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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명화가 포개어지는 절묘한 장면들

2026.05.12.하예진

ART BUT MAKE IT SPORTS.

<목동 다비드>, 약 1895년, 엘리자베스 제인 가드너 부그로. ©국립 여성미술관 소장.
브루클린 다저스의 스타, 재키 로빈슨이 1950년 3월 슬라이딩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Bettmann via Getty Images.

명화는 언제나 시대의 가장 극적인 순간을 붙잡아왔다. 스포츠 역시 그렇다. 지난 3월 출간된 따끈한 신간 는 익숙한 명화와 스포츠 사진이 절묘하게 겹쳐지는 찰나를 재해석한다. 무심코 지나쳤던 스포츠 장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이 기발한 시도는 단순히 시각 적 유사성을 발견하는 재미를 넘어선다. 가령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 혁명의 에너지를 응축하듯, 2023년 WNBA 플레이오프에서 사브리나 이오네스쿠가 팀을 이끄는 장면에서도 여성 영웅이 뿜어내는 힘과 결의가 놀랍도록 유사하게 포착된다. 시대와 맥락은 달라도 인간이 만들어내는 드라마틱한 이야기의 본질은 결국 닮아 있기 때문이다. AI의 철저한 계산으로 포착해낸 우연처럼 보이지만, 이 모든 일대일 매칭은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온 상상이다. 평생을 스포츠 산업에 몸담아온 스포츠 전문가이자 미술사를 전공한 예술 애호가인 LJ 레이더는 미술과 스포츠를 연결하는 탁월한 감각을 지녔다. 이 비상한 재주를 소셜 미디어 계정 @ArtButMakeItSports에 밈으로 소개해자 폭발적인 공감을 얻어 한 권의 책으로까지 이어졌다. 너무나 정확해서 안 웃고는 못 배기는 통찰은 작가의 것인 동시에, 그것을 읽어내는 이의 감각에 달려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명화와 스포츠 사이의 미묘한 서사를 읽어내는 인간만의 직관에 대한 이야기다. 두 이미지를 비교하며 눈을 굴리는 동안 우리는 익숙한 이미지를 전혀 다르게 바라보게 된다. 그 순간 명화 속 숨은 의미를 발견했을 때의 쾌감처럼 어떤 깨달음이 스칠지도 모른다. 예술도, 스포츠도, 그리고 인생도 결국 한순간에 압축된 드라마라는 사실.

<애즈버리 파크 사우스>의 일부, 1920년, 플로린 스테트하이머. ©NY Books.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지 스미스가 1987년 10월 20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치른 월드 시리즈 경기에서 시그니처 백플립을 선보이고 있다. ©Rich Pilling / Sporting News via Getty Images.
<반역 천사들의 추락>, 약 1720년, 세바스티아노 리치. ©Google Arts & Culture / 덜위치 픽처 갤러리 소장.
유러피언 리그 오브 풋볼 2024 시즌 경기에서, 파리 머스킷티어스의 러닝백 크리스 부옴보가 공중으로 도약하고 있다. ©Nicolas Stempien-Lauff.
<베르첼라이 전투>의 일부 좌우반전, 1725–1729년, 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
2025년 6월 13일, 유타 아처스의 보 페더슨이 캘리포니아 레드우즈의 앤드루 맥아도리에게 강한 태클을 가하는 순간. ©Nick Ieradi via PLL.
<마지막 한 방울>의 일부, 약 1639년, 유디트 레이스터. ©Google Arts & Culture / 필라델피아 미술관 소장.
뉴욕 리버티의 조니퀠 존스가 2024년 WNBA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한 순간을 기뻐하고 있다. ©Russ Steinberg.
<파사드를 위한 수프레마티즘 디자인>의 일부, 1920년, 베라 에르몰라예바. ©Sotheby’s.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헤랄도 페르도모가 2025년 6월 1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MLB 경기 9회 말, 결승 득점을 올리고 있다. ©Kelsey Grant / Arizona Diamondbacks / Getty Images.