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제작 지옥에 머물렀던 스릴러 영화,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다

2026.05.23.조서형, Jack King


수십 년 동안 제작 지옥에 갇혀 있던 이 영화에서 브래드 피트는 실종된 아내를 찾아 유럽 전역을 헤매는 호주 남자를 연기한다. 연출은 ‘콘클라베’의 에드워드 버거 감독이 맡았다.

최근 몇 년 사이 브래드 피트가 제대로 된 캐릭터 중심 드라마에서 연기력을 폭발시키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마지막으로 강렬했던 작품은 2019년의 ‘애드 아스트라’ 정도일 것이다. 같은 해 그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로 배우 부문 첫 오스카까지 수상했다.

이쯤 되면 다시 한번 ‘브래드 피트 연기 마스터클래스’를 볼 때가 됐다. 물론 그는 올해 말 데이비드 핀처가 연출하는 ‘클리프 부스의 모험’에서 다시 한번 할리우드 스턴트맨 역할로 돌아올 예정이다. 그것도 충분히 기대된다. 하지만 진짜 흥미로운 건 따로 있다. 바로 에이24의 신작 스릴러 ‘더 라이더스’다. 연출은 ‘콘클라베’의 에드워드 버거 감독이 맡았다.

이 영화는 팀 윈턴의 1994년 부커상 후보작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브래드 피트는 가족과 새로운 삶을 위해 아일랜드로 이주한 호주 남자 스컬리를 연기한다. 그는 아내와 딸보다 먼저 아일랜드에 도착해 공항 입국장에서 가족을 기다린다. 하지만 도착한 건 딸 혼자뿐이다. 그 순간부터 영화는 실종된 아내를 찾아 유럽 전역을 떠도는 긴장감 넘치는 추적극으로 변한다.

원작 소개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그는 두 사람 앞에 펼쳐질 새로운 삶을 본다. 안정적인 미래, 그리고 직접 손으로 고쳐 만든 아일랜드 시골의 작은 집까지. 비행기가 도착하고 유리문이 열리는 순간, 스컬리의 인생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사실 더 라이더스’는 수십 년 동안 제작 지옥에 머물렀던 프로젝트다. 수많은 버전을 거쳤고, 여러 배우들의 이름이 붙었다 떨어졌다. 결국 지난해 리들리 스콧의 제작사 스콧 프리와 에드워드 버거 감독이 프로젝트를 다시 궤도에 올렸다. 과거에는 샘 워싱턴, 티모시 스폴, 찰스 댄스, 리처드 E. 그랜트 같은 배우들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번 버전 각본은 데이비드 카이가니치가 맡았다. 그는 루카 구아다니노의 가장 기괴한 작품들로 유명하다. 2018년 ‘서스페리아’, 2022년 ‘본즈 앤 올’ 등이 대표작이다. 물론 아직은 추측에 불과하지만, 지금 공개된 정보만 보면 영화는 데이비드 핀처 스타일의 어둡고 집요한 심리 스릴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딘가 ‘나를 찾아줘’ 같은 분위기도 느껴진다.

촬영은 올해 2월 아일랜드에서 시작됐다. 더블린과 코크, 케리, 리오스를 거쳐 이후 네덜란드와 벨기에로 이동했다고 한다. 브래드 피트 역시 이제 유럽을 오가며 촬영하는 데 꽤 익숙해졌을 것이다. 캐스팅도 점점 화려해지고 있다. 에미상 수상 배우 줄리앤 니컬슨이 합류했고, 아마 실종된 아내 역할일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공식 발표는 없다. 여기에 개성 강한 조연 배우 대니 휴스턴, 그리고 ‘스페이스드’의 타이어스로 유명한 아일랜드 컬트 배우 마이클 스마일리도 출연한다.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이것이다. 브래드 피트가 무너져가는 남자로 변신해 사라진 아내를 찾아 유럽을 떠도는 이야기라고? 이건 그냥 오스카 냄새가 진하게 난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a href="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568041" target="_blank">'여름이 너무해'</a>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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