닝닝의 손을 잡고.



GQ 오늘 촬영하러 오는 길에 들은 음악 있어요?
NN 많아요. 너무 많은데 음···, 하나만 고른다면 이거요.(플레이리스트에서 GENER8ION & 070 Shake의 노래 ‘Neo Surf’를 보여준다.)
GQ 닝닝 씨가 느끼기에 어떤 무드의 노래예요?
NN 자유로운 느낌. 부드럽고 자유로운 느낌이에요.
GQ LA에는 잘 다녀왔어요? 올해를 시작하며 개인 휴가 다녀온 걸로 알아요.
NN 맞아요. 1월에. LA 좋아해서 갔어요. 따뜻하고 봄 같아서 좋아해요.


GQ 언젠가 “한 달 동안 개인 시간이 생기면 뭐 할 거예요” 묻는 질문에 닝닝 씨가 말하기를···, 잠깐, 그러고 보니 그 질문에 다시 답해본다면요?
NN 저는 음악 공부하고 집에 있을 거예요. 이번에도 그랬어요.
GQ 그때랑 답이 똑같네요. “송 캠프를 가고 싶다” 했어요. 그래서 오늘 닝닝 씨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닝닝 씨에게는 음악이 일이 아니라 쉴 때도 즐기는 대상이구나 싶어서.
NN 맞아요. 음악은 제가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음악 이야기는 언제나 좋죠.
GQ 닝닝의 송 캠프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려나요? 영감을 얻고자 어디 간다든지.
NN 어딘가 가서 영감을 받기보다는 여태까지 살면서 느낀 감정들이 이미 쌓여 있으니까 그런 감정들, 그리고 순간에 느끼는 감정들을 담아서 노래 만드는 걸 더 좋아해요. 우리 인간이 보통 가지고 있는 그런 감정에 대해서요. 그래서 LA에서 혼자 음악 작업 시간 가질 때도 매일매일 달랐던 것 같아요. 톱 라인 쓰고, 가사 쓰고 그랬는데, 매일 그날의 감정을 담아보려고 했어요.


GQ 이렇게 번역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우리가 졸업하던 그해 여름’.
NN 맞아요.(웃음)
GQ 무슨 노래인지 알죠?
NN 제가 고등학교 졸업 작품으로 만든 노래.
GQ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좀 놀랐어요. 열아홉 살 닝닝이 만든 노래는 이런 분위기구나 하고.
NN 그거 완전 쉬운 코드로 만든 노랜데.
GQ 그래요? 만드는 데 얼마나 걸렸어요?
NN 1시간.
GQ 1시간 만에?
NN 그냥 졸업하기 위해 만든 거예요.(쑥스럽다는 듯 웃는다.)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메모장에다 가사 엄청 빠르게 쓰고, 엄청 빠르게 녹음했던 기억이 있어요.
GQ 피아노 연주와 닝닝 씨 목소리만 있는데 굉장히 풍성한 느낌이었어요. 가사도 이런 구절 있잖아요, “하얀 교복을 단정히 입은 풋풋한 소년”. 클래식하다고 해야 할까, 청춘 영화가 그려지는.
NN 감사합니다. 그러면 너무 다행이에요. 저도 학교생활을 좀 더 길게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때 떠오르는 것들이 그런 청춘 같은 느낌이었나 봐요.


GQ 2024년에 닝닝 씨가 작사에 참여한 솔로곡 ‘Bored’ 가사도 살펴보면 ‘우리가 졸업하던 그해 여름’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반복되는 가사는 적고, 문학처럼 서사가 그려져요. 이런 방향을 추구하는 건지 궁금했어요.
NN ‘Bored’는 같이 쓴 가사라 제가 작사했다고 할 수 없지만, 맞아요. 말씀하신 그런 부분을 담고 싶어요. 이 음악 시대에, 저도 음악을 하고 있지만, 10년, 20년 뒤에 들어도 다들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더 진정성 있고 무게감 있는 그런 곡들을 쓰고 싶어요. 그게 제 자신한테도 의미 있어요. 10년, 20년 뒤에 들어도 ‘그때 이런 감정이었구나’ 싶어지는 노래가 있잖아요. 나다운 것들을 노래에 담고 싶어요.
GQ 닝닝의 작사 노트도 있어요?
NN 있어요. 아직 아무 데도 공개한 적 없는.
GQ 그러고 보면, 늘 혼자 작업은 하는데 왜 공개하진 않아요?
NN 아직 미공개예요.(웃음) 아직 마음에 들지 않아요.


GQ 그 노트에서 오늘 하나 꺼내와 본다면요? 언젠가 음악에 녹여내고 싶어 적어둔 단어나 마음에 들어 필사해둔 문장, 무엇이든요.
NN 항상 우주에 관심이 많아요. 우주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있어요. 평행 세계, 이런 거 있잖아요. 과거와 현재, 미래는 한 라인이 아니에요. 시간은 한 선으로 존재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1분은 60초, 1시간은 60분이다, 이건 인간이 만들었잖아요. 지구 밖에서 보면 시간은 달라요. 잘 설명할 수 없지만 아무튼.
GQ 실제로 그런 과학 이론 있잖아요. 뒤틀리는 시공간에 대한.
NN 맞아요. 그런 이야기를 저는 너무 좋아해요.


GQ 그렇다면 이 질문이 닝닝 씨에게는 전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겠어요. 평행 세계에서의 닝닝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이 세계의 에스파 닝닝은 화보를 열심히 촬영하고 있을 때.
NN 일단 인간인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나무일 수도 있고, 돌일 수도 있고, 고양이일 수도 있고, 아니면 옛 시대에 있을 수도 있고.
GQ 그렇네요. 시대 자체가 다를 수도 있겠어요.
NN 맞아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만약 지금 평행 세계에 또 다른 제가 있다면 분명히 좋은 일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 제가 운이 되게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되게 복 받은 거라고 생각하고, 분명히 전생 아니면 지금 동시에 (다른 닝닝이) 좋은 일을 하고 있어서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항상 너무 감사해요.

GQ 닝닝이 생각하는 좋은 일이란 뭐예요?
NN 저는 카르마를 믿거든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예를 들어 모기를 죽였어요. 그럼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이 카르마가 돌아와요. 화장실 갔는데 물 안 내려가는 이런 거.(웃음) 뭔지 알죠? 그래서 항상 좋은 일을 하려고 해요. 선하게. 내 자신에게 카르마가 덜 오게끔 좋게 행동하려고 해요. 일부러 누구 상처 주려고 하지 않고.
GQ 아까 음악에 있어 나답지 않은 건 하고 싶지 않다고,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내고 싶다고 했죠. 닝닝 씨 말대로 감정은 시시각각 변하기 마련이지만 요즘 유난히 깊게 느끼는 감정이나 더 이해하고 싶은 감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NN 사랑이 무엇인지. 사랑이 뭘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사랑이 존재하는지 모르겠어요. 누가 누구에게 바라는 것 없이 상대를 위해서 자신을 다 희생할 수 있을까? 그게 사랑일까? 뭐가 사랑일까?
GQ 생각해보니 희미하게라도 알 것 같아요?
NN 모르겠어요. 사랑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아직 모르겠어요. 제가 원래 잡생각이 많아요.
GQ 잡생각.
NN 네. 청소하다가 물 마시다가 또 이거 하다가 저거 하다가, 집중 못 하는 스타일. 그게 좋은 점도 있어요. 예술적인 면에서는 영감이 계속 떠오르고, 아이디어가 많은 느낌이에요. 그런데 일상생활 할 때는 좀 힘들죠.(웃음)
GQ 집중을 못 한다기보다 분산시키는 걸 수도 있어요. 신속하게.
NN 맞아요! 저 생각하는 거 되게 빨라요. 그러니까 이 생각하다가 저 생각으로 점프, 점프. 나쁜 거 아니죠? 저는 예술가들, 그러니까 음악 만드는 사람들 다 그런 기질이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 생각이 떠오를수록 영감도 많이 느껴지고, 하나의 서클 안에 갇히지 않는다고 느껴요.

GQ 5월에 에스파 정규 2집 앨범이 나오고 7월에는 롤라팔루자 무대에 오르죠.
NN 설레요. 긴장감보다는 설레는 마음인데, 시간이 촉박하게 느껴져서 걱정이에요. 연습을 제대로 못 할까 봐. ‘괜찮을까? 괜찮을 거야. 괜찮을까? 괜찮을 거야’ 하고 있어요.
GQ 그럴 때 닝닝 씨에게 힘을 주는 노래도 하나 골라볼까요?
NN 아무래도 어릴 때 들었던 노래들. ‘첨밀밀’ 부른 가수 등려군 노래라든지 중국 노래들요. 할머니랑 같이 살았는데 할머니가 매일매일 저를 트레이닝 시켰거든요.(웃음) 할머니가 노래 부르는 거 좋아해서 같이 옛날 노래 부르면서 많이 놀았어요.


GQ 언젠가 닝닝 씨가 마음에 드는 자작곡을 공개한다면, 그 곡엔 어떤 이야기가 담겼으면 해요?
NN 그건 항상 고민이에요. 항상.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은 너무 어리고 경험도 덜 해봐서. 뭐가 나인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좀 더 찾고 나서 그때 쓰는 노래가 진짜일 것 같아요. 지금은 미래에 내가 어떤 사람일지 정할 수 없어요. 그런데 최대한 정말 진정성 있는 노래를 계속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가 항상 리얼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지금 세상에는 페이크가 많잖아요. AI 발전 속도도 빠르고. 가수 대신 AI가 노래하기도 하고. 그런데 AI가 우리랑 다른 점은 우리에게는 감정이 있잖아요. 마이클 잭슨처럼 ‘이 세상 우리 다 같이 좋아지자’ 하고 다 같이 손 잡고 있는 느낌, 그런 느낌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 음악 시대이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