대에 오르겠다고 덤비지도 않는다. 그런데 유독 운동만큼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해내려고 한다. 식단도 완벽해야 하고, 운동도 3분할로 나누고, 생활 습관까지 한 번에 바꾸려고 한다. 하지만 인생은 변수로 가득하다. 갑작스럽게 약속이 생기고, 친구들과 마시는 맥주는 미치게 맛있다. 폭음과 야식에 운동은 며칠씩 밀리기 시작한다. “어차피 망했는데 내일부터 하지 뭐!” 이렇게 하루를 놓치면 일주일이 통으로 지나간다.

기록을 내는 사람은 생각보다 느슨하다
지난주에 마라톤을 꾸준히 뛰는 형과 술을 마셨다. 풀코스를 여러 번 완주했고 풀코스 기록은 2시간 50분대인 터미네이터 같은 사람. 당연히 자기관리가 철저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였다. 비 오는 날은 귀찮으면 안 뛴다고 했다. 회사가 바쁘면 며칠씩 운동을 쉬기도 하고, 달리고 나면 피자에 맥주를 즐겨 마셨다. 대신 일주일 동안 목표로 잡은 거리는 무조건 뛴다고. 생각보다 인생에 낭만이 있었다. 맛있는 걸 먹기 위해 뛴다고 했다. 그 형은 얼마 전에도 100km 트레일 대회를 완주하고, 뒤풀이에서 얼큰하게 취해 비틀거리며 집에 들어갔다.
몸은 생각보다 관대하다
운동을 오래 한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몸 상태를 존중한다는 것. 잠을 못 잤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운동 강도를 낮춘다. 피곤하면 하루 정도 쉰다. 무릎이 불편하면 달리기 대신 걷거나 자전거를 탄다. 다쳐봤기 때문에 부상으로 몇 달을 날릴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반대로 초보는 몸보다 의지를 믿는다. 피곤해도 참고, 아파도 참는다. 그러다 다친다.

100점보다 70점이 낫다
많은 사람이 매번 100점짜리 하루를 만들려고 한다. 계획대로 될 리가 없다. 늦게 퇴근하고, 회식이 잡히고, 몸이 피곤하거나, 어떤 날은 그냥 눕고 싶은 날도 있다. 그런 날에는 스트레칭만 해도 충분하다. 평소보다 무게를 줄여도 괜찮다. 헬스장에 가서 샤워만 하고 와도 뭔가를 하긴 한 거다. 매번 근육이 터질 듯한 운동을 할 순 없다. 조금 부족해도 계속하는 방법을 찾고, 운동이라는 습관 자체를 끊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 몸은 그런 사람에게 보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